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조 아무개 목사가 교단을 탈퇴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구 백석·유충국 총회장) 총회 임원회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ㅅ교회 조 아무개 목사를 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회 임원회는 3월 15일, 조 목사가 소속한 경남노회(박영호 노회장)의 '조 목사 제명 결의안'을 받아들였다.

조 목사의 성폭행 의혹은 3월 8일 CBS 보도로 처음 제기됐다. 피해자 A는 1999년 9월경 조 목사의 차량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성폭행은 3년간 이어졌고, 낙태를 세 차례나 했으며, 이 일을 남편이 알게 돼 가정이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3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A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돈을 뜯어내기 위한 음해에 지나지 않으며, A를 성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남노회 임원회는 첫 보도 다음 날 3월 9일 임원회를 열어, 조 목사를 제명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호 노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투 운동이 최고조일 때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다. 가톨릭이 사제 성폭행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했듯이, 우리도 그런 차원에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는 3월 10일 조 목사에게 제명을 통보했다.

조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ㅅ교회는 노회 탈퇴를 선언했다. 노회에 제출한 3월 11일 자 탈퇴서에는 "왜곡된 방송을 통해 우리 ㅅ교회가 입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고, 이 일로 노회와 총회에 더 이상 부담을 끼치고 싶지 않기에 공동의회에서 결의한 대로 탈퇴를 통보한다"고 나와 있다.

노회는 ㅅ교회 탈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영호 노회장은 "ㅅ교회가 노회 탈퇴를 결의한 건 작년 12월 11일이다. 조 목사 스캔들 말고 다른 문제 때문에 탈퇴한 것이다. 그런데 마치 이번 사건 때문에 그런 것처럼 탈퇴서에 써 놨다. 노회를 탈퇴하려면 교인들에게 일주일 전 공고를 해야 하고 동의도 받아야 한다. 이번 탈퇴서는 절차상 하자가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박 노회장은 "19년 전 조 목사의 개인사와 ㅅ교회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런데 ㅅ교회가 그 문제로 노회를 탈퇴하는 게 말이 되나. 조 목사에게 죄가 없는 게 드러나면 돌아올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경남노회는 4월 9일 정기노회를 열어, 조 목사와 A교회 탈퇴 건을 적극 다룬다는 방침이다.

기자는 조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4월 3일 조 목사의 사죄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여성위는 "조 목사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ㅅ교회는 조 목사의 성폭행 사건을 인정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예장대신 교단을 향해서는 "교단 내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

교회 홈페이지에는 노회와 교단을 탈퇴하는 이유를 담은 안내문이 나온다. ㅅ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