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학교 김영우 총장은 교단 총회장이 될 수 있을까. '이중직'을 금하는 교단 헌법 조항은 문제 되지 않는다며 현직 총장 신분으로 부총회장에 출마했다. 처음에는 부정적 기류가 우세했으나 상황은 김영우 총장이 원하는 대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박무용 총회장) 부총회장 자리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일찌감치 출마 선언한 정용환 목사(목포시온성교회)와 김영우 총장(총신대학교)가 서로를 선관위에 고발하면서 싸워 왔다.

여느 때처럼 이번 선거도 상호 비방, 위법성 논란, 금품 문제가 대두됐다. 정용환 목사 측은 그동안 김영우 총장 측에 이중직 문제를 제기해 왔다. 김 총장이 총신대학교 총장 신분으로 예장합동 부총회장에 입후보한 자체가 교단 헌법 위반이라는 말이다. 일부는 김영우 목사에 대해 2019년까지 모든 총회 공직 정지를 결의했다고 지적했다.

예장합동 선관위도 김영우 총장 후보 등록에 반려 의견을 낸 바 있다. 김 총장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정용환 목사를 고발했다. 정 목사가 충남 지역 한 교회에서 500만 원 상당 금품을 살포했다는 이유다.

예장합동 교단 언론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상호 고발하던 두 사람은 8월 29일 "동반 출마시켜 주지 않으면 동반 사퇴하겠다"고 합의하고 이를 선관위에 전달했다. 두 명 모두 출마하게 해 달라고 선관위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약점으로 잡힌 이중직 문제나 금품 살포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를 취하하고 재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등록 자체가 불가해 보였던 김영우 총장에게 길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김영우 총장은 이런저런 논란에도 총회장이 되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총회장은 그에게 남은 마지막 요직이다. 예장합동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총신대학교에서 재단이사를 10년 넘게 맡았고, 재단이사장을 역임했으며, 길자연 목사가 총장에서 사퇴하자 본인이 총장 자리에 올랐다.

마지막 도전이기도 하다. 김영우 총장은 3년 전 부총회장에 출마했다가 백남선 목사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다. 예장합동은 서울·영남·호남 3개 권역 출신이 돌아가며 총회장을 맡고, 70세가 넘으면 공직을 맡지 못한다. 60대 후반인 김영우 총장은 3년을 더 기다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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