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정당의 국회 진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20대 총선에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1석도 얻지 못했다. 사진은 4월 13일 기독자유당 개표 상황실 모습.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0~2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자 기독자유당 관계자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 정당의 원내 진출은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꾸준히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도 마찬가지다. '기독자유당'(손영구 대표)과 '기독당'(박두식 대표)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회의원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기독자유당의 정당 득표율은 2.63%로, 전체 2,443만 746표 중 62만 6,853표를 얻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1명을 배출할 수 있는 3%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성적은 지금까지 치른 네 차례의 총선 중 가장 높다.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이 기록한 2.59%(44만 3,775표)를 뛰어넘었다. 득표율 차이는 0.04%에 불과하지만, 투표수는 기독자유당이 18만 표나 많다.

기독자유당이 최고의 성적을 낼 있었던 것은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운동과 관련 있어 보인다. 기독자유당은 선거운동 전부터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1,00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며, 당을 홍보해 왔다.

여기에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윤석전(연세중앙교회)·장경동(대전 중문교회) 등 대형 교회 목사들을 비롯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국교회연합 등 보수 교계 단체의 적극 지지도 영향을 미쳤다. 배우 출신 서정희 전도사와 장경동 목사 등이 기독자유당 홍보 영상에 출연해 당을 알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에서 지지율이 3% 이상 나온 지역은 경북·전북·충남·인천 4곳이다. 나머지 13곳은 3%를 넘기지 못했다. 전남과 대전이 각각 2.97%, 2.93%로 3%에 근접했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수가 가장 많던 경기도는 2.6%(14만 6,802표)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투표수가 많은 서울은 2.42%(12만 13표)로 나타났다.

기독자유당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졌던 기호 13번 '기독당'은 정당 득표율 0.54%(12만 9,978표)를 기록했다. 1%도 안 되지만, 지지율만 놓고 봤을 때 21개 정당 중 9위에 해당한다. 6~8위 해당하는 민주당·녹색당·민중연합당 다음이다. 참고로 불교당의 지지율은 0.13%로 12위를 차지했다.

기독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전북으로 0.76%(7,040표)를 기록했다. 이어 충남(0.69%, 6,259표), 인천(0.66%, 8,574표), 전남(0.64%, 6,234표) 순으로 나타났다.

두 기독 정당은 경북‧전북‧충남‧인천에서 강세를 보였다.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의 지지율을 합산한 결과 경북 4.25%(5만 1,611표), 전북 3.9%(3만 6,163표), 충남 3.79%(3만 4,188표), 인천 3.76%(4만 8,607표)를 확보했다..

기독자유당 VS. 기독당

▲ 기독당은 이번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 0.54%를 기록했다. 기독당 박두식 대표는 "기독자유당과의 합당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독교 정당의 원내 진출은 수포로 돌아갔다. 만일 두 기독 정당이 '합당'했다면, 산술적으로 국회의원을 배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3.17%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1명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기독교 정당의 합당은 앞으로도 어려워 보인다. 이미 기독당이 선거법 위한 혐의로 기독자유당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했고, 기독자유당 역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패한 두 기독교 정당은 전열을 가다듬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대선, 지방선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독당 박두식 대표는 "깨끗하게 졌다. 기독교와 교회를 수호하고, 기독교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활동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대선, 지방선거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독자유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는 "기독자유당 지도부의 당 운영 의지를 믿을 수가 없다. 우리만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기독자유당도 2017년 대선을 넘어 2018년 지방선거까지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박원영 사무총장은 "400만 명으로부터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받고도, 투표로 연결하지를 못했다. 이번 선거의 패착으로 본다. 연구 보완해서 대선과 지방선거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 기간 중 기독당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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