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워싱턴 DC에서 뉴욕으로 올라가는 2월 1일 토요일은 미식축구인 슈퍼볼 결승전이 열리는 전날입니다.

슈퍼볼 결승전이 있는 날에는 인근 가게의 치킨과 맥주가 완전히 동이 나고, 텔레비전 시청률이 최고로 올라가며, 만약 선거가 겹칠 경우 선거를 뒤로 미룬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미국 사람들은 슈퍼볼 결승전에 열광합니다. 2002년에 월드컵 경기가 열렸을 때 한국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분위기를 연상하면 됩니다.

올해는 뉴욕 바로 옆 동네인 뉴저지에서 결승전이 열립니다. 보통은 날씨가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열리는데, 올해는 시험 삼아서 북쪽 지역에서 연다고 합니다. 결승전이 열리는 지역이 남쪽이든 북쪽이든 우리 같은 관광객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 슈퍼볼 결승전이 열리는 토요일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그런데 우리가 뉴욕에 올라간 그날, 뉴저지뿐 아니라 뉴욕도 사람으로 미어터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맨해튼에는 동부 지역에 사는 미국 사람들이 다 쏟아져 나온 것 같습니다. 흔해 빠진 표현이지만, 정말로 그 넓은 거리에 발 디딜 틈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드'(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아서 눈에 익은 타임스퀘어 거리에서는, 화려한 광고판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오직 덩치 큰 앞 사람의 등만 보고 걸어야 할 지경입니다. 그래도 걸을 수 있을 만큼 걸었습니다. 맨해튼은 발바닥으로 느껴야 하는 곳입니다. 뉴욕 시립도서관, 그라운드제로(9·11 사건 복구 현장), 월스트리트를 둘러보면서 뉴욕의 주말을 맛보았습니다.

주일 오전에는 뉴욕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삼삼오오 흩어져서 교회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거나 찬양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저녁에는 이 교회 청년들과 함께 닭다리를 뜯으면서 텔레비전으로 슈퍼볼을 관람했습니다. 어느 곳으로도 이동하지 않고 편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맨해튼에 있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을 갔습니다.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박물관에서, 미술 시간에나 간접적으로 보았던 명화들을 직접 보았습니다. 저는 워싱턴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그랬고, 고흐의 작품에만 집중했습니다. 고흐는 보면 볼수록 색감과 질감이 주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청소년들이 단체로 와서 안내하는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장면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그냥 대충 보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우리 아이들이 좀 안됐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 눈으로 하얗게 덮인 센트럴파크에서 아이들은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즐겁게 뛰놀았습니다. 신 났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은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자료 사진)

다리에서 서서히 힘이 풀리는 것과 동시에 바깥에서는 눈발이 서서히 굵고 빨라지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센트럴파크에 가려고 할 때는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센트럴파크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은 기념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장관입니다.

아이들은 눈싸움도 하고, 영화 촬영이라도 하는 듯 아예 드러눕기도 하고, 설원을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눈 때 문에 앞이 잘 안 보이지만, 아이들은 팔짱을 끼었다가 밀쳐냈다가 눈싸움을 했다가 뛰었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다녔습니다.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젖은 몸으로 뉴저지에 있는 장로님 댁에 갔습니다. 가는 곳마다 푸짐한 음식 대접을 받았지만 오늘따라 유난합니다. 장로님 내외는 아이들을 극진히 대접하더니 100불씩 용돈을 주시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용돈을 딱 10인분만 준비하신 모양입니다. 우리 몫은 없습니다, 쩝. 아이들은 며칠 전 워싱턴에서도 설날 세배를 하고 용돈을 받았으니, 쓴 것보다 번 것이 더 많겠습니다. 좋겠다. 

 

▲ <목사 자녀 비전 투어> / 김종희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84쪽 / 8000원
*목회자 자녀 비전 투어 2기 일정
●지원서 접수 기간 : 2014년 6월 2일(월)~6월 30일(월)
●1차 합격자 면접 : 2014년 7월 말(월)~8월 8일(금) 순차적으로 진행. 부모님 면접 함께.
●2차 합격자 심층 면접 : 2014년 9월 ~10월 중
●최종 참가자 발표 2014년 10월 24일(금)
●사전 준비 캠프 : 2015년 1월 12~13일(1박 2일)
●여행 기간 : 2015년 2월 5~27일(3주간)
* 비전 투어 후원
1) 국민은행 406237-01-005927 (목회멘토링사역원)
*죄송합니다만, 이 계좌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릴 수 없습니다. 기부금 영수증을 원하시면 다음 계좌를 이용해 주십시오.
2) 국민은행 093401-04-055159 (예금주: 한빛누리)
*입금 메모에 '비전 투어'라고 꼭 적어 주시고, 입금 전후에 꼭 저희에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 페이스북 메시지 등으로 그 사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pastormentoring@gmail.com, 010-2397-1191, 목회멘토링사역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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