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재철 목사가 주도해 만든 '예장총회' 창립총회가 9월 29일 경서교회에서 열렸다. 총회 측은 장로교 전통 계승 명분을 내세우며 제1회가 아닌 제99회 총회로 명시했다. 총회대의원 750명 중 59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측은 안건과 별개로 총회 신학원 홍보에 열을 올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지난 4월 1일 <국민일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총회) '교단 창립 선언문' 광고를 내고, 목회자와 교회를 모집했다. 정년이 없고, 목회자 승계 문제는 개교회 소관이라는 등 목회자에게 유리한 정강을 내세웠다. 반응은 뜨거웠다. 600여 명의 목회자가 새 교단에 합류했다.(관련 기사 : 홍재철 목사 건립 교단에 600여 교회 가입)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예장총회(홍재철 총회장)는 9월 29일 경서교회(홍성익 목사)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장로교의 전통을 따른다는 취지로 제1회 총회가 아닌 제99회 총회로 명시했다. 590명의 총대는 가슴에 녹색 리본을 달고 총회에 임했다. 총회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11시에 시작한 총회는 오후 3시에 종료했다. 특히 1시 30분에 시작한 회무는 1시간 만에 끝이 났다.

이날 예장총회 측은 10월 6일 개강하는 총회신학원(예영수 총장)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필립 사무총장은 등록금 절반을 할인하고, 학생을 보내 준 목회자에게는 학생 1명당 목회 후원금 30만 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5명을 보내면 150만 원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총회신학원 과정에는 학부 4년, 대학원 3년, 박사 과정 2년이 있다. 총회신학원은 무인가지만, 교육을 이수하면 예장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

강사는 홍재철 총회장을 비롯해 예영수·나채운·도한호·김향주·조영엽·양인천·나균용·이필립 목사 등 주로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 전문위원과 역시 한기총 이단사이비특별대책위원회(특별대책위) 소속 인사로 구성돼 있다. 이대위는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특별대책위는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를 각각 이단에서 해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한기총, 다락방 류광수 이단 해제 / 한기총, 박윤식 이단 해제 결정)

한기총 대표회장 역임 당시 이단 해제로 물의를 빚은 홍재철 목사는 이날 총회에서 이단 해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여러분 한기총이 이단을 해제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단을 해제한 적이 없어요. 박윤식 목사님은 처음부터 이단이 아니었습니다. (이단이) 아닌 것을 악마의 세력이 굴레를 씌우고, 죽이려고 했습니다." 박윤식 목사뿐만 아니라 다락방 류광수 목사는 애당초 이단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기총의 이단 해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총대들은 홍 목사의 말에 동의하며 "아멘"을 외쳤다.

▲ 홍재철 총회장은 교단이 성장해 한국교회의 장자 교단이 되길 바랐다. 폐회를 앞두고 총대들에게 1000개 교회 달성,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의 쾌차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단 문제는 한기총에 문의하기로 했다. '다락방 류광수 목사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는 처음부터 이단이 아니다'는 것과 예장합동이 제99회 총회에서 최삼경 목사를 이단이 아니라고 결의한 것, 가톨릭과 일치 운동을 벌이는 신앙과직제협의회를 정확히 조사해 입장을 밝혀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상정된 모든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예장총회는 교단 정체성 확립을 위해 10월부터 3개월간 목회자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한다. 교육은 총회장이 담당하며, 목회자들은 30만 원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만일 재교육에 불참하면 총회 상비부를 포함해 임원회, 위원회 등에 참여할 수 없게 제한했다.

안정적인 총회 운영을 위해 개교회로부터 지원금 명목의 '세례 교인 헌금'도 받기로 했다. 지역마다 차등을 뒀는데, 1명당 서울 지역 1만 원, 광역시 7000원, 그 외 지역은 5000원으로 정했다. 매년 6월 첫째 주일에 시행하기로 했다. 이필립 사무총장은 농촌 교회의 경우 세례 교인이 100명이라면 50만 원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중요한 안건인 만큼 기립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는 홍 총회장의 말에, 총대들은 기립으로 이 안건을 받아들였다.

창립 총회는 통성기도로 마무리했다. 총대들은 홍 총회장의 제안에 따라 1000개 교회 달성과 투병 중인 박윤식 목사의 회복을 위해 소리 높여 기도했다.

▲ 안건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세례교인 헌금 모금, 목사 재교육, 총회 규칙 등 각종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예장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긴급 동의안을 내고, '다락방 류광수 목사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는 처음부터 이단이 아니다'는 질의 등을 한기총에 헌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폐회를 앞두고 통성기도 중인 총대들의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