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조광작 목사를 명예훼손 및 모욕죄 혐의로 6월 10일 고소했다. 대책위를 대표해 9명의 유가족이 고소자로 이름을 올렸다.

오정현 목사는 지난 4월 27일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정몽준 전 의원의 아들이 한 "국민이 미개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잘못된 말이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했다. 조광작 목사는 참사로 숨진 아이들을 '가난한 집 애들'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오정현 목사, "'국민 미개하다' 틀린 말 아냐" / 기독교인들의 막말 행렬에 한기총 부회장 가세)

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오정현·조광작 목사가 성직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이 언론에 공개된 후에도 두 목사에게서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두 목사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과 유족들에 대해 막말을 뱉은 다른 목사들도 필요에 따라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을 돕고 있는 한 변호사는 두 목사의 막말로 유족들이 크게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명망 있는 목사라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유족들이 직접 두 목사를 고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내부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오정현 목사가 유족들을 찾아가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분위기가 아니라며 말렸다고 했다. 그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법적인 대응과 동시에 오 목사의 발언에 신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니 최대한 유족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왜 오정현 목사가 직접 나서서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오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이를 빌미로 또 사임 요구를 할까 봐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만약 반대파들이 없었다면 공식 사과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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