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이 미개하다'는 말을 두고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한 오정현 목사, "가난한 집 아이들이 왜 제주도로 여행을 가 사단이 났느냐"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폄훼한 조광작 목사. 이들의 '막말'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5월 25일 주일 예배에서 정 후보의 아들을 두둔하며 국민들을 비난했다.

"서울시장 후보인 정몽준 아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미개하다'고 아이가 철이 없으니까 그냥 자기 느낌대로 뱉어 버렸어. 그런데 이 말을 가지고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님이 설교하다가 '그 아이가 하는 말이 맞다'고 해서 방송에 지금 다 나와요. '목사님이 어떻게 국민들이 미개하다는 말을 맞다고 하느냐'고 (합니다). 나도요, 생각하기를 그 아이가 표현이 조금 문제가 있지만, 어린애들은 단순하기 때문에 느끼는 그대로 말한다고요. 그래서 어린애들 말은 약간 예언성이 있어요. 순수하니까."

"우리나라 국민들이 미개하다는 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국민들에게 문제가 있어요. 왜 문제가 있느냐. 보십시오. 이래서는 가나안 땅에 못 들어가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무슨 이런 국민들이 다 있느냐 말이야. 특별히 좌파, 빨갱이, 종북 말이야."

"아니, 세월호 사고 일어난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어. 세월호 사고 난 건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하더라고. 추도식 한다고 (거리로)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야. 왜? 이용할 재료가 생겼다고. 아니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 돌아가신 젊은 애들한테 한 번 물어봐.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라고 했느냐' 이 말이야. 이게 국민 수준이냐는 말이야."

   
▲ 전광훈 목사가 정몽준 후보의 아들의 발언을 두둔하며 국민들을 비난한 주일 예배 설교 영상이다. (사랑제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 말은, 전 목사가 애굽에서 광야를 거쳐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설명하며, 대한민국 국가 공동체가 일제라는 애굽 시대를 거쳐 현재 광야 생활을 하고 있다는 대목에서 나왔다. 대한민국이 아직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항의하는 국민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 목사는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에 명확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움직임을 좌파·빨갱이의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울 때, 같이 울지 않은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라고 하기도 했다. 교인들에게는 교만하게 떠들지 말고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라고 강조했다. 예배 광고에서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 영화 제작을 위한 3000만 후원자 모집에 동참하라고 권고했다.

▲ 김기석 목사는 오정현·조광작 목사를 언급하며, 이들은 자기 확장의 욕망을 믿음으로 치장하는 타락한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반면,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는 전광훈 목사와 반대되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 목사는 존 웨슬리 회심 기념 예배에서 우리 몸을 죄에 내맡겨 불의의 연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오정현·조광작 목사의 '막말' 파문을 언급했다.

조광작 목사의 발언에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멸시가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대통령의 눈물을 보고도 함께 울지 않는 자는 백정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적그리스도가 따로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몽준 전 의원의 아들을 옹호하며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을 미개인으로 몬 오정현 목사에 대해서는 "그의 언어는 그가 누구에게 속한 사람인지 보여 준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들이 대표하는 기독교는 순전한 기독교가 아니라 자기 확장의 욕망을 믿음으로 치장하는 타락한 기독교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침으로써 자기들이 영적으로 죽은 자임을 만천하에 내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도구로서 자신을 죽이고 평생 빈민을 돌봤던 마더 테레사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현재 누구의 손에 있는지 돌아볼 것을 권면했다. (김기석 목사 설교 바로 가기)

한편,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오정현 목사는 주일 설교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사랑의교회는 이날 가정의 달을 맞아 '온 세대 연합'을 주제로 예배했다. 조광작 목사가 설립한 교회로 알려진 하나님의기적오병이어의교회(안병양 목사)는 현재 조 목사와 공식적인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조 목사가 부동산에 내놓은 교회를 안병양 목사가 구입했으며, 조 목사는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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