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윤실이 실시한 2013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에서 19.4%에 불과했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4.6%로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5점 척도로 계산하면 '신뢰도 불신도 아닌 수준'인 3점보다 낮은 2.62점에 머물렀다. (자료 제공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가 여전히 사회적 신뢰도 20%를 넘지 못하고 만성적인 불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행 불일치, 비리·부정, 타 종교에 배타적인 태도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2013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홍정길 이사장)은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기윤실은 2008년부터 6년 동안 4차례에 걸쳐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측정했다. 한국교회의 신뢰 지수는 2008년 18.4%, 2009년 19.1%, 2010년 17.6%로 나타났다. 3년 만에 실시한 2013년 조사에서 신뢰도가 2010년에 비해 1.8%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종교 간 신뢰도 비교에서 기독교는 3대 종단 가운데서 이번에도 꼴찌를 기록했다. 19세 이상 1000명의 대상자는 가장 신뢰하는 종교에 가톨릭 29.2%, 불교 28%, 기독교 21.3% 순으로 답했다. 종교가 없는 응답자 중 기독교 신뢰도는 8.6%에 불과했다. 기독교는 2009년 26.1%의 신뢰도를 보여 가톨릭(36.2%)에 이어 불교(22%)보다 앞섰지만, 이후 두 번의 조사에서는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는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의 24.8%가 기독교의 언행 불일치를 이유로 꼽았다. 언행 불일치 문제는 2009년에도 32.2%를 기록하며 한국교회 불신의 대표적인 원인이었다. 교회의 비리·부정(21.4%), 타 종교에 배타적인 태도(10.2%), 강압적인 전도(10%)가 뒤따랐다.

한국교회를 불신하는 이유는 자연히 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요구로 이어졌다. 응답자들은 타 종교에 배타적인 태도(24%)와 불투명한 재정(22.8%), 교회 지도자들(21%) 등을 개선 대상으로 지목했다. 교회의 재정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이전 조사 때(2008년 11.5%, 2009년 13.4%, 2010년 13%)보다 월등히 많아졌다.

교회 지도자들에게는 비도덕적인 문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교회 지도자들이 변해야 한다고 한 응답자 중 14.2%가 이들의 언행 불일치를 지적했고, '신앙을 핑계로 부를 축적하는 것'(13.9%), '모범이 되지 않는 삶'(13.3%)이 그 뒤를 따랐다. 상대적으로 설교 내용(3.1%), 교회 성장주의(1.4%)와 같이 목회적인 문제를 지적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한국교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윤리성 회복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45.4%가 한국교회의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 항목을 꼽았는데, 이는 2009년(19.9%), 2010년(28.1%)에 비해 대폭 높아진 수치다. 반면 매번 1순위였던 '봉사 및 구제 활동'은 36.4%로 2009년(60.3%), 2010년(48.2%)보다 급감했다. 기윤실은 윤리와 도덕 실천이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라고 평가했다.

한국교회가 가톨릭과 불교에 비해 낮은 신뢰를 받고 있지만, 사회봉사에서는 이들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는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41.3%)로 가톨릭(32.1%), 불교(6.8%)를 앞질렀고, 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봉사 활동을 수행하는 종교로도 꼽혔다. 사회 통합·발전에 기여한 정도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8.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윤실은 종교인 과세와 정치 참여에 대한 사회 인식도 함께 조사했다. 응답자 중 85.9%가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는 74.6%가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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