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우창록)이 한국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도를 알아본 설문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한 응답자는 18.4%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 기윤실이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한 응답자는 18.4%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 기윤실)

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의 언행일치 필요

지난 10월 23~27일 닷새 동안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 1,00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지 묻는 질문에 ‘불신한다'는 답변이 48.3%로 가장 높게 나왔고, ‘신뢰한다'는 18.4%, '신뢰도 하지 않고,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33.3%였다. 가톨릭․불교․개신교 중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는 가톨릭 35.2%, 불교 31.1%, 개신교 18% 순으로, 개신교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종교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도 불교 31.5, 가톨릭 29.8%, 개신교 20.6%로 답했다.

응답자들은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말과 행동 일치’(42%)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 25.8%, ‘사회봉사’ 11.9%, ‘교회 재정 사용의 투명화’ 11.5% 순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개신교가 신뢰를 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활동에 대해서는 ‘봉사 및 구제 활동’ 4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윤리 도덕 실천 운동’ 29.1%, ‘환경 인권등 사회운동’ 12.5%라고 대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기윤실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점검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바른교회아카데미, <CBS>, <국민일보> 등과 공동 주최한 사업이다.

기독교인의 윤리성과 세상과의 소통 필요

▲ 기윤실은 11월 20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기윤실은 11월 20일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교회가 대중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토론했다. 이 자리에는 김병연 교수(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본부장·서울대 경제학부), 이숙종 교수(성균관대 행정학과), 임성빈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학과),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이문식 목사(산울교회, 한목협 정책위원)가 발제했다.

발제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설문 결과를 토대로 한국교회가 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교수는 “이번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한국교회가 더 큰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했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교회가 가진 사회적 자본이 얼마나 궁핍해져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였다”고 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개인이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의 의도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뜻한다. 한기채 목사는 “개신교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만 심어주었다”며 “개신교가 이같이 된 배경이 “물질 중심의 가치관과 우상숭배 때문이다”고 봤다.

이날 모인 목회자, 신학자, 사회학자들은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도 제안했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교회가 외부세계로 다리 놓기를 효과적으로 잘 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김병연 교수는 “한국교회가 다원주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이문식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타종교와 연대하여 함께 향상할 수 있는 인식이 너무 얕다”며 “일방적 기독교, 무례한 기독교, 공격적 기독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기독교가 종교는 달라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려는 열린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윤리성을 회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숙종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 투명한 재정 사용과 목사 소득세 납부 등 윤리 회복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분개를 더 사는 교회 지도자의 부도덕성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기채 목사는 “이제 교회나 교인들은 무슨 일을 할 때 기독교 전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믿음을 생활화하고, 교회도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시행해 거품을 제거하고 솔선수범해 나눔과 섬김, 돌봄의 삶을 살면서 선한영향력을 확대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교수도 교회가 윤리적인 탁월성과 신앙적인 전문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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