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에는 교계 기자들, 관심 있는 목사와 신학생 등이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김세진
한국교회 신뢰 지수는 여전히 평균 이하지만, 작년에 비해 반등을 보이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김동호 이장규 이동원 임성빈 주광순)이 9월 28일부터 29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에게 전화로 조사한 2009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를 11월 13일 발표했다. 

2009년 한국교회 신뢰도는 작년의 24.95%에서 46.36%로 올랐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비율은 지난해 48.6%에서 33.5%로 줄었다. 15%에 이르는 사람들이 부정적 입장을 철회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교 목회사회학)는 그 이유를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등 한국교회를 둘러싼 여파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것, 이명박 정부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한 것, 한국교회가 한국교회봉사단을 결성해서 활동하고, 기독 단체들이 용산 참사 등의 사건을 함께한 것 등에서 찾았다.

김동호 목사는 신뢰도 상승은 한국교회가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고를 치지 않아서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올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한국교회가 정신을 차리면 곧 신뢰도가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더구나 20대~30대가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를 높게 평가(2008년 대비 5점 척도에서 0.38점씩 증가)해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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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한 김병연 교수(서울대학교 경제학부)는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하락 추세에서 반등을 보였지만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일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사람들이 기독교인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교회 지도자, 교인들의 언행 불일치(응답자의 32.2%)를 꼽은 만큼, 신뢰 지수가 변하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와 교인들의 삶이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성돈 교수는 교회 지도자들, 특히 큰 교회 목사들의 발언이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했다. 그들이 자신의 의견을 언론에 발표하면서,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기보다 사회에서 주목을 받으려고 발언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다. 

▲ 기윤실과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가 연 한국교회 여론조사 신뢰도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왼쪽부터 이상화 사무총장, 김병연 교수, 조성돈 교수. ⓒ뉴스앤조이 김세진
김병연 교수는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교인들이 이원론적 가치관을 극복하고 개 교회 성장주의에서 탈피하고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교인들이 직장과 사회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기독교를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봉사 활동을 많이 해서(21.7%)이고, 기독교가 할 중요한 사회 활동이 봉사 및 구제 활동(74.5%)으로 드러난 만큼, 교회가 봉사 활동에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대형 교회의 경우 대외 협력부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온 이상화 사무총장(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은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구체적인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트랜스 젠더 문제나 양심적 병역 거부 등의 문제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윤실과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공동대표 김동호·박은조·손인웅·오정현·이동원)는 한국교회가 공공 기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회적 신뢰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성하고 갱신하기 위한 계기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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