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마르투스>가 시작할 때 발간사에서 <마르투스>는 1년 한시적으로 합동 총회의 부정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비대위 참여자들, 마르투스에 축하 광고 게재)

김만규 씨가 쓴 글입니다. 한두 번이 아니고 그동안 여러 번 앞뒤 문맥 다 자르고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그래도 10년 넘게 신문을 만들었으니 웬만하면 쓰기나 읽기 실력이 좀 늘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어째서 그때나 지금이나 수준이 그대로인지 모르겠습니다.

국가 기관은 언론사를 승인하기 전에 신청인들의 맞춤법이나 독해력 수준이 정상적인지 시험을 치른 다음 합격한 곳만 등록시키는 쪽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 언론사 수준이 갈수록 개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기독교가 심하고, 예장합동에서 언론사 행세를 하는 사람들의 국어 능력을 보면 초등학교 6학년 우리 아이 실력만도 못합니다. 아찔합니다. 우리 회사였으면 일주일 만에 쫓겨났을 실력을 가지고 마구잡이로 써 댑니다.

제가 1년 전에 쓴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르투스>의 정신과 운영 방침을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증인' 또는 '순교자'를 뜻하는 헬라어 '말투스'에서 딴 것입니다. 재판정에 선 증인은 자신이 본 것이나 들은 것을 가감 없이 정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하나님나라의 정의가 훼손된 이 땅에서 진실을 말하는 증인으로 산다는 것은 곧 순교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둘째, 예장합동 교단 문제만 집중해서 보도합니다. '예장합동을 보면 한국교회가 보인다'고들 합니다. 한국교회를 어지럽히는 교단의 파행을 지적하고, 부정부패와 비리의 사슬을 고발합니다. 그러나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정책 대안도 찾겠습니다.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저희끼리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선한 세력들이 연대해야 합니다.

셋째, 인터넷 웹사이트로 출발합니다.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단 현실상 종이 신문도 필요합니다. 재정 여건이 갖추어지고, 현실적인 필요가 절실해지면 종이 신문도 발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책 대안은 단행본 내지 자료집으로 발간할 계획입니다.

넷째, 교권과 금권에 지배당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교계 언론은 금권과 교권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오히려 매체를 이용해서 금권과 교권을 농락합니다. 교권주의자들이 정치로 저희를 억누르지 못합니다. 금권주의자들이 돈으로 매수하지 못합니다. 교단의 갱신을 갈망하는 분들이 십시일반 후원해 주시는 것에만 의지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주로 '돈' 문제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일반 교회 목회자들이나 교인들은 잘 모르시는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 교회나 목사님이 은퇴 이후 노후를 위해서 교단에 붓고 있는 것이 있을 겁니다. 목회자 연금입니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대로 아시는 분 있나요?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아시나요? 가난한 교회 목사님들은 은퇴 이후 노후가 큰 걱정인데, 그걸 야금야금 빼 먹는 세력이 있다면, 이를 어찌하렵니까?

여러분 교회에서 후원하는 선교사님들의 노후, 큰 질병이나 육체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교단에 바치는 돈이 있을 겁니다. 엄청나지요. 그 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요? 누가 어디에 썼는지 알고 계십니까? 선교지에서 생명 바쳐 헌신하는 분들의 노후와 건강이라도 보호해 드리려 했던 교인들의 순수한 헌신이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뜩이나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서 지진이 났을 때 여러분 교회도 모금 운동에 동참하셨지요? 뜨거운 마음, 긍휼의 마음으로 십시일반 헌금했을 것입니다. 그 돈으로 아이티 사람들이 가난을 면했을까요? 그 돈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가난한 나라에 쓰나미와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마다 재미 보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십니까?

저희가 하나하나 취재하면서 캐고 들어갈수록 기가 막혀서 탄식이 나옵니다. 제가 헌금한 것이 아닌데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자립도 제대로 안 되는 교회와, 고작 두 렙돈밖에 바칠 수 없는 가난한 교인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분들의 고생과 눈물이 스민 헌금이 다 어디로 갔습니까?

'안다는 한들 힘없는 우리가 뭐 어쩌겠느냐'고 손 놓고 있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마르투스>가 도둑놈을 잡는 경찰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인의 재산을 노리고 담장을 넘는 도둑놈을 보면 두려움 없이 열심히 짖어 대는 감시견이 되겠습니다.

<마르투스>는 올해 '돈' 문제에 집중하렵니다. 이밖에 총신대, 이단, 연합 사업, 사회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뉴스앤조이>가 지난 12년 동안 돈 문제에는 깨끗했던 것처럼, <마르투스>도 그 점은 확실히 할 것입니다. 금권과 교권에 휘둘리지 않고 '순교자와 같은 증인'이 되어서,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직접 겪은 것을 정직하게 증언하겠습니다." (예장합동 전문 언론 <마르투스> 창간)

제가 쓴 글 전체를 읽고 나서 김만규 씨의 저 글이 정상적인 독해를 토대로 쓴 것인지 아닌지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김만규 씨 논리라면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전도서 일부 말씀만 쏙 뽑아내어서 "성경은 허무주의를 조장하는 불온 문서"라고 주장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대의 젖가슴은 백합화 가운데서 꼴을 먹는 쌍태 노루 새끼 같소이다'라는 아가서 일부 말씀만 쏙 뽑아내어서 "성경은 성적 방종을 조장하는 음란물"이라고 쓰고도 남을 것입니다. 엄청 웃기고 어이가 없지요?

<마르투스> 종이 신문에 광고한 교회와 목사들을 일일이 열거해서 은근히 부담을 주려는 모양입니다. 정치꾼들이 이것을 넘겨받아서 무슨 겁박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을 예상해서 교회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저희를 후원해 준 교회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도 이 교단은 저런 겁박과 위협에 겁을 먹고 움츠리게 만듭니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조직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과 같은 독재 국가 아니면 남한의 과거 군사 정권 시절에나 통했던 공갈이 지금 이 시대에 '성(聖) 총회'라는 곳에서 버젓이 먹히고 있습니다.

김만규 씨는 시간이 참 많이 남아도는 것 같습니다. 우리 기사를 업무방해 및 비방 폭로 기사 목록이라는 독특한 기준으로 분류했습니다. 하도 법을 좋아해서 법률 용어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모양인데, 솔직히 말하면 업무방해가 아니라 비리 방해, 부정 방해 아니겠습니까. 정치꾼들이 뭘 좀 해 먹으려 하는데 <마르투스>가 방해를 한다 이거 아닙니까. <마르투스>의 존재 목적 중 하나가 주인의 생명과 재산을 강탈하려는 도둑놈의 못된 짓을 방해하는 것이니, 저희가 1년 동안 맡은 역할을 제대로 감당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김만규 씨는 <마르투스>가 비대위 기관지 역할을 했답니다. 그런 논리라면 그대는 이단 기관지 노릇을 하면서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비대위 기관지 노릇을 했다 칩시다.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당당하고 떳떳합니다. 개혁주의, 보수 신학의 보루, 장자 교단에 속한 목사로서 이단 기관지 노릇을 해 온 김만규 씨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는지 한번 물어 봅시다.

<마르투스>에 후원하고 광고하는 교회와 목사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큰 흠이 없는 분들입니다. <마르투스>에 보험이라도 들려고 후원한 분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저희 역시 아무 돈이나 게걸스럽게 받아먹지 않습니다. 받을 것은 받고 거부할 것은 거부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적어도 똥과 된장은 분별할 줄 아는 기본적인 양심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러운 돈 구걸하고 약점 가진 이들 은근히 겁박해서 뒷돈이나 뜯어내는 사이비 언론을 호구지책 삼아 연명하는 수많은 똥개들처럼 살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냐하면 저희는 하나님이 살아 계시고, 역사를 주관하시고, 이 교단의 현실을 아파하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어떻게 똥개처럼, 하이에나처럼 살 수 있겠습니까.

김만규 씨가 마지막에 덧붙인 글입니다. "개혁인가? 개의 가죽을 덮어쓰고는 개혁을 할 수 없다. 마르투스 왈, '개 같은 목사'라고 했는데, 어느 쪽에 가까운 개 같은 목사가 되려는가? 개 같은 목사, 이 말을 만든 이도 개의 아들이요, 개의 ○○로 평가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어설픈 패러디는 콧방귀만 유발할 뿐입니다. (개 같은 목사, 개 같은 기자) 논리가 하도 유치해서 코웃음 치다가 콧물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그동안 그 동네에서 그 정도의 센스가 먹혔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조금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김만규 씨는 "개 같은 목사라는 말을 만든 이도 개의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제 아버지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맞습니다. 제 아버지 고 김진택 목사는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하나님 앞에서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성경 말씀 앞에서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교단에서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신학교에서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교회 교인들에게 개 같은 분이었습니다.

착하고 충성된, 진짜 개 같은 종이었습니다. 평생 남에게 군림할 줄 모르고 순종만 하면서 살다가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그래서 10년 전 가족들이 만든 그분의 비문에는 '평생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한 사람 여기 잠들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평생을 하나님 앞에서 개처럼 사신 제 아버지의 교단에 대한 극진한 사랑 때문에, 저 역시 이 교단에 대해서 무심하거나 외면하지 못하고 <마르투스>를 만든 것입니다.

제 아버지처럼 아침이면 양 떼들을 초장으로 몰아가고 저녁이면 안전한 우리에 넣어주기 위해서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목회자들이 이 교단에 얼마나 많습니까. 착하고 충성스러운 양몰이 개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허구한 날 똥만 찾아다니는 그 몇 마리 똥개들 때문에 사람들이 '합똥'이라고 부르는 것 아닙니까. 왜 그 몇 마리 똥개들 때문에 충성스러운 양몰이 개들마저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까. 이제라도 똥개들이 더 이상 몰려다니면서 똥 냄새 풍기지 못하도록 똥을 깨끗이 치워야 합니다. <마르투스>가 그 일에 일조하려는 것입니다.

마지막 한마디만 덧붙입니다. 김만규 씨는 저에 대해서 '개의 ○○로 평가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썼습니다. 왜, '개새끼'라고 쓰고는 싶은데 그러다가 법에 걸릴까 봐 몸을 사렸나요? 저한테 몇 번 당해서 적잖은 금전적 손해를 입고 나니까 아무래도 조심스럽지요? 앞으로도 계속 조심해야 할 겁니다. 제가 이단 기관지 노릇하는 <기독신보>를 정독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제 아버지는 목자에게 충성스럽고 양 떼에게 성실했던 양몰이 개였습니다. 저는 그 개의 새끼답게 주인의 재산과 생명을 노리는 도둑놈을 보고 짖어 대는 감시 개로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아갈 것입니다. 요즘에는 똥개 몇 마리 가지고 장난치는 취미를 붙이긴 했습니다만, 이 교단 곳곳에 싸질러 놓은 똥을 깨끗이 치우고 똥개들을 보신탕 집에 보내서 동네가 평화로워지는 그날까지 개처럼 살아가겠습니다.

김만규 씨, 다음 글 기다릴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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