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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보>, 겨 묻은 개 나무랄 자격 있나
이단 다락방 교회 광고로 도배하고는 되레 <기독신문> 공격
  • 김종희 (jhkim@newsnjoy.or.kr)
  • 승인 2013.05.07 21:17

탁월한 순발력, 중독성, 편파성, 오보성

1959년 예장합동 교단지가 창간될 때 본래 이름은 <기독신문>이었습니다. 1966년에 <기독신보>로 이름을 바꾸어 30년 동안 쓰다가, 1997년 전면 가로 쓰기 및 선진적 편집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독신문>이라는 창간 당시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김만규 목사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기독신보>라는 이름을 가지고 언론사로 등록했습니다. 교단 회원들에게 익숙할 대로 익숙한 이 이름을 차지함으로써 처음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단한 순발력입니다.

이름만으로는 오래 주목을 끌 수는 없는 법. 평생 교단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야사(野史)와 비사(秘史 또는 非史)를 꿰차고 있는 그는,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서 한 편의 글을 만드는 데 능합니다. <기독신보>가 자신에 대해 '정론을 펴는 신문'이라고 주장하지만,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지, 무엇이 교단에서 실제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김 목사 머릿속에서 탄생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 김만규 목사는 교단 회원들에게 익숙할 대로 익숙한 <기독신보>라는 이름을 가지고 언론사로 등록했습니다. (기독신보 갈무리)

과연 일반 독자들이 진실성이 의심되는 이런 신문을 볼까 싶습니다. 그러나 봅니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 열심히 봅니다. 아침마다 텔레비전의 '막장드라마'를 열나 욕하면서도 부지런히 챙겨 보는 것이 우리 모습입니다. 나꼼수가 막말을 일삼는다고 욕을 하면서 막말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옮기는 것을 보면, 어쩜 저렇게 열심히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독일 나치하에서 선전 선동을 진두지휘했던 괴벨스는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고 했습니다. 99%의 새빨간 거짓말에다가 1%의 진실을 살짝 얹으면 사람들은 그걸 믿는다는 말입니다. 일반인들의 이러한 중독 심리를 잘 아는 김만규 목사의 글 놀림에 교단 사람들이 질질 끌려갑니다.

여기에 정치적 편파성과 파당성은 누구도 쫓아갈 수가 없습니다. 편을 확실하게 듭니다. 정의의 편과 불의의 편, 이런 편이 아니라, 내 편 네 편이 확실하고 화끈합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일단 내 편이 되면 분명하게 밀어줍니다. 자기 지지 세력의 편을 분명하게 드는 태도, 이것도 97년에 시작해서 16년 동안 이 신문을 끌고 올 수 있었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분명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홍재철 목사에게 표창장을 전달?

여기서 잠시 삼천포로 나갔다가 돌아오겠습니다.

4월 26일자 <기독신보>을 보았습니다. 저도 이 신문 중독자이기 때문에 열심히 봅니다. 이런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홍재철 목사에게 표창장 전달'. 이 제목을 읽고 정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홍재철 목사에게 표창장을 주었을 것이라고 곧이곧대로 믿는 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미국에서 가장 흔해 빠진 것 중 하나가 대통령 표창장입니다. 한국 대통령 표창장보다 받기 쉬운 것이 미국 대통령 표창장입니다. 미국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더 좋은 상급 학교로 진학할 때 대통령 표창장이 도움이 됩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해서 인증을 받으면 큰 어려움 없이 표창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대통령은 자기 표창장을 받는 이가 누구인지 알 턱이 없습니다.

홍재철 목사가 미국에서 도대체 무슨 봉사활동을 했기에 대통령 표창을 받나 싶었습니다. 기사를 보니 홍재철 목사뿐 아니라 조용기 목사도 받았다고 합니다. 또 누군가 장난질을 하고 있군, 생각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기자에게 내막을 알아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취재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이건 사회봉사 기여 표창장조차도 안 되는, 인터넷에서 500원 내면 살 수 있는 생활 체육 프로그램 증명서였습니다. 생활 체육 열심히 해서 건강하게 오래들 사시라고 이 분들에게 준 것인가요?

   
▲ 조용기 목사와 홍재철 목사가 미국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보도한 <기독신보>. 사실을 확인해 보니 사회봉사 기여 표창장조차도 안 되는, 인터넷에서 500원 내면 살 수 있는 생활 체육 프로그램 증명서였습니다. (기독신보 갈무리)

<기독신보> 덕분에 재미있는 기사 하나 건졌으니, 제가 열심히 읽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처럼 <기독신보>는 순발력, 중독성, 편파성, 오보성까지 선정적인 언론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두루두루 갖추었습니다. 거기에 80세 노인이 발휘하는 노익장과 부지런함은 <기독신보> '성공 시대'의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시포커스>는 죽었다 깨도 절대 못 쫓아갈 탁월함입니다.

8개 지면 중에 6개 지면이 이단성 광고

칭찬은 이 정도로 하고,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대부분 언론사가 이런 안내 문구를 게재합니다. <기독신보>도 예외가 아닙니다. 남이 이런 짓을 하면 파렴치한 도둑질이라고 기사로 나무랍니다. 그러는 자신은 정작 남의 기사를 맘대로 퍼가면서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습니다. 저작권을 위반한 벌로 200만 원 배상금을 물고도 말입니다. (관련 기사 : 설교·논문 표절 비판하는 표절 목사)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 "너나 잘하세요".

총신대가 <기독신보>에 허위 사실 보도에 대해서 소송하기로 결정하니까, '신학교가 소송에 재미들이면 그 끝이 무엇?'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면서 "어려운 학생의 공납금으로, 정부(교육부)의 지원금으로, 전국 교회의 후원금으로 학교를 경영하면서 그 돈으로 소송을 한다고 한다.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학교 경영보다 시비 소송에 재력을 쏟아 부으려는 것인가?" 하면서 꾸짖습니다. 학교의 정당한 소송에 대해서 나무라는 김 목사의 소송 이력이 얼마나 길고도 긴지 전부 공개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솟아오릅니다.

4월 26일자 <기독신보>는 교단지인 <기독신문>에 이단성이 있다, 이단의 전도지가 되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는 사람의 기사와 광고를 <기독신문>이 실었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이단성은 속히 시정하거나 회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천지가 총회 안에 횡행하고 있는데, 이처럼 긴급하고 위태로운 상황 앞에서 총회는 화급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역시 개혁 신앙의 수호자다운 태도입니다.

미안하지만, "너나 잘하세요"를 한 번 더 인용해야겠습니다. <기독신문>의 이단성 의혹을 제기하기 2주일 전 <기독신보>에는 8개 지면 중에 무려 6개 지면에 이단성 광고가 실렸습니다. 이단 집단인 다락방에 소속해 있는 교회 광고가 4개나 차지했습니다. 다락방 등 이단을 편들고 있는 홍재철 목사 교회 광고가 1개, 이단 박윤식 씨의 책 광고가 1개 실렸습니다. 멀쩡한 교단 소속 교회 광고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 4월 12일자 <기독신보>에는 이단 집단인 다락방에 소속해 있는 교회 광고가 4개나 실렸습니다. (기독신보 갈무리)

   
▲ 다락방 등 이단을 편들고 있는 홍재철 목사 교회 광고(오른쪽 아래). (기독신보 갈무리)

   
▲ 이단 박윤식 씨의 책 광고(오른쪽 아래). (기독신보 갈무리)

이 정도면 가히 이단 돈으로 발행되는 신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단 헌법대로라면 면직되어도 열 번은 더 되어야 할 지경입니다. 이런 마당에 교단지에 이단성이 있느니, 회개해야 하느니, 이단 문제에 총회가 화급히 대처해야 하느니, 주문도 참 많습니다.

좋은 기사는 저희 몫, 좋은 광고는 여러분 몫

저는 2000년에 <기독신문>을 떠났습니다. 지금 총신대 재단이사장이자 올해 부총회장 후보로 나설 예정인 김영우 목사가 <기독신문> 주필로 입성한 직후였습니다. 가뜩이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저에게 더 이상 고민하는 것이 한가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신문사를 나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김 목사가 교단지 주필이 되는 교단, 김 목사가 만든 선전지에 놀아나는 교단에서 여러분은 그냥 그러고 사세요.'

교단을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제게 두 김 씨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에게 그들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중에는 그들과 맞서 싸웠다던 무용담을 신이 나서 들려줍니다. 허허롭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어 주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그냥 그렇게 사세요' 대꾸합니다.

20대~30대 젊은 여성도들을 맘대로 성적으로 유린한 자가 버젓이 목사 행세를 하는 데도 징계하지 않는 교단, 목사가 교인 헌금 수십억 원을 꿀꺽 삼킨 죄로 2년 동안 감옥에 가 있는데도 손을 안 대는 교단,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자기 사유 재산인 것처럼 세습하는 데도 입도 벙긋 못 하는 교단, 개혁주의 신학 대잔치 운운하면서 며칠 동안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고 장자 교단에 성총회를 들먹이면서도 정작 이단들에게 맥도 못 추는 교단.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냥 그렇게들 사세요' 하지만, 다른 한구석으로는 '그래도 그렇게 사시면 안 되잖아요' 합니다. 하루하루 흔들리는 마음으로 <마르투스>를 만듭니다. 이걸 계속해? 여기서 끝내?

결론입니다. 6월 초에 열리는 목사·장로 기도회를 앞두고 <마르투스> 종이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사는 넘치는데 광고가 별로 없습니다. 이단 광고로 썩은 냄새 안 풍길 것입니다. 정치꾼 광고로 쓰레기통 안 만들 것입니다. 광고에도 건강한 교회들만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기사는 저희가 만들겠으니 좋은 광고는 여러분이 만들어 주십시오. 저희가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수 있도록 조금씩 힘을 보태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6월 초에 열리는 목사·장로 기도회를 앞두고 <마르투스> 종이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기사는 저희가 만들겠으니 좋은 광고는 여러분이 만들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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