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단 연구가들이 10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신천지 추수꾼 수십여 명이 강북제일교회에서 활동하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로 지목된 교인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들을 신천지로 규정한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이단 연구가들이 신천지 추수꾼 수십여 명이 강북제일교회에서 활동하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로 지목된 교인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하면서, 자신들을 신천지로 규정한 이들에 대해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이단 연구가들은 자신들의 폭로를 입증한 근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 의심자로 파악되는 핵심 인물 하경호·윤석두 집사를 지목하며 "(두 사람이) 신천지 서울 야고보 지파에서 활동했고, 윤 집사는 그 지파에서 재정부장이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신현욱 소장)와 합신이단상담연구소(박형택 소장)가 '강북제일교회에 대한 신천지의 산 옮기기 음모 폭로' 기자회견을 10월 21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었다. 주최 측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 교인들이 기존 교회로 들어가 신천지화하는 '산 옮기기' 전략을 강북제일교회에서 실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현욱 소장은 신천지 의심자로 파악되는 핵심 인물 하경호·윤석두 집사를 지목하며 "(두 사람이) 신천지 서울 야고보 지파에서 활동했고, 윤 집사는 그 지파에서 재정부장이었다"고 말했다.

박형택 소장, "추수꾼만 30명 넘는다"

박형택 소장은 강북제일교회 내 '강북제일교회를사랑하는모임(강사모)'에 있는 사람들 중 신천지로 밝혀진 사람이 약 30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 교인들을 상담하고 구하는 과정에서 '서울 야고보 지파(강북·노원·성북·의정부)가 강북제일교회에 추수꾼을 많이 파송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사모에서 활동하는 핵심 멤버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신천지 이탈자에게 보여줘 여러 번 확인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증언 내용을 문서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전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 이탈자 3명 이상에게 확인한 자료 중 세 가지를 언급했다. 내용은 △신천지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하경호 집사와 줄다리기를 같이 했다 △윤석두 집사가 전 교인들 앞에서 매달 재정 보고를 했다 △윤 집사가 새 신자들에게 재정에 대해 교육한 적이 있다 등이다. 신천지에서 조직적인 개입이 있을 것으로 본 신 소장은 "신천지와 당사자들의 반응을 보고 추후에 더 밝히겠다"고 말했다.

▲ 강북제일교회 대책위원회 이은훈 집사는 "산 옮기기를 통해 강북제일교회를 삼키려는 세력인 하경호 집사 측의 실체가 드러난 이상 예장통합 총회와 노회가 그들과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강북제일교회 대책위원회 이은훈 집사는 "산 옮기기를 통해 강북제일교회를 삼키려는 세력인 하경호 집사 측의 실체가 드러난 이상 그들과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며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손달익 총회장) 총회와 평양노회에 호소했다.

하경호·윤석두 집사, "당회파의 음모", "법적 책임 물을 것"

신천지 의혹에 대해 하경호·윤석두 집사는 부인하고 나섰다. 하 집사는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신천지가 뭔지도 모른다. 복음주의 정통 장로교회에서 3대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신천지 의혹이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했다. 이어 하 집사는 "당회에서 조사해서 강사모에 신천지 교인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회의록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거짓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한 사람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두 집사도 "(신천지 의혹은) 당회파들이 우리를 쫓아내기 위해 꾸민 것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윤 집사는 "강북제일교회에 20년 다녔고, 올해까지 10년 차 재정부를 맡고 있다"며 증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음모라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신현욱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증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증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신 소장은 "비상이 걸린 신천지에서 증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며 "이탈자 목록을 뽑아 증인을 찾아내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북제일교회는 재정 비리 의혹, 불법 청빙, 목사 안수 무효 등의 문제가 있던 황형택 목사가 2011년 말 물러난 후 내분을 겪어 왔다. 황 목사를 반대했던 강사모 내부에서 청빙위원회를 꾸려 담임목사 청빙을 하려다가 마찰이 생겨 하경호·윤석두 집사 측과 당회 측 교인들로 나눠졌다. 임시당회장이 세 번이나 바뀌면서 후임 목사 청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갈등으로 폭력 사태가 일어나 수십 건의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현재 당회 측 교인들은 교회 출입을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 강북제일교회, 내부 갈등에 청빙 지연) 황 목사는 그와 함께한 교인들과 교회를 나와 광운대 건물에서 따로 모임을 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린 10월 21일 강북제일교회에 예장통합 대전서노회 이단상담소 소장 강종인 목사(대전상당교회)와 하경호·윤석두 집사가 충돌하기도 했다. 강 목사는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의 소개로 강북제일교회에 가서 3부 예배 설교 중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두 집사가 신천지 교인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두 집사에 의해 1시간 반가량 교회 밖으로 나가지 못하다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발언한 것을 잘못했다"고 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강 목사는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기자회견을 믿고 발표한 것"이라며, "교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해서 밝혔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이 열린 10월 21일 예장통합 대전서노회 이단상담소 소장 강종인 목사가 강북제일교회 3부 예배 설교 중에 교회에 신천지 교인이 있다고 발언해 하경호·윤석두 집사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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