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래스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생명의말씀사)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 -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걷다> /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 홍병룡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320쪽 / 1만 8000원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 -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걷다> /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 홍병룡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320쪽 / 1만 8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신학이란 무엇인가>(복있는사람), <기독교의 역사>・<십자가란 무엇인가>(IVP), <종교개혁 시대의 영성>(좋은씨앗), <과학과 종교>(린) 등의 저자이자, 제임스 패커와 존 스토트를 잇는 21세기 최고의 복음주의신학자로 불리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회심기. 진리를 향한 그의 여정을 3부로 구성했다. 회심은 특별하고 강렬한 사건이다. 어떤 이는 하나님의 음성, 성령 체험 등을 계기로 회심했다고 고백하지만, 맥그래스의 경험은 결이 조금 다르다. 치열한 독서와 고민, 기독 학자들과의 대화 끝에 그는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철학·과학을 좋아하는 불안정한 무신론자가 신앙의 정수를 깨닫는 이야기와 더불어 회심 이후에도 하나님의 존재, 선의 본질, 인생의 의미 등 불확실성을 떠안고 살아야 했다는 그의 고백이 이 책의 백미다.

"그것은 깊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불빛을 켜서 처음으로 나로 하여금 사물을 분명하게, 아니 밝게 볼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순간이었다. 다시금 새로운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의 문지방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흐릿한 창문 또는 약간 초점이 안 맞는 렌즈를 통해 보는 것처럼 저 너머에 놓인 무언가를 흘끗 목격했던 것이다. 나의 상상력은 이 모습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이제는 나의 이성이 파악하려고 애썼던 새로운 연관성과 상관관계를 볼 수 있었다. 나를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보다 더 강한 힘이 내 속에서 일하는 중이었고 내 지성과 내 마음을 함께 붙잡을 수 있는 듯한 그 무엇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 (6장 '하나님을 발견하다', 89쪽)

"지혜는, 불확실성을 못 참고 실재를 단순하고 피상적으로 읽는 행습을 삼가는 일종의 지식이다. 지혜는 성급한 해석에 저항하는 세계에 살 때 부딪히는 역설과 문제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한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이 복잡한 세계를 자신의 선입견에 억지로 맞추려 하기 보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과 삶을 그런 실재에 기꺼이 맞추는 일들이다. 지혜는 우리에게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깊은 신비를 존중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요구한다. 크리스천의 경험에 따르면, 한 가지를 신비롭다고 인정할 경우 다른 모든 것이 명료해진다고 한다. (22장 '흐릿한 창문을 통하여: 의심을 통과하는 여정',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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