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가 조용기 목사에게 협박 문건을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월 6일 열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기하성여의도·총회장 이영훈) 실행위원회에서 한기총이 기하성여의도 총회에 보낸 문서가 공개됐다. 공문의 주된 내용은 기하성여의도 소속 안준배 목사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사무총장 내정에 항의하는 것이다.

기하성여의도 실행위원들을 공분하게 만든 건 공문에 첨부한 탄원서였다. 자신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목사라고 소개한 탄원서 작성자는 조용기 원로목사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탄원서에는 "조 목사의 잘못된 신앙관과 여성 편력 등을 한기총이 철저히 조사해 한국교회 앞에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한기총은 이 탄원서를 언급하며 "이런 문서가 왔음에도 본회는 조 목사를 보호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귀 교단이 보이는 이중적 행보 탓에 앞으로의 진행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원만한 관계를 맺기 원한다면 한교연과 관계를 정리하길 바란다"고 되어 있다.

실행위원들은 분개했다. 최성규 목사는 "이 문서는 홍재철 목사가 조 목사에게 직접 전달했다. 교계 어른에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이영훈 총회장은 "교단에 정식으로 접수된 문서도 아닌데 왈가왈부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 한기총의 해명이 필요하다. 이후에는 임시임원회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정리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협박이라는 건 최성규 목사의 주장이다. 협박이 아니라 한교연에 사무총장으로 간다는 안 목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들려서 알아보라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기총 총무로 내정된 최명우 목사는 실행위에서 비판을 받았다. 최 목사는 조용기 목사의 추천을 받아 한기총 총무를 맡게 됐다. 교단이나 임원회와는 상의하지 않았다. 최 목사는 실행위원회에서 "한기총과 교단의 중재 역할을 맡겠다"고 했으나, 최길학 총무는 "교단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원회는 최명우 목사와 한교연 사무총장에 내정된 안준배 목사의 교단 내 직책을 모두 사임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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