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도운동 단체로 분류되고 있는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운동)의 이용희 대표가 4월 24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채플에서 특강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신사도운동은 예장합신과 예장고신 등 교단들이 "이단성이 있다"며 교류를 금지한 곳이다.

강사의 이력뿐만 아니라 특강 내용도 구설에 올랐다. 이날 강의는 '나는꼼수다(나꼼수)'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채플에 참석한 신학생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나꼼수가 전 국민을 안티 기독교로 만들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또 나꼼수가 전직 국가 원수 박정희 대통령, 소망교회 장로 이명박 대통령, 개신교를 욕설 등으로 모독했다며 국가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쓴 책 <교회와 국가 무너뜨리는 나꼼수>와 관련 CD도 배포했다. 이 대표는 특강의 대부분 시간을 나꼼수 비난에 할애했고, 강의 말미에 에스더운동은 신사도운동 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수준 이하의 강의였다. 예배하는 시간에 갑자기 나꼼수를 비난하는 강의를 마련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예배 중에도 소란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 학생은 "몇몇 학생들이 '우리가 유치원생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내용을 가르치나', '나꼼수를 비판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자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에게 항의했다"고 예배 분위기를 전했다.

채플을 주관하는 경건훈련원 관계자는 이 대표를 강사로 섭외한 이유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나중에 신학적인 문제가 제기되면 신학 교수들이 다루면 된다. 누가 섭외했는지 등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총신대 신대원의 한 교수는 "강사로 세우기 전에 충분히 검증해야 했는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피터 와그너가 주창자인 것으로 알려진 신사도운동은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직통 계시가 주어지며, 사도와 선지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WLI(홍정식 목사), 큰믿음교회(변승우 목사), HTM(손기철 장로)이 신사도운동에 연루된 국내 단체로 알려져 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 협력상담위원 이인규 권사는 "에스더운동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IHOP(아이합)과 관련된 신사도운동 단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스더운동 측은 "신사도운동과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거나 유포한 적이 없다. 단체 홈페이지에 집회 동영상 등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며 신사도운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주요 장로 교단도 신사도운동의 신학적 위험성을 강조해 왔다. 예장고신은 2007년 "(신사도 운동은) 지극히 불건전한 사상"이라며 "관련 저술 탐독 금지, 강사 초빙 금지, 집회 참여 금지"를 결의했다. 예장합신도 이단성이 있다며 2009년 "참여 금지"를 결정한 바 있다. 예장합동은 신사도운동과 관련해 따로 결의를 한 적은 없지만 현재 총회 신학부에서 신학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백정훈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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