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이 2월 14일 총회를 열고 선거를 치렀다. 제18대 대표회장으로 홍재철 목사가 당선됐다.ⓒ뉴스앤조이 김은실
홍재철 목사(경서교회)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18대 대표회장으로 당선됐다.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한기총은 2월 14일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 총회를 속회하고 선거를 했다. 단독 후보인 홍 목사를 대표회장을 뽑을지 기립 투표로 찬반을 물었다. 그 결과, 참석자 235명 중 231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1명, 기권은 3명이었다.

▲ 후보는 홍 목사 혼자였다. 길자연 대표회장이 후보가 한 명일 경우 다른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다며, 기립 투표를 제안했고, 총대들이 받아들였다. 찬반을 모두 물었다. 그 결과 235명 중 231명이 찬성해 홍 목사가 당선됐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 총회는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이 기각된 것에 고무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이기창 예장합동 총회장은 이를 두고 "하나님의 섭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홍 목사는 취임사에서 앞으로 한기총이 정치·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한기총이 해야 할 일로 '영적인 정치'를 꼽았다. "세상과 정치인이 잘못하면 영적 지도자가 일어나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첫 번째 '영적인 정치'는 학생 인권 조례안 폐지 운동으로 예상된다. 한기총은 "집회 자유, 체벌 금지, 동성애와 임신 출산 행위를 허용하고 종교 사학의 건학 이념과 존립을 위협하는 서울시 학생 인권 조례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을 채택했다.

홍 목사의 대표회장 임기는 2년이다. 이날 총회에서 대표회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하는 정관을 통과했다. 길자연 대표회장이 "변경된 내용은 18대 대표회장부터 적용된다"고 알렸다. 대표회장 교단 순번제는 폐지하고, 임원과 상임위원회 숫자는 늘렸다. 증경총회장을 임원회에 추가하고, 공동회장과 부회장 정원을 10명씩 늘렸다. 상임위원회는 7개를 신설해 21개에서 29개로 늘었다. 상임위원회는 앞으로 임원회 결의로 증감할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 홍 목사가 이끄는 한기총은 사회, 정치적 활동을 활발히 할 것으로 보인다. 홍 목사는 취임사에서 "영적인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총회와 선거는 잔치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기각을 "법원의 좋은 판결", "기쁜 소식"이라며 반겼다. 설교를 맡은 이기창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 총회장은 "(기각 판결은) 정치적인 노력의 결과다. 그러나 그보다 하나님이 섭리하신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잔치의 주인공은 홍 목사였다. 홍 목사는 출마의 변 대신 찬송가를 부르는 여유를 보였다. 홍 목사가 찬양을 마치자 박수가 쏟아졌다. 앙코르를 외치는 이도 있었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이임사에서 "홍 목사는 사명감도 있고 열정도 있는 사람이다. 한기총을 잘 이끌어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만신 명예회장은 "홍 목사처럼 취임사를 잘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치켜세웠다.

홍 목사는 "저 밖에서 구경하고 있는 안타까운 형제들을 내가 포용하겠다"며, 한기총 집행부를 반대하는 교단을 받아들일 용의를 밝혔다. 그러나 반대 측인 한기총정상화를위한대책위(한기총대책위)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기총대책위는 총회 전날 회의에서 총회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 홍 목사가 단독 입후보하고, 반대 교단은 모두 불참한 상황에서 선거 절차는 큰 의미가 없었다. 홍 목사는 출마의 변대신 찬양을 하기도 했다. 사진은 당선 후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는 홍 목사. ⓒ뉴스앤조이 김은실

▲ 각각 전·현직 대표회장이 된 길자연 목사와 홍재철 목사는 서로 격려했다. 길 목사는 홍 목사에게 의사봉과 성경 등을 전달했고, 홍 목사는 감사패와 금 2돈인 황금 열쇠를 주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