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행복나눔재단의 이사장인 조용기 목사는 5월 3일 아내 김성혜 씨와 아들 조희준 씨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 김규원 기획경영실장은 "조용기 목사가 김성혜 씨와 조희준 씨의 사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려했다.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어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4월 22일 교인들에게 사과하고, 5월 들어 조용기 목사 본인과 가족들은 교회 유관 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손을 떼는 조치를 취했다. (관련 기사 : 조용기 목사, <국민일보> 회장 및 발행인 사표 제출조용기 목사 가족도 사표 제출) 그런데 조용기 목사가 돌연 태도를 바꿈으로 인해 교회 안팎이 또다시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 부회장 이종태 장로는 "당회가 정한 지침이 있다. (조 목사의 사표 반려가) 사실이라면 (당회의 결정을)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교회와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당회의 결정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로는 조 목사의 가족들 사표 반려 소식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교회에서 사임하겠다고 약속하고 통보했는데, 난데없이 취소하는 것은 반칙이다. 당회에서 결정한 것을 따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자 교회들이 순복음선교회를 탈퇴한다는 소문도 함께 돌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영산제자교회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조용기 목사의 이사장직 사퇴와 함께 제자 교회의 존재 형식을 지금과 다르게 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혀 탈퇴를 검토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종태 장로는 "순복음선교회에서 제자 교회들이 탈퇴하는 것은 사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는 별개다. 제자 교회들은 형식적으로 독립된 상황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27일 순복음선교회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장로는 "순복음선교회에서 제자 교회들이 탈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탈퇴한다는) 말은 나오고 있고 움직임도 있다. 그리고 자기들도 탈퇴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27일 (순복음선교회)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다"고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국장은 조용기 목사가 김성혜 씨와 조희준 씨의 사표를 반려한 것에 대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에서 김성혜 씨와 조희준 씨가 빠지는 것은 당회의 요구 사항이다. 조 목사가 요구 사항을 거스른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그간 조 목사의 사임 관련 행보를 신뢰하면서 바라보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순복음선교회에서 제자 교회들이 탈퇴하는 문제에 대해서 남 목사는 "제자 교회들의 완전 독립은 우리가 요구한 사항이다. 제자 교회들이 조용기 목사의 그늘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중심적인 구도에서 벗어나서 각 교회가 분산되는 모습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순복음선교회 탈퇴가 교회를 올바로 세우기 위한 목적인지 아니면 정치적인 의도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적절한 시기에 조 목사와 관련된 중대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밝혀 둔다"고 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또 최근 조 목사가 "내가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우리 가족을 교회와 관련 기관에서 물러나라고 할 권한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에 있지 않다고 하더라"라고 몇몇 목사와 장로들 앞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지난 4월 22일 조 목사의 사죄 발언으로 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조용기 목사가 사표를 반려하고 당회의 법적 권한을 거론한 것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를 비롯해 교인들이 술렁거리고 있다고 밝혔다.

순복음선교회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제자 교회 운영에 관한 정관을 개정하고 신임 이사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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