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만 70세 정년이 넘은 의정부 ㅅ교회 염 아무개 목사를 '1년 반' 더 당회장으로 인정해 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변세권 총회장) 북서울노회의 결정에 대해, 교인들이 노회의 위헌적인 결정을 바로잡아 달라고 예장합신 총회에 상소하고 법원에도 염 목사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예장합신 북서울노회는 2월 22일 임시노회를 열고 "후임자 청빙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며 염 목사의 임기를 2025년 가을까지 보장해 주기로 했다. "목사의 정년은 만 70세"라는 예장합신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결정이었다. 염 목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퇴회' 통보를 받은 교인들은 노회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3월 초 노회에 재차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북서울노회는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했다. "당회를 거쳐 서류를 제출하라"는 이유였다.

이미 ㅅ교회에서 쫓겨난 상황인데, 당회를 거쳐 오라는 건 서류를 받아 주지 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노회 차원에서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교인들은 총회 문을 두드렸다. A 장로는 3월 13일, 예장합신 총회에 북서울노회 결의는 명백한 위헌이니 이를 취소해 달라고 상소했다. 총회 헌법에 따라 ㅅ교회는 올해 1월 1일부터 담임목사 및 당회장이 존재하지 않으니, 임시당회장을 파송해 달라고 요구했다.

A 장로는 "총회 헌법상 목사의 정년은 70세임이 분명하다. 이는 강행규정으로써 교단에 소속한 모든 목사가 따라야 한다"며 염 목사가 현재까지 ㅅ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빙을 진행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염 목사의) 직무 유기"라고 했다. 불법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염 목사는 교회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교인 100여 명을 일방적으로 퇴회시켰는데, 노회는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염 목사 편을 들었다고도 했다.

의정부 ㅅ교회. 뉴스앤조이 엄태빈
의정부 ㅅ교회. 뉴스앤조이 엄태빈

총회에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총회 관계자는 교인들에게 "노회를 거쳐 서류를 제출하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서울노회의 태도를 봤을 때, 노회를 거쳐 오라는 것은 상소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 

A 장로는 3월 2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인들을) 퇴회시킨 건은 당회에 재판을 청구해야 한다면서 노회랑 똑같은 말만 한다. 지금 당회가 전혀 합리적이지 않고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상회인 노회와 총회에 도움을 요청한 거다. 헌법에 따르더라도 상회(노회·총회)에 재판을 청구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다 한통속인 것 같다. 노회도 바로잡지 못하고 총회도 바로잡지 못하면, 교회가 잘못된 걸 누가 바로잡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교인들이 총회 관계자에게 한참 따지고서야 총회는 노회를 거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부전지'를 첨부하라고 했고, 교인들은 3월 26일 총회에 상소장을 제출했다.

A 장로는 교단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 주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교회가 불법을 저지르면 우리는 누구한테 얘기해야 하나. 불법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해결해 달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예장합신 관계자들은 <뉴스앤조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변세권 총회장은 3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자세한 내용을 아직 모른다. 총무가 소식을 잘 알고 있으니 문의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장합신 정선엽 총무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뵙는 분인데 첫 질문 치고 굉장히 당황스럽다. (기자가) 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노회에 속한 교회 일이기에 총회의 입장이 있을 수 없다. <뉴스앤조이>가 교회를 잘 세우고 살리는 취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 헌법을 어긴 목사에게 유예 기간을 주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정 목사는 신경질을 내며 "잘 모른다"고만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교인들은 사회 법정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2월 말 의정부지방법원에 염 목사를 상대로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염 목사는 소속 교단 헌법에 의해 정년퇴직 되었으므로 마땅히 시무를 마치고 물러났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각종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 년간 교회를 섬겨 온 교인들을 제명 조치하고 오랜 세월 신앙이란 명분 아래 '하나님의 기도 응답', '목사는 하나님의 사자'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심리적으로 교인들을 지배하여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염 목사는) 자신의 뜻에 반하는 교인들을 '반란군'이라 지칭하며 교인들 간 반목과 대립으로 분열시켰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ㅅ교회 염 목사의 입장을 묻고자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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