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정년이 지나도 은퇴를 거부하는 담임목사 때문에 분쟁 중인 의정부 ㅅ교회. 교단은 염 아무개 담임목사에게 정년보다 1년 반 이상이 지난 2025년 가을까지 시간을 주기로 했다. 염 목사가 정년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변세권 총회장) 북서울노회(박영석 노회장)는 2월 22일 ㅅ교회에서 임시노회를 열었다. 이날 노회에서는 ㅅ교회 A 장로가 1월 17일 △교단법상 염 목사의 정년이 2023년 12월 31일인데 은퇴하지 않는 점 △12월 17일 공동의회를 불법으로 무효화한 점 △A 장로 가정을 불법으로 출교시킨 점을 등을 바로잡고 임시당회장을 파송해 달라고 요청한 안건을 상정했다. 노회원들은 <뉴스앤조이> 기자와 염 목사 은퇴를 요구하는 교인들의 출입을 막고, 약 5시간 동안 교회 문제를 논의했다.

격론 끝에, 노회는 ㅅ교회가 2025년 가을 정기회까지 후임자를 청빙하고 그와 동시에 염 목사가 은퇴하는 중재안을 만들었다. 아울러 교인들이 염 목사의 은퇴 계획안을 부결시켰던 지난해 12월 17일 공동의회와, 12월 24일 예배에서 염 목사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A 장로 가정의 출교를 모두 무효화하기로 했다. 이 중재안이 결의돼, ㅅ교회는 당분간 노회가 파송하는 임시당회장이 아닌 종전처럼 염 목사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노회 결정은 정년이 지난 목사에게 앞으로도 1년 반 넘는 시간을 더 주고 그를 당회장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초법적인 조치다. 염 목사가 은퇴 과정에서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을 무더기로 내쫓은 점을 봐도, 은퇴 예정 시점인 2025년 가을까지 교회가 순탄하게 굴러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회는 ㅅ교회 상황과 후임자 청빙 기간을 고려했다는 이유를 댔다. 

예장합신 북서울노회는 22일 ㅅ교회에서 임시노회를 열었다. ㅅ교회 사태를 두고 벌어진 격론은 5시간가량 이어졌고, 기자와 염 목사의 은퇴를 바라는 ㅅ교회 교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예장합신 북서울노회는 22일 ㅅ교회에서 임시노회를 열었다. ㅅ교회 사태를 두고 벌어진 격론은 5시간가량 이어졌고, 기자와 염 목사의 은퇴를 바라는 ㅅ교회 교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북서울노회장 박영석 목사는 임시노회 다음 날인 23일 <뉴스앤조이>와 만나 "목사들은 법을 피하려면 교단을 나가는 게 낫고 예장합신에서는 안 되는 걸 안다. 임시당회장 파송보다도 지금 '이 교회가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가 노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염 목사의) 정년이 지난 것은 맞다.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회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후임 목사 청빙에 대한 절차, 그리고 은퇴 준비를 위해 2025년 가을 노회 때까지 청빙을 청원하고 시무 사면하라고 했다. 염 목사가 (후임자로 결정한) 강도사가 목사 안수받는 것을 보고 은퇴하겠다고 했고, 지금은 (은퇴) 준비가 덜 됐으니 ㅅ교회 상황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노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시선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노회 서기와 염 목사를 찾아가 은퇴 날짜를 정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교인들) 출교를 취소하고 은퇴하라고 몇 번이나 연락했다. 노회 측에서는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하고, A 장로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노회 결정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박 목사는 "5시간 30분가량, 양측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줬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왜 그렇게 하셨나', '그건 잘못된 거 아닌가'라고 계속 물었다. 절차적 오류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염 목사는 노회 중재 이후에도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을 압박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염 목사는 노회 중재 이후에도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을 압박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그러나 노회의 중재 이후에도 염 목사는 여전히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임시노회 이후 첫 주일이었던 2월 25일, A 장로 가정은 ㅅ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염 목사는 광고 시간에 "퇴회 명령을 내린 교인들이 또 왔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또다시 엄포를 놓았다. 

A 장로는 "노회에서 우리 가정의 출교가 무효라고 결의했기 때문에 당연히 교회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염 목사는 교단법에도 없는 '퇴회'라는 규정을 들고 나와 자꾸 교회에 못 들어가게 한다. 목사 때문에 시험에 들어 교회에 안 나간 건데, 교회가 이유를 살피거나 기간을 두고 권면하지도 않고 바로 ㅅ교회 교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사랑도, 은혜도 없는 것이다. 6개월간 교회에 못 오게 해서 선거권·피선거권과 같은 권리를 박탈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염 목사가 일방적으로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을 내쫓으려 하는 일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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