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하루아침에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걸 보며 올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지 걱정이 되네요. 매일매일 기후의 변화가 정말 크게 와닿습니다. 날이 갈수록 극단적이고 이상한 기후를 몸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밖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실내로 들어가 보면 땀이 날 정도로 기온을 높여 놓은 곳이 많더라고요. 당장은 따뜻해서 좋지만 조금 있다 보면 답답해지기까지 합니다.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더 시원하게, 겨울에는 히터로 더 따뜻하게'를 반복하다 보면 점점 더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방의 창문을 열려고 보니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 때문에 창문이 얼어서 열리지 않더라고요. 추워서 창문을 자주 열지 않았는데 이랬던 적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드라이기로 창문의 얼음을 녹이고 바로 단열 제품을 알아봤습니다. 창문의 한기만 막아도 난방비를 꽤 많이 아낄 수 있더군요. 아직 단열 작업을 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최적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며칠 뒤면 크리스마스네요. 한창 교회에서 성탄 축제를 준비하느라 바쁘시려나요. 2023년도 이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잠깐 올해를 돌아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던 것 같아요. 한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돌아보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면서 2023년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감사한 분들에게 인사도 하고, 오랜만에 안부도 전해야겠어요.

추운 날씨지만 독자님들 모두 즐겁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태빈

"동성애 책 읽고 공부하자"고 했더니 째려봐
이동환 목사 재판 전말

· 지난 12월 8일 '출교'를 선고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가 사실상 '출교'라는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상 하자를 모조리 무시한 채 재판을 강행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 경기연회 재판위원장을 맡았다가, 재판 진행 절차에 항의하며 사퇴한 박인환 목사(화정교회)의 말입니다.

· 박인환 목사는 애초부터 제척 사유(고발인과 같은 지방회 소속)라 재판에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직접 심리하는 게 아닌 재판위원회 전체 회의와 반 배당 등 '위원장의로서의 직무'에서도 일방적으로 배제당했다고 말했습니다.

· 특히 '공소기각'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부활'시킨 후 재판을 재개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해 왔지만, 수차례 지적해도 경기연회가 재판을 강행했다는 사실도 말했습니다.

· 그러면서 "힘 있는 자가 이기고 마는 상황에서, 내 능력으로 법과 신앙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 재판위원들의 편향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위원들에게 "동성애에 관한 찬반 등 다양한 관점이 담긴 신학 서적을 읽고 재판하자"고 말했다가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일화도 털어놨습니다.

· 한국교회 첨예한 이슈인 동성애 문제, 그리고 사상 처음으로 이 문제로 목사를 출교하느냐 마느냐가 걸린 재판이었지만, 이미 재판위원들은 결론을 정한 것 같은 뉘앙스를 수차례 풍겼다는 것입니다. 

· 박인환 목사는 "성소수자를 품고 그들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조차 동성애 지지자 프레임을 씌우는 '현대판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편집국 승현

졸업장 대신 '무기정학' 내민 대학교

· 총신대학교 학생 A는 12월 14일 학교로부터 '징계 의결서'라는 공문을 받았어요.

· 학칙을 어기고 동성애를 지지하는 모임 '깡총깡총'에 가입했으니, 무기정학에 처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죠. 

· 게다가 16회에 달하는 '특별 지도'도 받아야 하고, 징계 기간 중 다시 '동성애 지지·동조 행위'를 하면 퇴학 처분을 내리겠다고 돼 있었어요. 

· A는 졸업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이번 징계로 졸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예요.

성소수자 지지하면 징계, 색출하면 '공익 제보'

· 징계의 근거가 된 총신대의 학칙은, 2016년 신설된 '동성애 지지 또는 동성애 행위'를 한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는 조항인데요. 

· 당시 총신대는 학내에 성소수자 당사자 및 지지자들의 모임 '깡총깡총'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징계 규정을 만들고, 구성원들로 의심되는 학생들의 소셜미디어를 사찰하는 등 추적극을 벌여 왔어요. 

· 결국 2022년 한 재학생이 깡총깡총 단체 채팅방에 잠입한 뒤 구성원 명단을 빼돌려 학교에 제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학교는 아웃팅을 저지른 학생을 '공익 제보자'로 치켜세우는 한편, 지난 2월 학생 6명에게 징계를 내렸어요. 

· 또한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A가 이번 학기에 복학하자 다시 조사위원회를 가동했고, A에게 무기정학을 내리면서 결국 구성원 전원이 징계를 받게 된 거예요.

신학교판 마녀사냥

· 총신대는 한결같이 학칙에 따라 학생들을 징계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징계위원장 김영숙 교수는 "사회 법이 아니라 학교의 건학 이념과 징계 규정이 우선"이라고 말했죠. 

· 하지만 대학이 무슨 자격으로 개인의 '동성애 지지 또는 동성애 행위'를 반대하는 걸까요? 또한 학교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학생의 권리를 박탈해도 괜찮은 걸까요?

· 심지어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모임에 속한 것 자체가 동성애를 지지한 것이라는 학교의 막무가내식 논리는, 신학교판 마녀사냥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 학문의자유를 짓밟고 사상 검증을 계속한다면, 미래의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욱 암담해질 것 같습니다. 

편집국 수진

국가 폭력 트라우마 괴로워하다 세상 떠난 이종명 목사
허공에 사과한 법무부

· 지난 12월 15일, 법무부는 '프락치 강요 사건(녹화 공작)'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 항소를 포기한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 11월 24일, 국가 폭력 피해자 이종명·박만규 목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법원은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각각 9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 소송을 지휘하는 법무부는 15일 오전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 그런데 돌연 15일 오후 항소를 취하하더니,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말을 빌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항소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 정작 피해자 박만규 목사는 이 사실을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 법무부는 1심 선고 직후인 12월 7일, 이종명 목사가 별세한 사실도 몰랐습니다. 허공에 대고 사과한 셈입니다.

· 충남 아산에서 농촌 목회를 하며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힘써 왔던 이종명 목사는, 40년 전 동료들을 밀고하라는 지시를 받고 군 생활을 했던 것이 큰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보안사령부의 고문과 회유, 통제도 평생을 옭아맨 상처였습니다.

· "앞으로도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바로잡겠다"고 멋있는(?) 말을 남긴 한동훈 장관은 21일 법무부장관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 "다른 녹화 공작 사건도 대응하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법무부는 "개별 소송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 피해자들이 한 장관의 행보를 '정치 쇼'에 불과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편집국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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