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교회의 성경> /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224쪽 / 1만 4000원
<초기 교회의 성경> /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224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초기 기독교 성경의 형성과 쓰임을 소개하는 입문서. 쿠바 출신으로 예일대학교에서 최연소 역사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역사신학자 후스토 L. 곤잘레스가 썼다. 그가 남긴 대표작으로는 <기독교 사상사>(한국장로교출판사), <초기 교회에서 배우는 주기도문>(이레서원) 등이 있다.

그는 구약·신약 목록이 형성된 과정을 비롯해 기독교가 성경을 필사하고 보존하는 방식을 살펴본다(1부 '성경의 형성'). 기독교인들은 예배와 개인 묵상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성경을 어떻게 사용했고(2부 '성경의 사용'), 성경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해 왔는지(3부 '성경의 해석') 설명한다.

이를테면, 초기 기독교인들은 70인역이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리아 정경'을 사용해 왔다. 신약 저자들이 성경이라고 인용한 책도 대부분 70인역이다. 기독교가 등장하고 나서, 1세기 말 유대인들도 거룩한 책의 목록을 작성하는데, 이를 '예루살렘 정경'이라 부른다. '예루살렘 정경'은 현대 개신교 성경과 거의 일치하고 배열 순서만 약간 다르다. 그렇다면 왜 현대 개신교는 초기 기독교인들이 따르던 '알렉산드리아 정경'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걸까. 후스토 L. 곤잘레스는 이를 종교개혁과 연결 지어 서술한다.

초기 성경의 사용도 흥미롭다. 고대 성경 읽기는 '듣기'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경이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읽히기 위해 쓰였다"고 말한다. 따라서 예배에서 낭독과 해설 즉, '말씀 예전'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많은 시간을 차지했다. 그런데 중세 이후 기독교는 '말씀 예전'보다 '성찬 예전'을 중요하게 여겼고, 종교개혁 이후 상황은 다시 뒤바뀐다. 후스토 L. 곤잘레스는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신약의 주요 책들에 관해서는 일찌감치 전반적으로 의견이 일치했지만, 현재 형태의 정경과 모든 면에서 일치하는 현존 최고의 정경 목록은 367년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우스가 쓴 편지에 나온다. 그러므로 신약의 정경은 교회의 권위 있는 사람들의 공식 선언의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천천히 진행되어 마침내 의견 일치에 도달한 과정의 결실이다." ( 2장 '신약의 형성' 31~32쪽)

"교회는 사복음서를 정경에 포함함으로써 내부에서도 다양성을 널리 용납할 수 있는 개방적 태도를 열어 놓았다. 사복음서들은 각각 교회 내에서 특정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소아시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요한복음을 좋아했으며 이에 반해 유대-기독교 공동체의 그리스도인들은 마태복음을 좋아했고, 시리아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누가복음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신약의 정경은 자체의 다양성에 힘입어, 점차 다양성이 증대되는 형편에서도 교회가 하나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2장 '신약의 형성'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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