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님, 안녕하세요. 제가 사는 경기도 부천에는 시민이라면 단돈 5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는 독립 영화관이 있는데요. 저는 주말에 별일이 없으면 이곳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오곤 합니다. 상영관이 그리 크지 않고 좌석도 6열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영화관이지만, 상영하는 영화의 큐레이션이 좋고(대부분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합니다), 작은 영화관 특유의 분위기가 있거든요. 무엇보다 멀티플렉스의 영화 관람 가격이 14000원을 웃도는 요즘, 부담없이 영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자주 찾곤 합니다.

얼마 전 제 마음을 움직인 영화 한 편이 있었는데요. '강변의 무코리타'라는 일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로 더욱 유명하죠. 저는 아직 카모메 식당은 보지 못했는데,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분이 많더군요. 이번 '강변의 무코리타'도 인생 영화로 꼽을 만하다고 생각해요. 영화가 좋기도 했고, 인생을 주제로 다룬다는 점에서요.

영화 제목 '강변의 무코리타'는 일본의 한 시골 마을 강변에 위치한 가상의 연립, '무코리타 하이츠'를 말해요. 영화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 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보여 주는데요. 빈곤하지만 서로를 소외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이 보는 내내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무엇보다 갓 지은 쌀밥 한 공기와 텃밭에서 막 따 온 제철 채소, 젓갈 한 그릇을 나눠 먹는 이들의 식사 장면은 우리의 일상처럼 별것 없이 반복되는데, 몸과 마음의 허기와 '함께 먹는 행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바쁘디바쁜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감각을 놓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갑자기 내 영역을 침범해 들어오는 무언가는 밀어내야 편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무감해지기 쉽죠. 그런 자신과 타인의 모습에 자치고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보시기를 추천해요. 영화를 본 뒤 마음에 남은 온기로 주변을 따뜻하게 데우고 싶어질 거예요. 이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도 조금씩 가시고 날이 선선해지네요. 아무쪼록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수진

복음 전파한다던 장재형 유관 기관들
이번엔 쇼핑몰 '대출 사기' 논란

배경

· 재림주 논란을 일으킨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 장재형 씨에 대한 폭로가 일본에서 또 터져 나왔던 2018년. <뉴스앤조이>는 일본 탈퇴자의 폭로로 촉발된 장재형 씨 논란을 다시 취재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 장 씨가 설립했다는 한 대학생 선교 단체 때문이었는데요. 선교 단체 전화번호가 '글로벌스토어'라는 온라인 쇼핑몰로 연결됐기 때문이죠. 게다가 그 쇼핑몰의 주소지는 <기독일보>와 장재형이 한국에 세운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예장합복)이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다 보니 이 쇼핑몰을 비롯해 이곳과 연결된 또 다른 쇼핑몰의 관계자들이 모두 '예장합복 목사'였습니다.
· 선교를 하는 건지 장사를 하는 건지, 선교 단체는 간판이고 실제로는 전자 상거래가 주 업무인 것은 아닌지 의아했습니다.

미국에서 유사한 일이

· 그런데 5년 만인 2023년 미국에서 또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장재형이 세운 미국 올리벳대학교 졸업생과 그 관계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자 상거래 업체들을 내세워 '조직적 금융 범죄'를 일으켰다는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 '8fig'이라는 회사가 미국 텍사스 주 연방 법원에 올리벳대학교와 세계올리벳성회, 그리고 그들와 연결된 10여 개 회사를 상대로 1760만 달러(약 232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 물론 사업을 하다 보면 장사가 잘 안될 때도 있습니다. 대출 상환을 연체하거나 새로운 대출을 받아 돌려 막기도 하죠. 그렇지만 10개가 넘는 기업이 비슷한 시기 자금을 지원받고 갚지 않았는데, 그들이 서로 연결된 정황이 드러난다면 그땐 '범죄'가 됩니다.

조직적인 행동으로 보이는 정황

· 8fig은 철저하게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 대표들의 신원, 이들의 연관성, 과거 올리벳대와 연관 기관들이 일으켰던 '돈세탁' 범죄나 관련 논란 등을 소장에 모두 정리했습니다.
· 8fig의 의심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이, 정말 그들의 주장처럼 '조직적'인 행동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 온라인 업체의 대표 중에는 한국인도 다수 있었습니다. 취재해 보니 과거 <크리스천투데이> 기자로 일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 우연의 일치로 이들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돈을 안 갚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입니다.
· '대출 사기' 논란도 그렇습니다. 8fig은 이 업체들과 연관된 미디어 회사들이 비슷한 수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2017년 <IBTimes>는 허위 트래픽으로 조회 수를 부풀려 정부 광고 281만 달러를 수주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 그뿐 아니라 2018년에는 오이코스네트워크가 컴퓨터 서버 장만 명목으로 허위 대출을 했다는 혐의로, 장재형이 만든 <크리스천포스트> 모기업 CMCi 대표가 체포되는 일도 있었죠.
· 이번 조직범죄법 위반 논란도 비슷한 패턴이라는 것입니다.

또 다시 등장한 '방주'

· 또한 소장에 '노아의방주' 개념이 등장하는 것도 특이합니다.
· 노아의방주는 2018년 장재형으로부터 세뇌당하고 금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일본 탈퇴자들이 말했던 개념인데요. 장재형의 사역은 언론·상거래·교회 등 3층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말한 바 있거든요.
· 그런데 이번 소송에서 8fig은 장재형의 단체들이 △미디어 △대학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것이 '방주'의 형태라고 했습니다. "미디어를 방패로 쓰려 했다"는 주장까지도 과거 탈퇴자들의 주장과 일치합니다

정리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8fig의 이번 소송은 과거 일어났던 논란과 너무나도 유사합니다.
· 탈퇴자들이 주장했던 피해, 언론의 과거 보도, 과거 범죄 패턴, 사업에 연루된 이들이 모두 장재형과 관계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그렇습니다.
· '복음을 전파하겠다'며 정상적인 대학교, 언론사로 홍보하는 장재형의 유관 기관들이 왜 이렇게 매번 복음과 상관없는 돈 문제에 휘말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그것도 억울한 피해자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가해자로 등장하는 패턴까지 똑같고요.

올리벳대 측의 입장

· 이런 주장이 불거질 때마다 올리벳대 측은 '오해', '억측'이라는 입장이고 심지어 '주사파 세력의 교회 공격'이라는 프레임까지 꺼내 들기도 합니다.
· 과연 <크리스천투데이>, 올리벳대학교와 같은 장재형의 유관 기관들이 정말 무슨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하지 않을까요?  

편집국 승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