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요셉입니다. 이번 주는 내내 비 소식이네요. 오늘 새벽 재난 문자 알람에 잠깐 깼는데, 폭우가 무섭게 쏟아지는 모습을 봤습니다. 섬뜩했습니다. 아무쪼록 가정과 일터에 큰 사고가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얼마 전 제 인생 첫 하프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이날은 너무 덥고 햇빛도 뜨거웠습니다. 욕심내지 말고 완주만 하자는 생각으로 뛰고 걸었는데요(;). 골인 지점을 통과하니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11월에는 풀코스 대회가 잡혀 있는데, 8월부터 슬슬 훈련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독자님, 요즘 교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다음 주에 있을 중·고등부 연합 수련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구석이라고는 1도 없는 제가 레크리에이션을 맡게 됐거든요…. 청년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며 열심히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대부분 인기 예능에 나오는 게임들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겠지만요.ㅎㅎㅎ

청년 선생님들을 보면 저는 기특하고 신기합니다. 열정이 대단하거든요.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수련회 장소를 답사했는데, 여러 청년 선생님이 자발적으로 따라왔습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중 한 분은 다음 주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수련회에도 못 가는데, 기획 회의에도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선생님들이 수련회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목사님을 포함해 대다수 선생님은 수련회가 아이들에게 커다란 전환점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평소 주일예배와 반 모임에서 경험하지 못한 은혜와 깨달음을 얻길 기대하면서요. 마치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청년 선생님들이 열심을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동체의 변화를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등부를 보고 있으면 마치 교회라기보다는 '출석 도장만 찍고 집으로 돌아가는 곳' 같다는 인상을 여러 번 받았거든요.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수련회에서 서로 더 알아 가고 친밀해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벽과 담을 허무는 시간을 많이 준비했답니다.ㅎㅎㅎ

그럼 수련회 잘 마치고 후기 전하겠습니다. 독자님도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사역기획국 요셉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하지 못한 전도사

 '그 질문'이 계속되고 있다

· 한국에서 가장 큰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 목사 고시가 6월 29일 있었습니다.
· 예장통합 교단 목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 목사 고시는 설교와 필기시험, 면접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 최근 몇 년간 면접 때마다 '그 질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죠.
· 사실상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는 질문, '반대'라는 답만을 원하는 그런 질문입니다.
· 21세기 한국교회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이죠.

한 전도사 이야기
· 이번에 목사 고시를 본 김지만 전도사(32)도 면접장에서 '그 질문'을 받았습니다.
· 목사 고시를 보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그 고민이 질문을 받은 그 순간까지 이어졌다고 하네요.
· 눈 딱 감고 한 번만 '반대한다'고 말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는 그 말 한마디를 하지 못했습니다.
· 그가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자 면접관들은 그에게 일장 설교를 늘어놓기도 했다네요. 한 명당 평균 2~3분이 주어지는 면접인데, 김지만 전도사는 10분 넘게 면접을 봤다고 합니다.
· 결국 "총회 결의를 따르지 않으면 여기서는 절대 목사가 될 수 없다"는 말로 면접이 끝났다고 하네요.
· '그 질문'이 나올 것을 수없이 예상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손이 떨리는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무지개 행동은 이렇게 마무리되나
· 김지만 전도사는 5년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채플에서 있었던 '무지개 행동'의 당사자입니다.
학교 선후배들과 무지개 색깔로 옷을 맞춰 입고 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죠.
· 징계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 결과적으로 징계는 무효가 됐고, 학교가 학생들의 학습권과 양심의자유를 침해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 소송은 이겼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었죠.

· 수년에 걸친 소송을 통해 김지만 전도사와 학생들은 교단을, 학교를, 특히 교수들을 믿지 못하게 됐습니다.
· 그래도 김지만 전도사는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목사 고시까지 봤다고 합니다.
· 그리고 이제 그는 정말 지쳐 보였습니다. 목사가 되기 위한 과정 10년, 무지개 행동 후 5년의 시간은 '그 질문'에 의한 목사 고시 탈락으로 마무리되게 생겼습니다.


명성교회 세습과 반동성애가 무슨 상관?
· 무지개 행동 징계와 목사 고시까지 이어지는 '그 질문', 이 배경에는 더 큰 그림이 있습니다.
· 예장통합에서의 반동성애 움직임은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이 깊습니다.
· 2017년 명성교회 세습이 본격화하자 장신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불법 세습 반대'를 천명했죠.
· 그런데 때마침 장신대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목회를 고민하고 그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몇몇 학생의 목소리가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 이는 명성교회 세습을 두둔하던 사람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습니다.
· '교수들이 학생들의 친동성애적 성향을 용인하고 있다'면서 공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수들은 오히려 학생들을 징계하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21세기 마녀사냥에 동조해 버렸습니다.
· 지난 몇 년간 장신대에서 실행돼 온 '동성애자 신학교 입학 불허', '신학교 최초로 입학 시 반동성애 서약', '목사 고시 면접 때 나오는 그 질문'은 이런 맥락에 있는 것입니다.
· 결과는 명성교회의 완승이었죠.

희망이 있을까

· 올해 9월 열리는 예장통합 108회 총회 장소가 명성교회로 확정되면서, 명성교회는 '세습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 세습 반대에 사활을 걸 것처럼 했던 장신대 교수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어설펐던 '무지개 행동'으로 부당한 징계를 받았던 학생들은 인생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는 충격과 상처를 받았습니다.
· 교단의 목사 고시 면접에서는 몇 년째 '그 질문'이 반복되고 있고, 이제 확신 있게 '반대한다'고 선언하는 자만이 예장통합 목사가 될 수 있습니다.
· 김지만 전도사와 함께 면접을 본 나머지 5명은 모두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고 합니다.
· 김지만 전도사는 목사가 된다면 사회적 약자들에게 교회가 되어 주는 목회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 교회가 필요한 이들에게 교회가 되어 주고자 했던 이는 마녀사냥으로 짓밟고, 성소수자를 반대하고 정죄하는 사람들만 목사가 되는 교단.
· 과연 희망은 있을까요?

편집국 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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