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지역 최대 교회인 광은교회 김한배 목사가 아들 김신형 목사에게 교회를 세습하기로 했다.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광명 지역 최대 교회인 광은교회 김한배 목사가 아들 김신형 목사에게 교회를 세습하기로 했다.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경기도 광명의 대형 교회인 광은교회(김한배 목사)가 부자 세습을 앞두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 소속 광은교회는 4월 8일 '원로목사 추대 및 담임목사 위임·임직 감사 예배'를 연다. 광은교회를 설립한 김한배 목사가 원로로, 아들 김신형 목사가 담임으로 취임한다.

광은교회는 출석 교인이 수천 명에 달하는 대형 교회다. 김한배 목사는 1974년 광은교회를 개척한 뒤, '셀 모임'을 중심으로 활발한 전도 활동을 펼치며 교세를 확장해 왔다. 광은교회는 교인 수가 늘자 하안·시화·일산 예배당을 세웠다. '지교회 100개 설립, 셀 리더 5000명 양산, 선교사 300명 파송'이라는 목표 아래, 병점·검단·대전 등 전국 곳곳에 지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광은교회는 지난해 말 공동의회를 열고 김신형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교인 대다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목사는 2010년 12월 광은교회 시화성전에 교육목사로 부임했다. 부목사를 거쳐 현재는 광명성전 '동사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사목사는 사실상 후임 목사로, 담임목사와 함께 사역하다 담임목사가 은퇴할 경우 위임목사로 청빙된다.

김한배 목사(사진 왼쪽)와 아들 김신형 목사. 광은교회 유튜브 갈무리

교회 세습을 반대한다고 밝힌 광은교회 한 교인은 4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젊은 층에서 부자 세습을 반대했지만, (김한배)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워낙 강해 교인 대부분은 순종하는 분위기다. 체계적으로 교회 내 여론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세습 반대파가 생길 수 없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교회 세습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4월 5일 김한배 목사에게 연락했지만, 김 목사는 "지금 회의 중이니까 끊어 달라"며 통화를 종료했다. 이후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김 목사는 응답하지 않았다. 김한배 목사의 동생인 김 아무개 장로는 "규정을 지켜 정상적으로 선출한 걸 왜 세습이라고 하느냐. 세습은 그냥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고, 이건 세습이 아니라 성도들이 뽑은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에서 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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