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서울관악노회에 소속한 서울 동작구 ㅅ교회가 분쟁에 휩싸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목회자의 경솔한 처신으로 야기된 6개월 간의 분열과 갈등, 어려운 난제들이, 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목회자가 자신이 약속한 것에 책임을 지는 결과를 통해 조속히 회복되어…."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장로의 대표 기도는 담임목사를 향하고 있었다. 여느 교회와 다를 바 없던 예배 분위기였지만, 사실 이곳이 살얼음판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했다. 2월 19일 일요일 서울 동작구 ㅅ교회 3부 예배는 언제 쩍쩍 소리를 내며 갈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담임 최 아무개 목사(63)는 맨 앞자리에서 미동 없이 기도를 듣고 있었다.

설교 시간이 되어 최 목사가 강단에 오르자 예배당 2층 중앙에 앉아 있던 교인 60여 명이 일제히 피켓을 들었다.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피켓에 있는 문구는 날카로웠다. '양들은 죽어 가는데 나 몰라라~ 최○○ 목사!', '함량 미달 인성 미달 최○○ 목사는 즉각 사퇴하라!', '싸움 않는 교회, 목사님 사퇴로 이루어진다!', '장로님들을 고발한 양심 없는 최○○ 목사!', '설교 카피는 도둑질!', '최○○ 목사 OUT!' 등등. 최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30분간 설교를 이어 나갔다. 교인들은 설교 내내 피켓을 들고 있었다.

최 목사가 설교를 시작하자 2층에 있는 교인들은 피켓을 들고 보이콧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최 목사가 설교를 시작하자 2층에 있는 교인들은 피켓을 들고 보이콧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예배가 끝나자 위태했던 살얼음판은 깨지기 시작했다. 2층에 있던 교인들은 본당 입구에서부터 로비까지 피켓을 들고 섰다. 여기저기서 의견이 다른 교인들 간 고성이 오갔다. 최 목사가 본당을 빠져나오자 "사퇴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로비를 울렸다. 최 목사는 교인 두세 명의 호위를 받으며 2층 사무실로 급하게 들어갔다. 피켓을 든 교인들은 우르르 몰려가 최 목사를 성토했다. 사무실 문은 잠겼고 그 앞을 최 목사 지지 교인 대여섯 명이 막아섰다.

"사퇴하라!", "물러나라!", "대화하라!" 최 목사를 비판하는 교인 30~40명이 사무실 문 앞 복도와 계단에 진을 치고 최 목사를 옹호하는 교인들과 대치했다. 고성이 오가고 밀고 밀리는 일이 반복됐다. 대치는 1시간도 넘게 계속됐다. 장로들은 최 목사와의 대화를 요구했으나 그가 있는 목양실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결국 신변 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이 최 목사를 데리고 나와 교회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문 앞에서도 대치는 한동안 계속됐다.

누구에게도 은혜가 되지 않는 이런 상황이 ㅅ교회에서는 벌써 두 달째 지속되고 있다. 설립 76년째, 최 목사 부임 17년째를 맞은 ㅅ교회는 왜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게 됐을까.

성의를 입은 최 목사는 반대 교인들의 아우성을 들으며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성의를 입은 최 목사는 반대 교인들의 아우성을 들으며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최 목사의 사임 발표와 번복

사건의 일차적인 원인은 최 목사의 사임 발표와 번복에 있다. 최 목사는 작년 5월 29일 당회에서 돌연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12월 11일까지만 사역하고 교회를 떠나겠다는 것이었다. 왜 갑자기 사임을 결심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최 목사가 스스로 떠나겠다고 한 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장로들은 최 목사가 ㅅ교회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다음 주 일요일, 장로들은 최 목사에게 다시 한번 사임 의사를 확인한 후, 임시당회를 열어 최 목사의 사임을 수용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장로 13명 중 11명이 찬성했다.

ㅅ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헌법상 목사는 노회 소속이다. 목사가 사임하려면 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 목사는 거듭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도 정작 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교회에는 장로들이 최 목사를 쫓아내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 목사조차 교인들 앞에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교인들은 서서히 최 목사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리기 시작했다.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그가 교회를 떠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가 돌연 사임을 발표한 이유는 장로들의 등쌀을 못 이겨서라는 것이다. 일부 원로장로와 최 목사 사임에 반대한 당회원 장로 2명 등을 중심으로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ㅅ사모(ㅅ교회를사랑하는성도모임)'를 만들어, 최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을 규탄했다.

결국 최 목사는 9월 25일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 사임 의사를 철회했다. 그는 전날 교인들에게 발송한 목회 서신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교회와 성도님들께 깊은 상처를 드리게 됐다"며 "성도님들의 마음이 나뉘고 교회가 어려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제게 맡겨진 임기 동안 더 인내하고 교회를 위하여 일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 성도님들께서 넓은 마음으로 부족한 종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 목사의 번복 후 교회는 더욱 어지러워졌다. 최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사임 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애초 발표대로 12월 둘째 주까지만 사역해야 한다는 뜻을 최 목사에게 전달했다.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과 반대하는 교인들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졌다.

12월 둘째 주가 지나도 최 목사가 사역을 계속하자, 최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12월 셋째 주 일요일부터 3부 예배 시 2층에 모여 앉아 최 목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었다. 예배 후에는 최 목사가 본당을 빠져나가 목양실로 가는 동선을 따라 피켓을 들고 "사퇴하라"고 외쳤다. 이런 행동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 목사가 들어간 사무실 앞에서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과 반대하는 교인들의 실랑이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설교 표절과 사적 후원회 문제 드러나

사임 발표와 번복만이 문제는 아니다. 최 목사가 사임을 번복하기 전후로 ㅅ교회에는 최 목사가 상습적으로 설교를 표절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교인들은 실제로 최 목사가 한 설교와 유사한 설교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다. 최 목사는 주로 사랑의교회 설립자 고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카피했다. 유료 설교 사이트에서 발견한 설교문도 있었다. 토씨만 조금 다를 뿐 설교 주제와 전개 방식이 똑같았다.

특히 최 목사가 작년 12월 25일 성탄절 설교를 표절했다는 데 교인들은 경악했다. 기독교 최대 절기인 성탄절일 뿐더러 교인들이 2주째 피켓을 들고 있던 때였다. 최 목사는 이날 옥한흠 목사가 2001년 12월 23일 했던 성탄절 설교문을 표절했다. 최 목사가 덧붙이고 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설교 예화나 해석, 전개 방식 등이 대부분 같았다.

최 목사에게 설교를 표절한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 목사는 2006년 10월 부임 후 1년간 수차례 온누리교회 설립자 고 하용조 목사의 설교를 카피했다. 이 같은 문제가 드러나자 최 목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당시 ㅅ교회 당회는 최 목사와 설교를 표절하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합의문을 작성하고 사건을 일단락한 바 있다.

교인들은 최 목사가 한 설교가 표절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교인들은 최 목사가 한 설교가 표절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또 한 가지 구설에 오른 것은 최 목사가 관여한 '후원회'였다. 이 후원회는 최 목사가 한 부목사와 함께 교인들에게 일대일로 접촉해 회원을 모았고, 그들이 매월 내는 금액으로 어려운 교인이나 선교사를 돕는 모임이었다. 문제는 이 후원회가 10년 넘게 지속돼 왔고 회장과 회계 등 임원까지 갖춘 조직이었지만, 교회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 모임이었다는 것이다.

최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왜 교회 안에서 비공식으로 후원회를 조직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ㅅ교회는 역사도 길고 규모도 중형 이상이기 때문에 구제부와 선교부를 운영하고 있다. 구제와 선교는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하면 되는데, 왜 이런 불투명한 조직을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이는 최 목사가 사임을 발표하기 몇 달 전 교회 내에서 문제로 떠올랐고, 당회는 후원회에서 지출 내역서를 받아 보았다. 지출 내역서에는 누구에게 얼마를 지원했는지 나와 있었지만, 수입에 관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아 결국 이것만으로는 불투명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현재 후원회는 해산된 상태지만, 일부 교인은 여전히 이 후원회에 들어온 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의심하고 있다.

최 목사 "장로들이 인사권·기획권 가져가"

<뉴스앤조이>는 2월 17일 ㅅ교회 목양실에서 최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최 목사는 교인들의 분열과 자신에 관한 의혹에 대해 1시간 반가량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일단 설교 표절과 관련해, 최 목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설교라는 게 정말 끝없이 밀려온다. 내가 일주일에 하는 설교만 해도 상당히 많다. 힘들 때면 좀 편하게 해야겠다는 유혹이 분명 있다"며 "스스로도 왜 그렇게 미련한 짓을 했을까 생각한다.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후원회는 투명하게 운영돼 왔다고 했다. 자신이 교인들을 대상으로 일부 회원을 모집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을 주선한 것은 맞지만, 후원금 입출금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왜 교회 내에서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 목사는 "ㅅ교회는 한 번에 쓸 수 있는 구제금이 20만 원으로 한정돼 있다. 그 이상을 쓰려면 당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긴급하게 도와야 할 일이 있을 때 도울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원회가 긴급하게 대안 학교에 등록해야 했던 한 교인에게 후원금을 주면서 시작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ㅅ교회 이전 호주에서 목회할 때 운영했던 '스튜어드십(Stewardship)'을 그대로 따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 모임은 성경 말씀대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돕는 취지라며, 누가 누구를 돕는지도 모르게 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구제한다면 결국 누구에게 지원하는지 알려지기 때문에 이런 모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모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구설에 올랐고, 후원회가 해산되고 자신이 사임을 발표한 후에도 계속해서 '목사가 착복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그는 이대로 사임하면 자신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는 것처럼 보일 것을 우려해, 사임은 이 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식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달라고 당회에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장로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최 목사가 강단에 설 때마다 2층 교인들은 피켓을 들었다. 1층에 있는 교인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최 목사가 강단에 설 때마다 2층 교인들은 피켓을 들었다. 1층에 있는 교인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최 목사는 왜 사임을 발표했을까. <뉴스앤조이>는 최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들도 만나 봤지만, 그들 역시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로들도 아마 모르실 것이다. 나도 이런 얘기를 굳이 하지 않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2021년 10월 당회 이야기를 꺼냈다. ㅅ교회는 매년 10월 즈음, 내년 교회 운영에 대한 정책 당회를 해 왔다. 그런데 재작년 10월 당회에서 몇몇 장로가 갑자기 '2022년 정책 당회 회의 자료'라는 A4 용지 9장짜리 문건을 만들어 돌렸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기본적인 교회 운영 원칙부터 교회 각 위원회 운영 방침, 교역자 사례비, 담임목사·장로 재신임제 등 상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 목사와는 한 번도 논의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는 당회에서 자세히 논의되지 않았지만, 이후 장로들이 이런 식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2022년에는 장로들이 인사위원장과 기획위원장 자리를 차례로 요구했다고 했다. 거듭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장로들이 인사권과 기획권을 다 가져가 버린 이곳에서 목회를 계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5월 말 사임 발표 후 6~7월까지는 번복할 마음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교회가 분열되고 자신의 사임을 반대하는 교인들의 모임이 결성되는 것을 보면서, 이대로 물러나는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스로도 세 번이나 그만둔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최 목사는 "지금 떠나면 이분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이다. 최소한 교회가 안정되기까지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임 발표를 철회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변 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이 최 목사를 데리고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반대 교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에 대해 장로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2월 19일 ㅅ교회에서 만난 장로들은 "매년 말 내년 정책을 논의하는 당회를 하고는 했지만, 최 목사는 매번 별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 좀 제대로 된 정책 당회를 해 보려고 몇몇 장로가 개혁적인 교회들의 모델을 연구해 온 것이다. 참고용으로 만든 것이지 꼭 그렇게 하자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 자료는 당회에서 논의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인사위원장과 기획위원장 자리를 요구한 이유도 있다고 했다. 그간 몇 번 인사 문제가 불거져 장로들이 담임목사와 책임을 나눠 지자는 차원에서 인사위원회를 개편한 것이며, 기획위원회도 그간 유명무실했기 때문에 제대로 역할을 하자는 차원에서 손을 본 것이라고 했다. 한 장로는 "이 모든 건 최 목사 본인이 당회장으로 주재한 당회에서 결정했다. 싫었으면 회의 때 분명하게 이야기를 했어야지, 지금 와서 이러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로는 "교단 헌법이나 우리 교회 정관에도 담임목사가 인사권과 기획권을 모두 가져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공은 노회로

최 목사가 사임을 번복하고 반대 교인들이 피켓 시위를 시작한 후 ㅅ교회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최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과 지지하는 교인 사이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으며, 일요일마다 물리적 마찰이 생겨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당회원 장로 12명 중 최 목사를 반대하는 사람이 10명이다. 이들은 최 목사가 사임 발표 후 당회장 역할을 장로들에게 넘겼다며, 최 목사를 당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목사는 사임 의사를 당회에서 이야기했을 뿐 노회에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ㅅ교회 당회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 장로가 담임목사를 반대하고 있기에 12월 이후로 최 목사는 사례비도 받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최 목사는 올해 1월 30일, 자신을 반대하는 장로 10명을 ㅅ교회가 소속한 예장통합 서울관악노회(이봉수 노회장)에 고소했다. 예배 방해, 허위 사실 유포, 직권남용, 직무 유기 등의 혐의다. 최 목사를 반대하는 장로 측은 지난해 11월 노회에 화해조정위원회 파송을 요청했다. 장로들은 설교 표절과 사적 후원회 운영 등을 이유로 최 목사를 노회에 고소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최 목사와 반대 장로 측에 합의 움직임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12월 둘째 주 이후 최 목사가 사임하지 않자, 당회원 장로들과 원로·은퇴장로들이 합의를 위해 몇 번 자리를 만들었다. 최 목사와 당회원 장로 전원이 사임서를 제출하는 합의안이 도출되기도 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최 목사는 "장로들에게 70세까지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지만, 내가 손을 놔야 할 순간이 오면 그만할 것이다. 교회를 수습하는 데 2년은 걸릴 거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내가 만 65세가 된다. 그때 은퇴할 수 있다. 거기서 1년만 더 하면 20년 목회로 원로목사 자격이 되지만, 그 전에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장로들에게 이런 제안도 했지만 그쪽에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반 사퇴도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당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 위원장을 ㅅ교회에 오래 헌신해 오신 원로장로가 맡아야 한다는 게 내 의견이다. 반대 장로 측에서 이분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얼마든지 합의점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장로 측과 직접 대화가 어렵다고 했다. 최 목사는 "지금 반대 측은 너무 흥분해 있다. 대화할 때가 아닌 것 같다. 감정이 좀 가라앉으면 그때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장로들도 언제든 동반 사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장로는 "더 이상 최 목사를 믿을 수 없기에, 우리가 먼저 사퇴하고 최 목사가 사퇴하는 방식은 안 된다. 동시에 사임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 후 노회가 임시당회장이든지 대리당회장이든지 파송해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관악노회는 현재 화해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최대한 중재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노회 한 임원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재판을 진행하기보다는 화해조정위원회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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