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목사의 연재 '길의 가장자리에서'는 개척 5년 차를 맞은 길섶교회의 이야기입니다. 연재 제목은 교회명에서 따왔습니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신학교 시절 들었던 한 외부 강연이 떠오른다. 강연자는 색깔이 있는 교회 모양 픽토그램 100개가 빼곡히 들어찬 PPT 화면을 띄웠다. 다음 화면을 넘기자 1개를 제외한 모든 교회가 흑백으로 변했다. 화면 한 장은 3년. '교회 100개가 개척되면, 3년 후 1개만 남고 다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얘기였다.

난데없이 이 얘기를 떠올린 이유는, 마의 3년을 넘어 올해로 개척 5년 차를 맞은 길섶교회 김동환 목사(40)를 만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한복판을 지나고 있던 2020년, <뉴스앤조이>가 이중직 목회자들을 릴레이 인터뷰한 '3040 목회자 이야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의 핵심은 '자유'다. 자유롭게 목소리 내고 싶어 개척했다. 인생 걸고 (신학교) 왔는데 할 말은 하면서 목회해야 하지 않겠나."

아무렴, 젊은 목사가 개척에 뛰어들었다면 이만한 포부쯤 없었을까. 그러나 시간이 더 흐른 지금, 김 목사는 포부대로 잘 지내고 있을까. 김 목사가 과연 자유로운지, 정말 할 말을 하면서 목회하고 있는지, 혹시 개척을 후회하지는 않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목사님, 길섶교회 잘되고 있나요?"

그에 대한 대답으로, 김동환 목사가 5년간의 고민이 가득 담긴 좌충우돌 개척 스토리를 푼다. 연재 제목은 '길의 가장자리에서 - 길섶교회 이야기'. 2월 첫째 주부터 △탈교회 시대에 교회를 시작한 이유 △온라인 교회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고민 △교단이 말려도 N잡 목회를 하는 이유 △설교에 관한 고민 △교회와 민주주의의 관계 △목사의 정치 얘기에 관한 고민 ​​△뺄셈의 교회론 △자유로운 신학, 안전한 교회에 대한 고민 등을 8회 차에 걸쳐 나눈다.

길섶교회는 현재 국내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20~30명이 모이는 교회다. 주일예배뿐만 아니라 교인들의 평일 모임도 활성화했고, 1·3·6·9·12월 전 교인이 참여하는 정기 공동의회를 통해 대소사를 민주적으로 결정한다. 0원이었던 김 목사의 급여도 공동의회를 통해 60만 원까지 올랐다. 이 정도면 잘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지만, 김 목사는 "고민이 많다. 여전히 혼란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연재를 위해 1월 12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공유 오피스에서 김동환 목사를 만났다.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더 잘하고 싶어서, 다양한 공동체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알려서 더 많이 연결되고 교류하기 위해 고민을 나누려 한다는 김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길섶교회 김동환 목사를 만나, 그와 교회의 안부(?)를 묻고 고민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길섶교회 김동환 목사를 만나, 그와 교회의 안부(?)를 묻고 고민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개척 이유는 '조직'의 문제,
실패해 본 경험이 자산 되더라"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환 목사라고 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에서 평범하게 6년간 청소년·청년 사역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그만두고, '길섶교회'라는 새로운 교회 모임을 시작한 지 이제 5년 차가 됐습니다.

- 그 계기가 뭐였나요. 그냥 기성 교회에 남아 있어도 됐을 텐데요.

결론을 말하자면 '조직'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사역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교회에서 청소년·청년 팀 사역을 했는데, 그때 같이했던 목사 친구들과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분들도 덩어리로 모아 놓고 규모가 커지니까 시스템이 감당을 못하더라고요. 모든 게 상명하복식 명령대로만 움직이게 돼 있고, 그러다 보니 항상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가진 기독교 신앙에도 부합하고 규모에도 어울리는 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설교자로서 말할 수 있는 폭도 좁고, 교인들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폭도 좁았어요. 직업군인을 오래 한 청년에게는 교회가 군대보다 더 심한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을 정도고요. 사실 다른 교회를 알아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다른 교회에서 사역하는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니 다 똑같다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한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결국 이 안에서는 이길 수 없는 게임이구나, 그럴 바에야 새로운 걸 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무모하게 개척을 시작했던 거예요.

- 홈페이지에 공개된 길섶교회 정관을 보니, 민주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려고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기성 교회에서의 경험이 반면교사가 됐던 건가요?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있죠. 하나님이 아닌 이상 '무로부터의 창조'를 할 수는 없잖아요. 다 자기 경험에서 나오는 건데, 목회자는 어쨌든 교회에 들인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실패한 경험이 많아요. 그게 다 자산이고, 거기서 전문성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기성 교회에서 겪었던 실패의 경험들, 현장에서 목격했던 일들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분위기에서 배웠다 보니 어느새 물들어서 명령 하달식이 되고,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이게 다 실패의 경험인 거예요. 새로운 모임에서는 그런 실패를 덜 반복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죠.

- 그런 의미에서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 개척하셨다던 목사님 말씀이 생각나네요. '민주적'인 교회, 생각만큼 잘되던가요?

물론 어려움이 있었죠. 다들 교회는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뭔가를 민주적으로 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까 이게 잘 안 되는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신학 공부도 다 혼자서 했지, 친구 목사들과 민주적으로 토론하는 과정을 겪어 본 적은 없어요.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이론상 정관에 넣어 둔 것과 진짜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건 많이 달랐죠.

실제로 저희 모임도 '민주적으로 합시다'라고 했지만, 제가 본의 아니게 지식으로 압도해 버린 적도 있고, 토론하다가 의견이 안 맞아서 떠난 경우도 있어요. 5년 동안 많은 분이 찾아와 정착했지만, 전체 교인 수는 그대로예요. 그만큼 많이 떠났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은 좀 더 합의점을 찾아간 느낌이 있어요.

설교도 마찬가지예요. 내용이 아무리 좋고 진보적이어도, 그걸 기성 교회에서 하던 방식대로 선포적인 태도로 말해 놓고 '자, 이제 한번 토론해 봅시다' 하면 분위기가 좀 그렇거든요. 그래서 일단 제가 말하고 진행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있고요. 하나하나 세세하게 조정할 게 많아요. 아직도 혼란 속에서 조율해 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재미있습니다, 그래도.(웃음)

김 목사는 '조직'의 문제를 절감하며 기성 교회를 빠져나왔다. 개척교회 5년 차, 공동체를 향한 그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김 목사는 '조직'의 문제를 절감하며 기성 교회를 빠져나왔다. 개척교회 5년 차, 공동체를 향한 그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모여서 교회 비판하려고 시작한 일 아냐,
지속 가능성 해법은 좋은 모임 만드는 것"

- 중간에 그만둘 생각도 하셨다고요.

아무 계획도 없이 시작해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두 명이든 세 명이든 모여서 편하게 신앙 이야기 나누고, 이왕이면 예배도 하고 알콩달콩 재미있게 하면 되는 건데, 계획은 없고 괜히 비장함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동안은 '여기까지 해 봤으면 된 거 아닌가. 전국 기독교인 평균 열심을 봤을 때 중간 이상은 한 거 아닌가. 하나님,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하는 생각도 했던 거죠.(웃음)

가장 큰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었죠. 처음에는 제가 아는 친구 몇 명이 모여서 시작했는데요. 다들 공통분모가 기성교회에 대한 분노와 회의, 비판이었어요. 그렇다고 '탈기독교'를 하기에도 좀 애매하고 '탈교회'도 고민거리였던, 경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모인 거죠.

그렇다 보니까 매번 모여서 교회 비판만 하게 되는 거예요. 정말 빨리 친해지긴 했는데, 문제는 그다음 할 일이 없었다는 거예요. 교회 비판만 하는 게 교회 목적은 아니잖아요. 교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없었던 거죠. 저는 저대로 주중에 일을 하면서 생존을 고민하고 있었고요. 그러니 교회에서 긍정적인 힘을 얻고 싶었던 사람들은 적응을 못하고 떠나갔어요. 그렇게 1년을 유지하다가 연말 회의에서 내년에도 교회를 같이할지 물었는데, 다들 입장이 애매하더라고요. '아, 이렇게 가면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물론 거기서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어요. 기성 교회에 대한 아픔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 새로운 교회에서 기성 교회를 비판만 하다 보면, 자칫 부정적이고 어두워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한 것도 제게 큰 자산이 됐던 것 같아요.

-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단순히 재정적인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유지 가능한가의 문제였군요.

사실 제 개인으로 보면 경제가 컸죠.(웃음)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은 일단 사람이 모이고, 사람들이 그 모임을 좋아하게 되면, 해결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저희 길섶교회도 지금 20~30명이 모여 있는데, 인원 자체는 별로 늘지 않았지만 예산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어요. 저도 처음엔 급여가 아예 없다가 그래도 지금은 60만 원 받고 일하거든요. 올해는 조금 더 늘 것 같고요. 어쨌든 모임만 좋다면 거기 모인 사람들이 그 모임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게 돼 있다고 봐요.

- 교회 정관을 보다가 또 특이한 걸 발견했는데, 교회 재정 관리를 '카카오 모임 통장'으로 해서 실시간 공개하시더라고요.

아, 그건 최근에 교회 명의로 된 계좌를 하나 만들어서 바뀌었어요. 원래는 교회 계좌가 없었거든요. 그럼 결국 누군가가 만든 통장으로 운영해야 했는데, 제 통장을 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교인 중 누군가의 통장으로 하기에도 위험 부담이 컸어요. 운영진이 돈을 함부로 쓰지 않을 거라는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도 숙제였고요. 그래서 입출금 내역과 잔액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모임 통장'을 써 왔죠. 근데 이게 단점도 있어요. 누가 헌금을 얼마나 했는지 서로가 다 알게 되거든요. 앞으로는 교회 통장 내역 전체를 교인 이름만 가려서 월별로 공유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정관 개정을 하셔야겠네요.

감사해요.(웃음) 다음 공동의회 때 수정해야겠네요.

길섶교회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재정을 공개하고 있다. 길섶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길섶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재정을 공개하고 있다. 길섶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다양한 소통 창구 열린 길섶교회
"온/오프라인보다 중요한 것은 솔직한 소통"

- 목사님 소셜미디어에서 "전 세계 길섶교회 교인들"이라는 표현을 봤습니다.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공동체인가 보네요.

온·오프라인으로 20~30명이 모이는데요. 지금 해외에는 프랑스에 두 분, 스리랑카에 한 분이 계시고요. 한 친구가 이제 곧 6개월간 캐나다에 가요. 단순히 오프라인 교회였다면 해외분들은 만나지도 못했을 거고, 누군가 장기간 해외에 간다면 그대로 인연이 끊겼을 거예요. 그런데 온라인 모임을 병행하다 보니 그러지 않아도 되는 거죠. 시차 때문에 주일은 힘들더라도 평일 모임에 잠시 놀러 올 수도 있는 거고요.

사실 교인 중에 서울에 사는 분이 별로 없어요. 경기도민이 좀 많고 지방에 사는 분들도 있어요. 오프라인으로 실제 매주 편하게 올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교인이 5명쯤 되려나요? 근데 참 희한한 게, 가까이에 있더라도 이 모임에 관심이 없으면 안 와요. 그런데 프랑스에 있는 분은 한국에 직접 와서 만나기도 했거든요. 온라인/오프라인, 물리적 거리는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오프라인으로 만난다고 해도 실질적인 소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교인들도 자기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고, 설교자도 솔직한 얘기를 꺼내지 못하면 무슨 소용일까요. 차라리 온라인에서 솔직한 대화를 하면 그게 훨씬 더 나을 수도 있는 거죠.

- 평일에도 모임을 갖는군요.

네, 보통 6~7명 정도 모이고요. 많을 때는 10명이 넘을 때도 있어요. 모임 주제는 무조건 교인들이 하자고 하는 대로 정해요. 처음에 제가 성경 공부를 해 봤더니 다들 너무 재미없어해서…. 제 머릿속에서는 도저히 선한 게 안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지금까지는 저 혼자였다면 죽을 때까지 절대 볼 일이 없었을 좋은 영화를 함께 보고 얘기 나누거나, 독서 모임을 하기도 했고요. 월간 <복음과상황>을 읽고 대화 주제로 삼기도 했어요.

평일 모임은 원래 금요일로 정했다가 수요일로 바꿨어요. 저는 금요일에 놀자는 사람이 없어서 생각을 안 해 봤는데 '인싸'들은 금요일에 친구들을 만난다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공동의회를 통해 요일을 바꿨습니다.

- 구독자 1160명을 보유한 '믿는 생각'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계시죠? 구글폼으로 모임 참가 신청도 받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도 열어 두셨다고요.

코로나 기간에 유튜브를 보고 온라인으로 문의해 오시는 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교회에 따로 건물이 있는 게 아니라 온라인 위주로 가다 보니까, 이분들이 연락을 하려면 홈페이지를 뒤져야 하더라고요. 비즈니스 개념으로 하자면 '유저 프렌들리' 부분이 약했던 거죠. '길섶교회에 관심은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교회에 갈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피드백도 받았어요. 누군가 우리 공동체를 궁금해하며 찾아온다는 건 정말 기쁜 소식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조금이라도 덜 까다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창구를 열어 뒀습니다.

김 목사는 모임의 온라인/오프라인 여부보다, 솔직하고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김 목사는 모임의 온라인/오프라인 여부보다, 솔직하고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교회의 위기, 새로운 시도 많아져야
"누군가에게 필요한 모임일 수 있다면
공동체 존재 이유는 충분"

-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교회 개척, 해 볼 만한가요?

개척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새로운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봐요. 좋은 모임이 만들어진다면 좋은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교회가 이렇게까지 급진적으로 욕을 먹고 잘못한 일들이 크게 드러난 적이 있었나 싶은데요. 제 신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교회가 이 정도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반대급부로 다른 운동들이 우후죽순 일어날 법도 한데, 제가 보기엔 너무 없는 거예요. 제가 저희 교회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도, 뭘 잘해서가 아니라 너무 없으니까 좀 알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더 많은 공동체와 연결되고 싶은 거고요.

- 앞으로 길섶교회를 어떤 모임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으세요?

저는 원래 기독교인도 아니었고 대학 입학 전까지는 교회를 다닌 적도 없었어요. 신학교에 가게 된 이유도 어떤 작은 교회에서의 경험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에요. 교회가 좋았고, 신앙인들의 자유로운 모임을 위해 일하는 게 맞겠다 싶었어요. 사실 처음 1~2년은 불안감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지금은 '이 모임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모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의 신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이라면 그 자체로 괜찮겠다 싶고요.

바라는 게 있다면 길섶교회 교인 수가 30~40명 정도 규모로만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그 정도만 돼도 충분히 유지가 가능하거든요. 그러고 나서는 다른 모임들과 교류하고 아이디어도 나누면서, 톡톡 튀는 다양한 모임이 생겨나도록 돕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연재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솔직하게 쓰고 싶어요. 가진 게 많은 분들은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아서 솔직하기가 힘들잖아요. 저는 커리어도 별거 없고 딱히 가진 것도 없으니 솔직하게 쓸 수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아요. 저는 힘들면 힘들다, 좋으면 좋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거든요.

한편으로는 연재를 읽는 독자분들이 '내가 목사를 한다면 어떤 교회를 만들 수 있을까'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교회 안에서 티타임에 나눌 수 있는 하나의 대화 소재가 됐으면 좋겠고요. 다양한 상상을 하는 교인분이 많아지면 그만큼 다양한 교회들이 생겨날 테니, 그렇게 생긴 서로 여러 모임이 함께 교류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뭔가를 부수고 해체하는 것보다도 거꾸로 재조립하는 게 더 어렵다는 점이에요. 해체와 함께 안정성을 어떻게 담지하느냐가 늘 고민인데요. 저는 아무래도 공동체를 재구성해 세워 가는 입장이다 보니, 제 얘기가 생각보다 보수적일 수도 있고, 독자분들 성에 안 차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쪼록 좋게 봐주십사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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