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뉴스앤조이> 대표로 부임하고 지금까지 보낸 시간입니다. 이제 대표 자리를 물러나면서 제 마지막 과제인 '<뉴스앤조이>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에 관한 고민을 천천히 풀어 나가려고 합니다.
- 첫 번째 글: 퇴직 인사 올립니다
- 두 번째 글: <뉴스앤조이>거버넌스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지난 편지에서는 <뉴스앤조이> 이사회의 새 방향과 비전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사회로 대표되는 후원회원님들과 앞으로 어떤 사역을 이뤄 나갈지 그 고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뉴스앤조이>는 다음과 같은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교회 권력을 감시하고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건강한 신앙을 돕는 독립 언론."

우선 언론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목적에 충실해야 합니다. '교회 권력을 감시하고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지요. 교계 지도자들의 반사회적 범죄나 약자를 가해하는 행태를 고발하는 등 권력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일이 <뉴스앤조이>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교회에서 여성이 겪는 인권 문제처럼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사도 많이 생산해 왔습니다.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아마도 교회 안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들과 세월호 참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교회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과 변화를 소개할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독자분들 입장에서는 고발 기사가 더 많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인지 '뉴스'는 많은데 '조이'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저희도 고민하고 있는 지점입니다.

12월 1일부터 1월 16일까지 총 기사 63개가 송출되었습니다. 그중 고발 및 비판 기사는 대략 40%입니다. 20%는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소개하는 기사였고, 나머지는 책이나 주요 이벤트를 소개하는 정보성 기사였습니다. 저희는 이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한다거나 기자들에게 특정 방향으로 기사를 쓰도록 유도하지 않습니다.

감시와 견제가 언론의 존재 목적입니다. 어떤 종류의 기사를 많이 써야 후원이 늘어날 거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있지만, 저는 저희가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후원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다음 어젠다를 설정하고 꾸준히 밀어붙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일입니다. 지난해 <뉴스앤조이>는 기획 보도 '비하인드 스토리 - 여성 안수 투쟁사'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성범죄로 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목회자들의 실태를 고발한 탐사 보도 '거룩한 범죄자들: 2013~2022 목회자 성범죄 10년 취재'를 통해 성폭력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한국교회 현실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획 보도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역사 기록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고도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예산과 노력이 일반 기사보다 훨씬 많이 투입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놓고 조율하다 보니 아무래도 기사 개수가 줄어들고 다뤄야 했던 사건도 놓칠 때가 생깁니다.

후원회원을 대표하는 새로운 이사회는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실행하는 기구가 돼야 합니다. 또한 편집 방향 책임자인 편집국장과 대화하면서 후원회원의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가 될 것입니다. <뉴스앤조이>가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고 동시에 한국교회 사역을 돕는 매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후원회원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렇게 모은 의견을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이사회는 독자위원회와 같은 기능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주체가 될 겁니다.

신앙의 갈증을 느끼는
기독교인들에게 단비를,
동시대에 맞는 복음의 언어를

<뉴스앤조이>의 또 다른 미션은 '건강한 신앙을 돕는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신앙생활에 갈증을 느끼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시대에 맞는 신앙의 언어를 고민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복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상 신나지 않고 진부한 일이 돼 버렸습니다. 심지어 교회에서조차 복음이 대화 주제로 다뤄지지 않고 있지요. 교회 출석 교인이 감소하고 있다는 뉴스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후원교회 교인분들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생활 속 경험을 매개로 서로에게 복음을 설명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대화를 나눴는지 모릅니다. 한 분은 복음을 이야기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몰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음에는 나를 변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불의를 근본에서부터 뒤집어엎는 힘이 있지 않습니까. 복음이 종교의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 신앙생활도 다시 한번 불타오를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뉴스앤조이>는 후원회원님들과 작은 불씨를 모으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해부터 후원회원님들과 신앙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여행을 가고, 을 읽고, QT를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재미있는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보겠습니다. 취미를 매개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영적 갈급함을 느끼는 분들과 이 시대 언어로 신앙 커뮤니티를 세우는 '교회의 새로운 표현(FX·fresh Expressions of church)'을 시도합니다. QT 모임과 책 읽기 모임도 지속합니다. 혼자라면 작심삼일이었지만 함께 가면 계속할 수 있다는 걸 지난 모임에서 확인했습니다. 느슨한 커뮤니티의 힘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후원회원을 대표하는 이사회는 앞으로 이러한 커뮤니티 사역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사회가 할 일이 많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뉴스앤조이>가 지금까지 생존해 온 방식이자 저희의 경영 철학인 '십시일반' 정신을 발휘한다면, 신나고 의미 있는 신앙 커뮤니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희 후원회원님 중에는 그런 에너지와 열정, 그리고 사랑을 가지신 분이 많습니다. 즐거운 신앙생활을 함께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희 기사를 열심히 읽으며 의견을 개진해 주실 분, <뉴스앤조이>와 함께 복음의 생명력을 맛보며 새로운 신앙의 여정을 펼치고 싶은 분들, 즐겁고 신나는 신앙 커뮤니티를 함께 세우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후원회원이 돼 주십시오. "교회 권력을 감시하고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건강한 신앙을 돕는 독립 언론"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2023. 1. 16.
강도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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