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 사진 출처 대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 사진 출처 대전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개신교 기반 반동성애 성향 단체인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넥스트클럽·대표 남승제)가 대전광역시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최민호 시장)에서도 청소년 상담 및 교육기관을 위탁받았다. 세종시는 지난 12월 21일 세종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새 위탁 법인으로 넥스트클럽을 선정했다. 넥스트클럽은 이 기관을 2026년까지 운영하게 된다.

2012년 개소한 세종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리·진로 상담, 심리검사 및 심리 교육, 찾아가는 학교 상담, 청소년 동아리 지원, 위기 청소년 긴급 구조 등을 진행해 온 곳이다. 관내 초·중·고등학교를 찾아 학교 폭력 예방 교육과 성교육도 진행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 청소년으로서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상담·교육을 제공하고 인식 개선 운동을 펼치는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도 이곳에 소속돼 있다. 그동안은 한국청소년진흥재단 세종시지부가 운영을 맡아 왔다.

넥스트클럽은 남승제 목사가 2011년 세운 비영리법인으로, "자주적·자치적 조합 활동을 통해 청소년 복지 증진을 위하여 청소년 문화 창조와 보급, 건전한 인성 및 창의성을 바로 세워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청소년 교육 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사진으로는 남 목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인 <넥스트타임즈> 편집장 서 아무개 목사, 창조과학선교후원회 회장 윤 아무개 장로 등이 있다. 넥스트클럽이 등록돼 있는 '지역사회 서비스 투자 사업 제공 기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실무 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넥스트클럽은 차별금지법, 청소년 노동 인권조례, 학생 인권조례, 아동 인권조례 등 인권 관련 조례·법 반대 운동에 동참하며 개신교 반동성애 진영에서 활동해 왔다. 남 목사는 2018년 7월, 아동·청소년 등을 포함한 인권 정책 가이드라인인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National Human Rights Plans of Action) 반대 집회에 참여해 혈서를 쓰기도 했다. 넥스트클럽이 진행하는 '성품 성교육' 강사 양성 과정에서는 반동성애 진영 활동가들이 '조기 성애화와 성교육의 두 가지 흐름', '차별금지법' 등 강의를 맡고 있다.

과거 남 목사는 "인권이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강조해 청소년 문제가 급증"했고, "동성애가 전통적 가정을 붕괴시켜 가정 문제와 청소년 비행이 급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넥스트클럽 블로그에 "청소년은 미성년자이기에 더더욱 통제와 지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모든 인간에게 거의 완전한 '자기 결정권'을 줘야 한다며 차별금지법 또는 인권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감언이설이다. 원론적으로 맞기에 많은 사람이 지지하지만, 학교와 교육,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를 붕괴시킬 위험이 매우 크다"라고 썼다.

넥스트클럽은 2011년 대전에서 출범한 청소년 교육 단체지만, 주로 반동성애 활동을 펼쳐 왔다. 대표 남승제 목사는 "2019년부터는 (반동성애)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청소년을 위한 단체니까 원래 목적인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인권적인 활동을 벌여 온 단체가 대전시에 이어 세종시 청소년 시설까지 위탁받자 지역 시민과 인권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전 학생 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벌여 온 대전참학부모회 강영미 대표는 1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남승제 목사는 학생 인권조례와 차별금지법 반대 활동을 계속해 왔고, 설교에서도 관련 조례나 법이 통과되면 교과서가 바뀌어서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허위·왜곡 정보다. 학생 인권조례가 제정된 지 12년이 지났는데, 조례 제정 지역에서 동성애가 폭증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동성애를 옹호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허위·왜곡 정보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단체가 청소년 시설을 운영하는 게 부적합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의 성을 관리·통제해야 한다는 남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이들을 민주 시민으로 기르려는 자세가 아니다. 오히려 약자들을 억압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청소년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 주고 그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이제는 보편 상식이 됐는데도, 남 목사는 상식 밖의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이미경 사무국장도 1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학생 인권에 반대하는 단체가 청소년 상담 복지 센터를 운영한다면, 학교나 사회에서 상처를 받고 기관을 찾은 아이들이 오히려 더 상처받고 소외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상황은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승제 목사는 넥스트클럽이 관련 기관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1월 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넥스트클럽은 2019년 이후 반동성애 활동을 하지 않고, 원래 설립 목적인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노력하는 단체다. 왜 자꾸 반인권 단체라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은 앞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정받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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