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박요셉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네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이번 한 주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러시아 연해주에 살고 계신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전쟁 때문에 비행기가 다니지 않아서 이번에는 배를 타고 다녀왔어요. 인터넷도 안 되는 바다 위에서 24시간 동안 떠다니는 것도 참 흥미로운 경험이더군요. 지루함을 덜기 위해 갑판에 자주 올라갔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원양의 모습은 정말이지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부모님은 4년 전 '선교'라는 막연한 사명을 품고 주변을 정리하셨어요. 솔직히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여느 부모님이 다 그러신 것처럼, 두 분도 자식들 뒷바라지하고 생계를 꾸리느라 많이 고생하셨거든요. 편안한 여생을 누리시길 바랐는데 다시 고생길로 떠나시다니요.

그래도 이번에 보니까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두 분은 작은 고려인 공동체를 섬기고 있어요. 도시에서 차로 3~4시간 떨어진 시골 마을 주민들이에요. 자세한 사연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분들은 교회가 한번 깨진 경험을 갖고 있어요. 이분들의 상처를 보듬고 건강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부모님의 소명으로 보여요.

사실 그게 겉으로 보면 별게 아니더라고요. 한마을에서 교인들과 어울리며 지내고, 일이 필요할 땐 손과 발이 돼 주고, 맛있는 음식을 해 먹는 삶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아버지는 벌써 교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의 운전기사(?)가 되셨어요. 전화가 오면 사람들을 인근 도시에 있는 병원이나 기차역, 행정기관(동사무소 같은 곳)에 모셔다드려요. 어머니는 한국 음식 전도사가 되셨고요. '어릴 때 할머니가 해 줬던 맛'이라며 고려인 주민들이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네요.

독자님, 저는 여전히 선교가 어렵습니다. 누구는 복음의 씨앗을 뿌린다고 말하지만, 그 씨는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잖아요. 실제로 존재하는지 나중에 싹이 나긴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선교사다', '선교하러 가셨다'는 말이 입에서 잘 나오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부모님은 어떤 교리나 이치를 전하기 보다 그저 살러 가셨다고요. 다만 그곳에서 두 분의 존재가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랄 뿐이에요. 아무쪼록 두 분이 더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삶을 누리시길, 돌아오는 배에서 기도했습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친절한 뉴스B

투명한 재정 공개, 교회 신뢰 높이는 길 

매년 연말이 되면 모든 교회가 예·결산을 교인들에게 보고합니다. 교인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1년간 헌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내년에는 어떻게 쓸 계획인지 보고하죠. 그러나 이 내용을 교인들에게 상세하게 보고하거나 의논하는 교회는 많지 않습니다. 스크린에 잠시 띄워 놓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회계사는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헌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제대로 보고하는 것은 하나님과 교인들 앞에 마땅한 의무라고 했습니다. 교회야말로 일반 비영리법인보다 더 철저하게 복식부기로 장부를 관리하고, 목회 계획과 방침에 맞춰 최소 4개월 전부터는 내년 예산안 편성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많은 교회가 재정 장부 공개 문제로 몸살을 앓고 분쟁을 겪습니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평상시에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호윤 회계사는 대부분의 교회 성가대가 매주 1시간씩 연습하고 예배에 참석하지 않느냐면서, 재정 투명성을 위해서는 교회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은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겠지만, 그것이 교회의 신뢰를 쌓고 교인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길일 겁니다.

편집국 승현


'미국 로또' 주는 교회

동네에서 방문하면 '미국 로또'를 준다는 교회 광고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는데요. 1등 당첨금이 수천억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미국 로또를 전도 마케팅으로 내세우는 교회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이 구역의 '끝판왕'이 등장한 것 같아서 취재 차 방문했습니다.

종합 상가 지하 1층에 있는 교회는 개척한 지 한 달이 안 됐습니다. 아직 담임목사는 없고, 교단 가입도 안 돼 있었는데요. 특이하게도 평신도가 교회 대표로 있었는데, 이번 전도 마케팅을 기획한 당사자이기도 했습니다. 전도 방식으로 미국 로또를 내세운 이유를 물어봤는데요.

그는 "물티슈나 휴지를 주는 전도 방식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좀 더 효과적인 전도 방법을 찾던 중 미국 로또를 주기로 결정했다"며 "로또를 사면 당첨 여부를 떠나서 일주일 동안 행복하지 않나. 그 짧은 시간이라도 사람들이 기쁨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상 당첨되기 어려운 미국 로또를 받기 위해 교회 문을 두드릴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었습니다. 물어보니 제가 두 번째고, 먼저 방문한 사람이 한 사람 있었다고 합니다.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더군요. 마침 집에서 가깝기도 하니, 수개월 후 교회 근황은 어떠할지 다시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편집국 용필


성폭력 사과할 생각 없냐는데 밥이나 먹고 가라뇨

중국동포교회 김해성 목사. 2016년 교인을 성추행해 자진 사임했다가, 5년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담임목사직에 복귀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죠. 김 목사는 교단의 비호 속에 지금까지도 목회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또 다른 피해자 2명이 등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은 30년 전 김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목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성폭력에 책임을 지고 사역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죠.

11월 초, 피해자 중 한 분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올해 봄에 은퇴하신 목사님이셨는데요. 성폭력을 당한 후 처음 10년간은 누구에게도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고, 그 후 용기를 내 수차례 이야기를 꺼냈지만 번번이 '2차 가해'를 당하셨더군요. 교단을 통해 공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결국 외면당하셨고요. 김해성 목사의 성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30여 년간 그 어느 공동체도 다루지 않았다'는 문구를 봤던 게 기억나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른 김해성 목사도 직접 찾아갔습니다. 11월 20일 중국동포교회 주일예배 후, 김 목사에게 기자 신분을 밝히고 성폭력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요. 단칼에 "(인터뷰) 안 하겠다. 내가 지고 갈 짐이다"라면서 자리를 피하더군요. 답을 듣기 위해 5층 계단을 쫓아 내려가며 계속 질문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교회 식당에서 "밥이나 먹고 가라"며 사라지는 김 목사를 보면서 '지금 밥이 넘어가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집국 운송

※ 처치독 지난 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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