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역기획국 요셉입니다.

저는 지금 아이를 막 어린이집에 보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 머리글을 어떤 주제로 쓸까 고민하는데, 마침 대통령 덕분에 육아가 이슈네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저에게는 4살짜리 사내아이가 있습니다. 제 삶은 단언컨대 이 아이의 출생 전과 후로 나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어요. 삶의 양태가 정말 많이 달라졌거든요.

일단 야근이 사라졌습니다. 저녁에는 아이를 봐야 하니까요. <뉴스앤조이>에서 기자로 근무할 때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거의 밤 10~11시였어요. 일이 적지 않기도 했지만 그때는 그냥 기자들끼리 저녁 먹고 시간 보내는 게 일상이었거든요. 동료들끼리 있는 게 재밌기도 했고, 아내도 특별히 뭐라 하지 않았고요(진짜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니 상황이 달라지더군요. 초반에는 아이 씻기고 재우는 걸 제가 맡았어요. 저녁 8시 반 목욕, 9시 그림책 읽기, 9시 반 취침이 루틴이었습니다. 야근이 없어지고 집에 일찍 퇴근하게 됐으니,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요? 근데 저녁이 저만의 것이 아니니, 저녁이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ㅎㅎ

저녁뿐만이 아니라 평일 아침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내는 출근 시간이 빠듯해 주로 제가 아이 등원을 준비해요. 아침 7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제가 무엇을 하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기상 - 식탁·싱크대 정리 - 물 끓이기 - 계란 2개 삶기 - 우유 데우기 - 사과 반쪽 깎기 - 아이 아침 먹이기 - 얼굴 씻기기 - 로션·선크림 발라 주기 - 옷 입히기 - 설거지 - 샤워 및 출근 준비(그동안 아이는 만화 1~2편 시청) - 아이 등원 - 출근‍.

원래 아침을 안 먹던 저희 부부는 30분이면 출근 준비 끝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부지런을 떨어야 하죠. 그나마 이유식에서 일반식으로 넘어오면서 많이 간편해졌습니다. 아이가 루틴대로 협조해 줄 때도 있지만 간간이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요.

'엄마 보고 싶다고 아침 안 먹고 땡깡 부리기', '세수하기 싫다고 드러눕기', '기껏 계란 삶아 왔더니 오늘은 계란 프라이가 먹고 싶다고 투정'…. 요새 아이는 자기 입을 옷을 스스로 준비해요. 더 편해졌냐고요? 문제는 한여름에 겨울옷을 또는 잠옷을 가져온다는 겁니다. 별 수 있나요. 그냥 입혀서 보냅니다. 저도 출근해야 하니까요.

근데 이런 이야기는 그냥 제 사소한 투정에 불과해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돌봄 공백'이 생긴다는 거죠. 어린이집은 보통 3시 반, 아이가 내년에 가게 될 유치원은 4시에 원생들을 하원시킵니다. 초등학교도 하교 시간이 크게 다르지 않죠. 그렇다면 질문. 이때부터 아이는 누가 돌보나요? 부모들은 퇴근하고 아무리 빨리 집에 온다 해도 저녁 7시인데.

저희는 차로 40분 거리에 계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아이를 돌봐 주세요. 이것을 앞으로 유치원·초등학교 때까지 계속 부탁드릴 걸 생각하면 진짜 죄송하더라고요. 가까운 미래에 어른들 계시는 곳 근처로 이사할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둘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두는 건 못 하겠더라고요. 그러니 죄송하지만 그냥 이런 상황을 외면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는 아이를 돌봐 줄 어른들이 지방에 계셔서 자신들끼리 고군분투하는 엄마·아빠들이 정말 많거든요. <뉴스앤조이> 근무 환경이 유연하다는 장점도 있고요. 어쩌다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어요", "아이가 열이 높아요", "하원시켜 주세요" 라고 연락이 오면, 급히 반차를 쓰고 달려갈 수 있으니까요.

육아는 정말 손이 많이 갑니다. 아이 옆에는 어른이 꼭 있어야 하고요. 처음에는 이런 삶이 족쇄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제 삶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이 생긴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크니까 꽤 귀엽더군요. 어느 정도 스스로 행동하고 말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제는 제법 '사람'처럼 느껴집니다(하하…).

오늘도 아이 등원·하원으로 고생하셨을 부모·조부모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정말 화이팅입니다. 내일부터 월요일까지 3일 동안 쉬는데,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계획하셨나요? 주말이 주말 같지 않다는 게 육아의 또 다른 매력(?)이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가 아이와 함께 주말을 보내는 방법도 나누겠습니다.

독자 님의 가족 형태를 제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독자 님께서도 쉼과 회복을 누리는 주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너무 육아 얘기만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혹시나 불편하신 분이 있다면 용서해 주세요. 개인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라 그저 제 일상의 일부분을 보여 드린 거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처치독 리포트

10년간 매년 최저점 경신
올해도 20만 명 줄어든 주요 교단 교세

매년 한국교회 교인 수가 줄고 있다는 건 새롭지 않은 뉴스입니다. 교세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텐데요. 세습, 성범죄 등 교회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사건·사고 때문에 교회를 떠나거나 개신교 신앙을 아예 버리는 사람이 많았죠.

또 교회들은 '양적 성장'이 최고의 보상인 것처럼 경쟁적으로 수평 이동을 조장했기 때문에 각 교단의 교세 통계에는 거품이 항상 많았습니다. 2015년 통계청 조사 당시 우리나라 개신교 인구는 969만 명이었는데, 교단 교세 통계를 다 더하면 1200만 명이 훌쩍 넘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죠.

이런 가운데 2022년 주요 장로교단 총회에서 2021년 교세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못지않게, 올해도 교인 수가 크게 줄었는데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권순웅 총회장)·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고신(예장고신·권오헌 총회장)·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강연홍 총회장)와 올해 중순 교세 통계를 발표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김주헌 총회장) 등 6개 교단 교인 수는 총 684만 343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것은 703만 8298명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19만 4862명(2.8%) 감소한 수치입니다.

2021년 교세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감성(장로교·감리교·성결교)'이라 불리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 6곳은 10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은 잦은 교단 통합과 분열로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고,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지난해에서야 체계적인 교세 통계 전산화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6개 교단의 교인 수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총 196만 명이나 감소했습니다. 그 가운데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2년(2020~2021년) 사이에만 60만 명이 빠졌다고 해요.

통계 그래프를 내 보면 마치 망해 가는(…) 기업의 주식 그래프를 보는 듯합니다.

각 교단의 '전고점前高點'을 대비로 살펴볼까요?

· 예장합동: 2012년 교인 수가 제일 많았습니다. 299만 4873명으로 300만 명을 목전에 뒀는데요.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만 걷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70만 명이 빠졌습니다.

· 예장통합: 2010년 285만여 명을 기록했는데, 지금까지 50만 명이 빠졌습니다.

· 감리회: 2009년 158만 명이었는데 현재는 120만 명도 위태로운 상황이고요. 감리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현재 교세는 1991년, 즉 30년 전 수준입니다.

· 예장고신: 2006년 50만 명을 찍었지만, 올해 40만 명 선이 무너졌습니다.

· 기장: 한국교회 대표적 진보 교단 중 하나로 불리는 기장은 2007년 이후로 한 번도 교인이 늘지 않고 줄었습니다. 33만 명이던 15년 전에 비해 현재는 13만 명 빠진 20만 명에 턱걸이하고 있는데, 정확히 30%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 기성: 2011년 59만 명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19만 9000명이 줄었죠.

6개 교단 교세의 최정점과 현재를 비교하면, 교인 총 202만 명이 없어진 셈입니다.

편의점·치킨집보다 많다던 교회 수도 언제까지나 늘어날 순 없겠죠. 몇 년 전부터 증가 폭이 둔화하더니, 이제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6년 전까지 매년 6개 교단 교회는 총 300개씩 늘어났습니다. 하루에 한 개꼴로 교회가 생겼던 건데요. 그런데 2017년부터는 이 수치가 둔화합니다. 2017년 +137개, 2018년 +88개, 급기야 2019년에는 -33개로 교회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2021년에는 예장합동에서만 교회가 424개 줄어들면서 6개 교단 교회 수는 예년 대비 336개 순감소했습니다.

예장통합이 올해 내놓은 예측 데이터를 보니, 예장통합에서만 향후 10년간 50만 명(21.4%)이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각 교단의 감소세가 이와 같다면, 2030년 6개 교단의 총 교인 수는 130만 명 이상 더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단마다 '부흥', '회복' 같은 구호를 내걸지만, 어째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네요.

편집국 승현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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