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 탈교회인 8인 인터뷰집> / 이혜성 지음 / 북오븐 펴냄 / 152쪽 / 1만 44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기독교 1인 출판사 '북오븐' 이혜성 대표가 교회를 떠났거나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엮어 낸 인터뷰집. 이 책의 기획은 '탈교회 현상'을 학문적·거시적 안목에서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떠나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8쪽)에서 비롯했다. △전직 목사였으나 무신론자가 된 50대 중반 기혼 남성 △목사 안수를 받았지만 교회 사역을 쉬고 있는 30대 비혼 여성 △목회자 아내이지만 교회를 떠나고 싶어 하는 30대 기혼 여성 △전도사와 선교 단체 간사로 일했지만 교회를 떠난 40대 기혼 남성 △보수적인 장로교회를 다니다가 성공회로 옮겨 간 40대 기혼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터뷰이 8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제각기 다른 이유와 모양으로 교회를 등지는 이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옮기면서도, 이에 대해 판단을 내리거나 손쉬운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서둘러 대안을 찾기보다 나는 누구이며 교회는 무엇이며 내가 선 곳은 어디인지"(145쪽) 고민해 보자고 제안한다.

"● 현재 기독교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독교와 성경이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나요?
 

○ 탈북자가 남한에 정착하여 북한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요. 남한에 적응 못 해서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분들도 제법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여간 그런 느낌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러고 살았지? 어떻게 저렇게 믿고 살았지? (중략)
 

그래도 이런 생각은 들어요. 내가 기독교 안에서 훈련받은 삶의 태도, 이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만약에 내가 교회에 안 다니고 세상을 막살았으면 또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1장 '담임목사에서 무신론자로', 29~30쪽)

"● 지역 교회에 실망하게 되면서 기독교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지는 않았나요?
 

○ 근본주의 신앙을 버리면서 제 신앙을 찬찬히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모세오경의 신화적 요소, 구약성경의 유대 중심주의적 편협성, 신약에 등장하는 예수의 이적에 대한 근본적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본질적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평화를 사랑하고 사회경제적, 문화적 편견과 차별에 맞섰던 예수님의 가르침은 여느 다른 세계종교와 더불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충분히 울림 있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장 '회개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떠나며', 76쪽)

"● 그런데도 아직 지역 교회에 남아 있는 이유는 뭔가요?
 

○ 남편이 목사라는 이유가 가장 크죠. 생활비 대부분이 남편의 사례에서 나오고, 주거지도 교회 사택이다 보니 현실적인 이유로 아직 교회에 남아 있어요. 현재 남편은 올해 안에 교회를 나가려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요. (중략)
 

남편이 완전히 다른 직업을 갖게 되고 거주지 문제도 해결되면 교회를 다닐 생각은 없어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면 교육부 예배 정도는 같이 참여할 것 같네요." (6장 '목사의 아내이지만', 108~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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