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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팀 한화 이글스, '실패할 자유'가 옳다는 걸 꼭 증명해 주세요!

벌써 제 차례가 돌아왔군요. 다음 칼럼에는 야구 이야기를 안 쓰려 했는데, 어쩌겠습니까. 내일(4월 2일)이 2022 프로야구 개막일인 만큼 또 야구 이야기네요.

최근 왓챠(WATCHA)에 한화 이글스 다큐멘터리 일부가 공개됐는데요. 마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가 워낙 축구를 못해서 넷플릭스에서 '죽어도 선덜랜드'라는 다큐가 나온 것과 비슷한 이유로 제작됐습니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든 아니든, 한화 이글스는 만년 꼴찌팀·보살팀·바보팀(?)으로 대부분 알고 계실 듯해요. 2년 연속 리그 꼴찌를 기록하고 있고, 2018년 이전에는 10년간 '5886899678'(팀 순위입니다…)라는 전설의 비밀번호를 찍은 팀으로 유명하죠.

이번 다큐에는 그런 한화가 만년 꼴찌에서 좀 탈출해 보자며 몸부림친 1년이 담겨 있습니다. 대표이사·단장·감독·선수들이 가엾게 느껴질 정도더라고요.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지난해 부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에요. 수베로 감독은 '실패할 자유'를 강조하며 19~20살 어린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주문했는데요.

한국식 훈련에 익숙해서 그런지, 조금만 못해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위축되는 신인들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지난해 시즌 후반기에는 수베로 감독의 지론이 유효한 것 같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고, 즐기는 듯한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는 게 느껴졌습니다(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건너뛴 두산이란 팀은 대체 정체가 뭘까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조금은 내려놓고, 현재에 충실하며 더 높게 멀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다큐였어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수베로 감독의 지론이 통한다는 걸 꼭 증명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승현

친절한 뉴스B

 또다시 드러난 JMS의 악행

'JMS', '섭리'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 씨가 교도소 출소 후에도 신도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정 씨가 준강간, 준강제 추행, 강간 치상으로 10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게 2018년 2월인데요. 출소 후에도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소식에 JMS와 정명석을 아는 사람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정명석 씨의 성폭력은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 저조차도 자세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마침 올해 1월 출간된 <잊혀진 계절>(에이에스)이라는 책을 읽으며 JMS와 정명석이 어떤 일을 저질러 왔는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JMS 탈퇴자 모임이자 정명석의 정체를 세상에 드러낸 '엑소더스' 전 회장 김도형 교수(단국대)가 썼는데요. 누구보다 치열하게 정명석과 싸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많은 이단·사이비 단체가 있지만 JMS와 정명석은 가장 악질적인 것 같습니다. 2022년에 이런 교주와 집단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번에 정명석 씨를 고소한 피해자는 2명인데요. 김 교수는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했습니다. 부디 이번에 정명석과 JMS의 악행이 모두 드러나고 처벌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빕니다.

편집국 권효


'교제 방식이 좀 고전적'이라고요?

최근 누가 봐도 어이없는 사안을 취재했어요. 어느 교회 장로가 수년간 교인들을 성추행·성희롱했다가 교회에서 정직 6개월 징계를 받았는데요. 장로는 약 1년 만에 교회에 돌아와, 자신은 "성추행을 한 적이 없다"며 발뺌했어요. 그리고 피해 교인을 무고로 고소까지 했죠. 무고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는데, 정작 자신은 강제 추행 혐의로 벌금 5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았어요. 그러자 장로는 정식재판을 청구해요.

돌아온 장로가 "성추행한 적 없다"며 고소한 것도 황당한데, 장로를 징계했던 담임목사는 더, 더, 더 황당합니다. 왜냐하면 이 목사도 "장로가 성추행·성희롱을 한 적이 없다"면서 적극 비호하고 있거든요. 자기 손으로 징계할 때는 언제고 지금은 "장로가 옛날 방식으로 친교했고, 교제 방식이 좀 고전적이서 그렇지, 성추행은 사실이 아니"라는 희한한 주장을 펴고 있어요. 왜 이러는 걸까요?

대체 '고전적인 교제 방식'이란 게 뭘까요? 여성 교인과 교회 엘리베이터에 단둘이 있을 때 입술을 갖다 대고, 역시 단둘이 있을 때 껴안으며 "너는 내 애인이 될 것이다"고 말하는 게 고전적인 교제 방식인가요(누구 아시는 분?). 목사와 장로가 편먹고, 있는 사실을 부정하고, 피해 여성 교인을 압박하는 모습이야말로 '옛날 방식' 아닐까요. 세상은 성큼성큼 앞서가는데, 교회는 아직도 이 모양이네요.

편집국 용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5년, 정부의 침묵도 5년

지난 3월 31일은 스텔라데이지호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2명이 실종됐는데요. 지난 5년간 정부는 가족들의 끈질긴 진상 규명 요구에도 단 한 차례 심해 수색 외에 이렇다 할 노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1호 민원'이었던 스텔라데이지호 진상 규명이 왜 임기 종료를 앞둔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5년간 국회·언론·시민들을 찾아다니며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하지만 1차 심해 수색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2차 심해 수색을 위한 예산 마련도 기획재정부가 번번이 막아섰고요. 올해 국회는 '부대 의견'으로 심해 수색 예산 지원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지만, 가족들은 이마저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실종자 가족들은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을 위한 '기술 TF' 설치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텔라데이지호대책위원회 허경주 부대표의 말처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로 정부가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는 책무를 소홀히 한다면, 우리는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5년째 흐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이 멈추는 날을 보고 싶습니다.

편집국 수진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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