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시시각각 달라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무탈히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편집국의 회식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선배 몇 명과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는데요. 평소 단체로 하는 식사에 잘 참석하지 않는 저(=INTP)도, 코로나19 탓에 기자들끼리 자주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회식 자리가 내심 그립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들에게 '입사 첫해에 선배들과 밥을 먹은 적이 열 손가락에 꼽힌다', '밥 좀 사 달라'는 푸념을 늘어놨습니다. 

선배들이 제 말을 가슴에 담아 뒀던 걸까요. 수도권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이 4명에서 6명으로 바뀌자마자 날짜를 잡았습니다. 사실 저희 편집국은 누구보다 회식에 진심인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렇게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간만에 편집국 전 구성원이 모여 회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입니다. 일을 하면서 깎여 나가는 마음이나 고민을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격려하는 시간도 때때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새 거리 두기 안은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6일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던 취재 현장도 조금씩 개방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일상이 회복되어 따로 떨어져 있던 사람들이 더 자주 함께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도 가족·친구·동료들과 안전하게 모여 못다 한 이야기, 좋은 경험을 나누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수진

친절한 뉴스B

불법 세습이 정당한 청빙으로 둔갑할까

"처음부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신념이나 정치적·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이 되기에 충분하다."

최근 유지윤 박사가 <뉴스앤조이>에 쓴 칼럼 '탈진실 시대에 부치는 진실한 기도'의 한 대목입니다. (일독 강추!) 진실보다는 이익이 먼저고, 이익이 곧 진실로 둔갑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런 현상은 교회에서도 곧잘 일어납니다. 

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가 부자 세습을 했어요. 소속 교단이 법으로 목회지 대물림을 '금지'하고 있다 보니 이를 피하기 위해 변칙 세습을 강행했어요. 아들 교회와 합병한 것이죠. <뉴스앤조이> 보도 이후 다른 언론에서도 소식을 다루자 '부자 목사'는 펄쩍 뛰더군요. "교회 안정과 성장을 위해서 아들 목사를 청빙했는데, 언론이 힘없고 만만한 교회를 폄훼하고 분열시키려 한다"면서요. 

여수은파교회는 세습금지법뿐만 아니라 '부목사는 해당 교회에 2년 내에 위임(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위배했어요. 아들 고요셉 목사는 여수은파교회에서 부목사로 있다가 지난해 2월에 사임했거든요. 아버지 고만호 목사는 교인들에게 "나는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 언론의 말을 믿지 말라"며 내부 단속 중이에요.

'교회 안정과 성장'이라는 집단 이익을 위해서 객관적인 사실(교단법)을 부정하고, 오로지 말로 그릇된 행실을 덮으려는 행위가 참으로 씁쓸합니다. 이런다고 불법 세습이 정당한 청빙으로 둔갑되지는 않을 텐데 말이죠.

편집국 용필


왜 군대 얘기를 차분하게 할 수 없을까요?

"병역제도는 공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재벌·정치인 등 특권층이 권력을 이용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거나 때로는 불법을 서슴지 않으며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중략) 문제는 이 비난이 권력을 악용하거나 불법을 저지른 행위에 대한 비판을 넘어, '병역 여부'로 시민의 자격을 구분하는 식으로 너무 쉽게 작동한다는 데 있다."

어떠세요? 동의하시나요?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가 쓴 글이에요. 얼마 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멸공'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일부 국회의원·방송인 등은 정 부회장이 일부러 체중을 불려 '군 면제'를 받았다며 "군대도 안 다녀온 사람이 멸공(안보) 운운한다"고 일갈했고요.

그런데 이용석 활동가는 이 같은 생각으로는,

1. 군 복무로 시민의 위계를 나누어 사회 구성원 간 차별을 조성하고,
2. '안보=군대'라는 생각은 오히려 다방면화한 안보 현실을 망각하게 한다고 지적해요.

생각해 보면, 우리는 유독 '군대'에 비유해서 사람의 자질과 자격, 심지어 능력까지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네가 군대를 안 다녀와서 그렇다", "군대도 갔다 온 사람이 왜 그러냐", "군대도 안 간 사람이 무슨 말이 그리 많냐" 등등 일상에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마주하고요. 심지어 군필자끼리도 '누가 더 힘든 곳에서 복무했느냐'를 두고 다투는 모습을 보는데요. 

그만큼 '군필 여부'가 우리 사회에서 시민 간 위계를 가르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군필자'라는 하나의 상이 시민의 스테레오타입이 돼 버렸다는 증거 아닐까요? 이런 사회에서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등 시민'으로 분류하게 되니까요.

이런 기사에는 빼놓지 않고 높은 수위의 욕설과 노골적인 비난 댓글이 우수수 달리는데요. 재미있게도 그런 댓글을 다는 분들은 주로 '군필'일 것으로 예상되는 남성분들, 앞서 말한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분들이세요. 글쎄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하고 대화도 해 볼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왜 군대 얘기를 차분하게 할 수 없는 걸까요?

편집국 운송


'동물 해방' 외치는 그리스도인 

'동물권'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인간에게 '인권'이 보장돼야 하는 것처럼, 비인간 동물에게도 인권과 같은 권리가 존재한다는 개념인데요. 고통과 학대를 당하지 않을 권리, 안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집을 가질 권리 등을 말해요. 최근 사회에서는 반려동물 인구의 증가와 함께 동물도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지녀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어요. 동물을 위해 채식을 실천하거나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가지는 움직임도 있고요.

한국교회에는 아직 동물권 개념이나 동물신학이 생소한 주제인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동물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물신학을 이야기하는 기독교인이 있습니다. 

동물권 단체 DxE(Direct Action Everywhere Korea) '사이' 활동가는,
- 육식당이나 동물원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방해 시위'를 하고, 
- 도살장에서 죽기 직전 동물들의 모습을 기록하는 '비질(Vigil)'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최근에는 '동물의 구원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동물신학' 소논문을 내기도 했고요. 

사이 활동가는 동물과 인간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기에, '동물 해방'과 '인간 해방'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고 말해요. 인간도 기본적으로는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인간 구원도 동물의 구원에 포함된다는 생각까지 나아가요. 그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인간 삶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와 '인간·동물 이원론'에서 벗어나 운명 공동체로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사이 활동가의 말처럼, 인간이자 동물인 우리가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수진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독자님께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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