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여수은파교회 고만호-고요셉 부자 목사가 교단법을 어기고 세습을 했다. 이는 <뉴스앤조이> 보도로 알려졌고, 여수MBC 등 일반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부자 목사가 불법 세습으로 교계와 사회를 혼란하게 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독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보다 더 나은 비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명성교회가 싼 똥을 채 치우기도 전에 여수은파교회가 또 똥을 싸 버렸다. 치우려는 사람들만 부끄럽고 힘들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똥을 똥이라 하지 않고 외려 빵이라고 하는 자가 있으니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황규학 씨다. 십수 년 전부터 제호를 바꿔 가며 인터넷 신문을 운영해 온 황 씨는 지금 한창 여수은파교회 편들기에 바쁘다. 세습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란다. <뉴스앤조이>와 MBC가 여수은파교회를 죽이고 있단다. 황 씨에 대해서는 여기서 긴말하지 않고 링크에 걸린 기사로 대신하겠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가 '언론'을 운영한다는 건 코웃음이 나는 일이다.

황규학 씨의 악의적인 글이야 이 바닥에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글을 상대해 주는 것이 오히려 미련한 일처럼 보일 지경이다. 하지만 황 씨가 수년 전부터 몇 번씩 써먹던 허위 사실을 이번 여수은파교회 불법 세습 물타기에 또 이용하고 있으니, 한번 상대해 주려 한다. 과연 아직도 황 씨의 글을 믿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뭐 '거짓말에는 언제나 관객이 존재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황 씨는 2월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뉴스와논단>이라는 매체에 '여수은파교회, 돈으로 뉴스앤조이 입을 막아라'라는 글을 올렸다. 한마디로 우리에게 돈을 주면 비판을 멈출 거라는 내용이다. 뭐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고, 언론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다 본인처럼 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여기서 황 씨는 <뉴스앤조이>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후원을 받을 때는 비판하지 않더니, 2009년 초 후원이 끊기자 비판을 시작했다고 썼다. 이 내용을 쓴 게 내가 아는 것만 세 번째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뉴스앤조이>가 과거 사랑의교회 후원을 받았던 것은 맞다. <뉴스앤조이>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개인 및 단체의 후원으로 운영돼 왔다. 중요한 건 특정 개인·단체의 후원이 기사 논조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다. 이 지점에서 황규학 씨의 게으름이 느껴진다. <뉴스앤조이> 홈페이지에서 조금만 검색했다면, 우리가 사랑의교회 후원을 받았을 때조차 사랑의교회나 오정현 목사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판도 그럴 만한 사건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오정현 목사도 사랑의교회 부임 초반부터 사고를 치지는 않았다. 오 목사 부임 후 사랑의교회가 교계와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회자된 사건은 크게 세 가지 정도다. 2007년 이랜드 노동자 파업 때, 2008년 오정현 목사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을 상찬했을 때, 2009년 서울 서초역 앞에 초호화 예배당을 건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뉴스앤조이>는 이 모든 사건을 그 어떤 언론사보다 열심히 보도했다.

<뉴스앤조이>는 후원금 때문에 내야 할 기사를 못 내거나 비판해야 할 대상을 비판하지 못한 적이 '없다'. 사랑의교회가 후원을 끊은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드러난 정황을 보면 후원을 해도 <뉴스앤조이>가 싫은 소리를 계속하니 끊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결론적으로 황 씨 글은 맞는 내용이 별로 없다. 그가 그동안 <뉴스앤조이>에 대해 썼던 다른 글처럼.

말이 나왔으니 대형 교회의 후원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볼까. 우리를 후원했던 대형 교회가 몇몇 있었다. ㅇ교회는 6년간 <뉴스앤조이>를 후원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그 교회에서 간증했던 일과 그 교회가 관여하는 언론사에서 일어난 문제를 기사화했더니 후원을 끊었다. ㅎ교회도 우리를 6년 정도 후원했다. 그 교회에서 일어났던 부당해고와 허위 정보에 기반한 담임목사의 설교를 기사화했더니 후원을 끊었다.

이런 일도 있다. 2019년, 또 다른 ㅇ교회 담임목사가 설교 중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기사를 썼는데, 알고 보니 수년간 <뉴스앤조이> 를 후원해 왔던 교회였다. 당시 나는 편집국장이었는데도 그 교회가 우리를 후원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만큼 <뉴스앤조이>는 철저하게 편집과 경영이 분리돼 있다. 곤욕스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그 교회 기사를 써야 했다. 그때 나는 그 목사에게 이메일로 질문하며 말미에 다음과 같이 썼다.

"후원자분들이 어떤 이유로 저희를 후원하시는지 다 알지 못하지만, 혼탁한 교계에서 <뉴스앤조이>가 공명정대한 언론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ㅇ교회 또한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 뜻대로 <뉴스앤조이>는 변함없이 교계의 감시견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자랑이 아니라 '언론'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일도 고민하게 만드는 게 돈의 힘이다. 직원 모두 박봉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뉴스앤조이> 경영을 맡은 이들에게는 매월 몇십만 원이 매우 아쉽다. 하지만 대표를 비롯해 후원·광고 담당자들은 단 한 번도 그런 이유로 편집국에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황규학 씨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는 할까.

똥을 굳이 빵이라고 해야겠다면 그냥 혼자서 조용히 먹기를 바란다. '불법 세습'이라는 악취가 풀풀 나서 똥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는데, 황 씨의 코가 마비된 건지 양심이 마비된 건지는 판단하지 않으련다. 그리고 이미 황 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는지, 그 글이 분쟁 교회와 피해 교인들에게 얼마나 상처를 줬는지 알 만한 목회자는 다 알 텐데, 자기가 불리하다고 황 씨 매체를 이용하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이런 사람, 이런 변질된 저널리즘은 교계에서 철저히 퇴출돼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황규학 씨를 위한 충고 하나 하자면, 2020년 9월에 쓴 '뉴스앤조이 vs. 발기앤조이, 그리고 빤스앤조이'라는 글이라도 내려라. 이 글은 <뉴스앤조이> 홈페이지에 있는 구글 광고 이야기인데, 남성 성기 발기를 도와주는 보조 기구와 여성 속옷 광고가 게재돼 있다는 내용이다. 구글 광고는 이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표시된다. 황 씨는 <뉴스앤조이>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다 본인의 관심사를 너무 적나라하게 밝힌 것이다…. 누가 이 사실을 얘기해 줬을 줄 알았는데 지금도 이 기사가 있더라.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아서 대신 해 준다. 고맙다는 인사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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