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훈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지난 9월 예장통합 정기총회가 열린 도림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조인훈 목사를 반대하는 구 봉천교회 장로 측이 빌딩 건축을 제안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지난 9월 예장통합 정기총회가 열린 도림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5년 만에 다시 분쟁이 일어난 새봉천교회(조인훈 목사)는, 겉보기에 합병 및 청빙 절차를 놓고 다투는 듯하지만 이면에는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 조인훈 목사는 구 봉천교회 실세 백 아무개 장로에게 '예배당을 허물고 빌딩을 올리자'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장로들이 자신을 몰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취재 결과, 이는 조 목사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여러 사람이 들은 내용이었다.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새봉천교회 부지는 400평에 이른다. 도보 3분 거리에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 있고, 주변에는 오피스텔·쇼핑몰·식당·주점 등 상권이 발달해 있다. 예배당 부지 시세만 400억 정도 한다.

조인훈 목사는 합병 직후 백 장로에게 한 가지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조 목사는 10월 7일 기자를 만나 "백 장로가 '예배당을 허물고 빌딩을 짓자'고 하더라. 이후에도 몇 차례 같은 제안을 해 왔는데 내가 무시했다. 그랬더니 장로들을 부추겨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장로는 고 박영선 원로목사가 봉천교회에 재직할 때부터 교회에 다녔고, 수석장로도 지냈다. 새봉천교회 안에서는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구 봉천교회 한 장로가 특정 교인을 상대로 설득한 정황도 있다. 박영선 원로목사 친동생 박 아무개 권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백 장로 측근 오 아무개 장로가 빌딩 건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 권사는 "작년 8월 오 장로가 지하 3층 지상 18층 건물을 짓자고 하더라. 백 장로에게 건축사 자격증이 있고, 백 장로 친척이 50억을 가지고 있으니 그걸로 짓자고 했다. 건물을 지어서 무엇을 할 생각이냐고 물으니, '교회를 운영하면서 돈도 벌려고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나는 '(교회 땅에) 세상 건물 짓는 거는 교회를 없애는 것과 같다. 나쁜 짓 아니냐', '땅이 비싸니까 팔아먹으려고 하느냐', '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나중에 통화로 같은 이야기를 하기에 내가 악을 썼다. 그러니까 (오 장로가)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5년 전 구 봉천교회 장로 측과 갈등을 겪고 떠난 한 목사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무할 당시) 백 장로 측과 교회 재건축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건축 허가를 이미 받아 놓은 게 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건축 허가가 취소될 수 있고, 다시 받으려면 매우 어렵다'고 하더라. 나는 교회 안정이 우선이니 큰 이슈는 교회가 안정된 후 천천히 논의하자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그 무렵부터 백 장로를 비롯한 구 봉천교회 장로들과 갈등이 심해졌다. 당시 빌딩 건축 소문이 노회 안에 파다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구 봉천교회 장로 측이) 이미 수년 전부터 빌딩 건축 계획을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교회법률신문> 황규학 편집인은 조인훈 목사를 공격하는 글을 써 오고 있다. 교회법률신문 갈무리
<교회법률신문> 황규학 편집인은 조인훈 목사를 공격하는 글을 써 오고 있다. 교회법률신문 갈무리

새봉천교회 분쟁에 기름을 붓고 있는 이는 <교회법률신문>을 운영하는 황규학 씨다. 황 씨는 십수 년 전부터 여러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며 물의를 일으켜 온 인물이다. 언론인이자 교회법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교회 분쟁에 관여하면서 악의적 기사로 수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성추행과 절도 미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인물들을 옹호해, 소속돼 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신정호 총회장)에서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됐다.  

황규학 씨는 <교회법률신문>에, 새봉천교회 합병이 잘못됐고 조인훈 목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새봉천교회 관련 기사를 12건 발행했다. 조 목사가 친인척을 동원해 교회 주도권을 강화하는 등 '족벌 목회'를 하고, 교회 부동산에만 관심 있는 '부동산 목회'를 해서 비난을 받고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다수 보도했다. <교회법률신문> 편집인은 황 씨이고, 발행인은 백 장로다.

특이한 점은 새봉천교회와 직접 관계가 없는 황규학 씨도 조인훈 목사 측 장로에게 빌딩 건축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한 장로는 올해 4월경 황 씨로부터 "예배당을 부수고 원룸을 올리자", "조인훈 목사 편들지 말라", "하나 돼서 같이 먹고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조인훈 목사를 내보내려는 이유가 사실은 빌딩 건축을 위한 것이라는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구 봉천교회 장로 측은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조 목사가 자신들을 음해하기 위해 거짓 소문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권사에게 빌딩 건축을 제안한 오 장로도 "그런 말한 사실이 없다. 모르는 일이다"고 반박했다. 기자는 의혹의 중심에 선 백 장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정작 외부인인 황규학 씨가 나서 적극 해명했다. 황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빌딩을 세우자고 한 건 나지, 백 장로가 아니다. 이 건물 부지가 300~400억 되니까 허물고 원룸을 만들어 인근 서울대 학생들에게 싸게 주자고 했다. 학생들이 교회에 나올 수 있게 전도 창구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새봉천교회 분쟁에 일방적인 기사만 계속 쓰는 것에 대해서도 "내가 2015년부터 봉천교회 관련 글을 써 왔다. 장로들만 예배당을 놓고 싸우는 게 아니다. 조인훈도 마찬가지다. 여기 차지하려고 6억 주고 합병한 거 아닌가. 지금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 빼려고 하는 거다"고 주장했다. 백 장로는 <교회법률신문> 발행인으로 이름만 올리고 있을 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조인훈 목사는 "합병하고 도와 달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내쫓으려고 하나. 빌딩 건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니, 이제는 내가 했다고 뒤집어씌우고 있다.  황규학 씨의 허위 및 명예훼손 글과 관련해 민·형사소송을 낼 생각이다. 1년간 참아 왔다. 당회와 교인들의 고소 요청도 있으니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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