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 회장 윤 목사(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명성교회에서 지원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여교역자회에서는 윤 목사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공보 갈무리
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 회장 윤 목사(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명성교회에서 지원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여교역자회에서는 윤 목사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공보>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류영모 총회장)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여교역자회) 회장 윤 아무개 목사가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5000만 원을 지원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회원 3000여 명을 보유한 여교역자회는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반대하는 성명을 두 차례 낸 바 있다. 일부 회원은 "윤 목사가 부회장일 때 '맘몬 숭배에 굴복하지 말자'며 명성교회 세습 반대 결의까지 해 놓고, 회장이 되더니 결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윤 목사가 명성교회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알려졌다. <한국기독공보>는 10월 22일 "자립 대상 교회 여성 목회자에게 전달된 교회 수리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윤 목사가 예배당과 사택 수리비로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는 것과 윤 목사가 감사해하는 내용이 짧게 실려 있다. 기사에는 돈 봉투를 전달하는 사진도 같이 담겼다.

여교역자회 일부 회원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윤 목사의 회장직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11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윤 회장이 우리를 대표한다는 게 창피하고 수치스럽다. 어떻게 우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 돈을 받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명예를 실추한 윤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회개하고 회장의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했다.

여교역자회 소속 한 목사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장이 명성교회 돈을 받음으로써 우리 여교역자회가 졸지에 세습 찬성 단체가 되어 버렸다. 명성교회가 순수한 의도로 시골에 있는 작고 어려운 교회에 거액을 줘 가면서까지 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큰돈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교역자회 소속 다른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천명했던 사람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명성교회로부터) 돈을 받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결코 깨끗한 돈도 아니다. 윤 목사 한 명 때문에 여교역자회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윤 목사는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만일 사임에 나서지 않으면 (사퇴 촉구)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교역자회 회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윤 목사는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12일 기자의의 통화에서 "나는 명성교회에서 준 돈인지 몰랐다. '빛과소금' 김종생 목사가 준 것이다"고 말했다. 윤 목사가 언급한 '빛과소금의집'은 2018년 명성교회가 미자립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대표 김종생 목사는 김삼환 원로목사의 측근이기도 하다.

빛과소금의집을 명성교회에서 만든 걸 몰랐느냐고 묻자, 윤 목사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데 돈을 반환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회장직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누가 제보했느냐"며 전화를 끊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