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는 기다림의 이야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메시아는 도대체 몇백 년을 기다렸는지 가늠할 수가 없고,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난 다음에도 수많은 제자들이 모여서 다시 내려오실 것을 기다렸잖아요. 아마 처음에는 희망으로, 그리고 긴 기다림으로, 나중에는 절망으로, 그러다가 다시 희망으로… 이런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간을 반복해서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 사람들은 그들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동시에 이 일이 잊히지 않도록 계속해서 전하고 알리는 일이 아닐까요. 유가족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세월호 참사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기다림의 종교인 그리스도교가 이 희생이 버림받지 않도록 끝까지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노란 리본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강단에 선 박은희 전도사(단원고 희생자 유예은 양 엄마)가 담담히 말을 이어 나갔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월례 기도회가 9월 16일 광주 우리빛교회(추은총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기도회는 성서한국 지역 모임인 성서광주가 주관했다.

박은희 전도사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진행됐지만, 정작 유가족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진상 규명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10월부터 유가족들이 전국을 돌며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매개로 시민들을 만나는 '진실 여행'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진실 여행은 목공, 북 콘서트, 연극, 영화 상영회 등 체험·전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단원고 유예은 양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416그리스도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단원고 유예은 양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416그리스도인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성서광주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추은총 목사(우리빛교회)는 아모스 6장 4~6절을 본문으로 기독교인들이 시대의 아픔에 근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교했다. 추 목사는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참사,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 등 오늘날에도 세월호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이스라엘왕국의 사회구조적 문제에 맞선 예언자 아모스처럼 오랜 기간 싸움을 이어 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다며, 그리스도인들만큼은 이들을 잊지 않고 함께 애통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월례 기도회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진행된다. 다음 기도회는 10월 21일 나들목일산교회에서 고양시 교회들의 연합으로 열린다. 유튜브 채널 '416그리스도인'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