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 조용합니다. 오랜만에 출근해도 기자들을 볼 수 있을까 말까 합니다. 가뜩이나 외근이 많은 편이지만 요즘은 특별한 일 없으면 재택을 권하고 있고 또 휴가철이라 그런지 동료들 얼굴 보기 어렵네요. 예년보다 유독 무더운 이번 여름, 독자님께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최근 옛날 자료를 정리하다가 이맘때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년 전,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과 종교인들이 2차 심해 수색을 요구하며 진행한 오체투지 모습입니다. 30여 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걷고 절하고 다시 서기를 수백 번 반복했지요. 8월의 폭염이 뜨겁게 달군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말입니다. 참가자들은 말할 것 없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던 취재진 모두 땀범벅이 되었습니다. 사진 정리를 마치고 나서 이제 함부로 덥다고 불평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처치독은 '여름 특집'으로 꾸려 봤습니다. 기자들에게 '여름'을 주제로 '취재기' 혹은 '휴가 이야기'를 가볍게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독자님께서도 이 무더운 여름 잘 이겨 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별일 없이 살고 있습니다만…

독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회사 사무실 대신 집 근처에 있는 개인 작업실(?)로 출근합니다. 동네 지인들과 함께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작은 사무실을 얻었어요. 일종의 공유 오피스인 셈이죠. 저와 함께 사는 개 친구와 함께 출근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재 현장이 많이 없어진 요즘, 그곳에서 취재원과 통화도 하고 세미나도 보고 기사도 쓰고 밥도 먹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여름' 하면 주로 서울 퀴어 문화 축제가 생각나요. 입사 직후인 2014년 여름을 제외하고는 2015년부터 매해 참석했거든요. 보수 개신교인들이 주관하는 동성애 반대 집회는 물론 성소수자와 지지자가 참여하는 퀴어 퍼레이드에도 함께했습니다. 매번 행사가 끝나고 나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는데요. 어느 해엔가는 무지개예수 부스 앞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오도 가도 못할 정도가 된 적도 있었어요. 그리스도인 참가자들 인터뷰 하나라도 더 따겠다고 녹음기 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던 게 기억납니다. 

'현장'이 없어진 요즘은 아무리 땀에 흠뻑 젖어도 사람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던 이전이 그립기도 해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의 힘도 느낄 수 있고요. 또 혼자서 일하다 보면 대답 없이 멀뚱멀뚱 저만 쳐다보는 개 친구에게 계속 말을 거는 저를 발견하곤 해요. 농담도 하고 같이 밥도 먹고, 일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누던 동료들도 그립습니다. '별일 없이 산다'는 말이 참 그리운 요즘입니다. 

편집국 은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정말 힘든 여름이네요. 저는 원래 더위에 약해서,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래도 몇 달간 재택근무만 하다 보니,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던 지난 시간이 그립더라고요. 집에서 에어컨 쐬면서 앉아서 일하는 게 마냥 편하지는 않고, 답답하기도 하고, 이렇게 일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합니다. 많은 분이 비슷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저는 지난주 휴가를 다녀왔는데요. 요즘 같은 시국에 휴가 간다고 하면 참 그렇기는 한데, 몇 달째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충전이 필요했어요. 사람 없고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는 산속에서 하루를 푹 쉬고 빨리 돌아왔습니다.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모두들 건강 잘 챙기세요! 

편집국 승현


사무실이 역에서 좀 멉니다. 충무로역 1번 출구로 나와 점점 가팔라지는 도로를 10분 이상 걸어야 합니다. 날이 좋으면 운동하는 셈 치고 걸으면 되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는 좀... 힘듭니다;ㅎㅎ

가끔씩 제보자나 인터뷰이를 저희 사무실 아래 카페바인에서 만나는데요. 한여름엔 사무실까지 오라고 하기가 죄송하더라고요. 사전에 단단히 각오를 시키는데도(?) 도착했을 때 땀이 뻘뻘 흐르는 건 어쩔 수 없지요. 이 자리를 빌려 어떤 이유로든 저희를 만나러 힘든 길 오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와 송구의 말씀 전합니다 ^^;

편집국 권효


2주 전, 편집국 첫 번째 타자로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 바쁜 취재 일정에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용케 잘 다녀왔지요. 4박 5일(주말 끼고)이 얼마나 짧게 느껴지던지. 첫 휴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 출발 전 3시간밖에 못 자고, 돌아오는 날에는 갑작스런 뇌우로 비행기에서 3시간 30분을 보냈지만, 그래도 돌아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작 휴가 가서는 동료들 얼굴이 아른거리더군요. 내 빈자리가 크면 어쩌나 괜한 걱정도 해 보고요. 편집국 선배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덕분에 제게 주어진 이 휴식 시간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어요. 나의 시간과 하루가 누군가의 노고에 빚지고 있다는 감각을 다시금 되새기며 까맣게 탄 살갗을 어루만지고 하반기도 열심히 달리려고 합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독자님도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도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수진


하루에도 열두 번씩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청이 번갈아 보내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립니다. 대충 번역기를 돌려 보자면 한쪽은 "지금 밖에 나가면 쪄 죽으니까 제발 집에 있으세요", 다른 한쪽은 "신규 확진자 NNN명이니까 눈치껏 알아서 하세요(나.가.지.마!)"쯤 되겠네요. 이쯤 되면 이 시국에 여름 휴가를 논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합니다. 마냥 설레기도 모자란 '휴가'라는 말에 이런 염려와 비감이 서리다니... 너무 슬프네요.‍

마치 여름 휴가 포기한 것처럼 얘기했지만 아닙니다(힁 속앗찌?). 저는 8월 초 방역 수칙 준수하에 부산-경주-포항을 다녀오려고 해요(조심 또 조심). 제대로 된 바다를 못 본 지 꽤 오래된 것 같아서 이번에 잔뜩 눈에 담고 오려고요. 아직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슬슬 짠내를 맡다가 길모퉁이 돌면 드디어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그 찰나를 정말 사랑합니다. 동네 서점 이곳저곳 들러서 기념될 만한 책도 사고, 평소 맛보기 힘든 로컬 푸드도 양껏 먹고 오려고요(써 놓고 보니 동선이 전혀 조심스럽지 않네요… ㅈㅅ).

다음 '연말 특집'에서 인사드릴 때는 보다 밝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덜! 모두 이 겨울을 즐기십셔! 메리 크리스마스 앤 해피 뉴 이어!" 이렇게요.⛄ 부디 밖에서 쪄 죽지도, 신규 확진자가 되지도 마시고, 쾌적하고 건강한 여름 보내셔요. 때를 따라 열대야를 물리치시는 주님의 은총과 백신 접종을 앞당기시는 자비가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편집국 운송


요즘 날씨 장난 아니잖아요(RG요?!). 밖에 나가려면 선크림을 세 번 정도 덧발라야 해요. 원래 한 번만 바르는데 아내가 "안 그래도 거무튀튀한데 더 시커매질 일 있느냐"고 성화거든요. 제가 말은 잘 들어요. 오늘(7/28)도 세 겹 바르고 취재 나왔습니다. 

더위에 멍하니 길을 걷는데 재작년 여름 여주로 MT를 갔던 기억이 났어요. 기자들과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구워 먹고, 옥천 냉면도 먹고… 생각만 해도 '시원'하기만 하네요. 지금은 단체로 어디를 못 가잖아요. 그래서 더 갑갑하고 찌는 것 같아요. 

독자님도 저와 비슷한 심정이실 거예요. 버티다 보면 살벌한 여름 날씨도, 전례 없는 감염병도 물러가겠죠. 화이팅입니다!(선크림 잊지 마시고요, 앞광고 뒷광고 아님!)

편집국 용필

이번 주 뭐하지?

캠페인 / 참여 
• [차별과혐오없는평등세상을바라는그리스도인들] 연속 포럼 '세상을 바꾸는 여름' / 6. 28. ~ 8. 16.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윤실 청년 센터 WAY 청년 재무 상담소 7・8월 참가자 모집 

강좌 
• [제3시대] 2021년 안병무학교-민중신학아카데미 여름 학기 '오클로스 속 여성-민중의 목소리를 찾아서 —안병무와 함께 아래로부터, 여성의 눈으로 그리는 마가복음' / 8. 10. ~ 8. 31.  
• [과학과신학의대화] 2021년 여름 방학 온라인 아카데미 신학·과학 과정 / 8. 2. ~ 
•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신학 연구 과정현대신학교회사성서학 전문 과정 모집 
• [나비] 제1회 나비 아카데미 '기독 여성과 교회' / 8. 24. ~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 아카데미 2021년 2학기 개강 / 9. 2. ~

토론 / 모임
• [과학과신학의대화] 함께 읽는 "과신대 필독서" 북클럽 season 2 / 8. 5. ~ 10. 21.
• [청어람ARMC] 초기 교회와 인내의 발효 함께 읽기여성주의 성서 해석 : 누가복음<요한복음> 함께 읽기 - 성경 함께 읽기 챌린지<질문하는 신학> 함께 읽기 챌린지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태 놀이판 지구 돌봄을 위한 유쾌한 탐험 '토킹 어스' 리더 양성 워크숍 / 8. 19.  

예배 / 대회 
• [선교한국] 2021 랠리 ON다 대회 / 8. 2. ~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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