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님. 구권효 기자입니다. 

저희는 요새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에게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상여금은 안 주는데 교육비는 맘껏 쓰라고 하네요 허허. 저 빼고 다른 기자들은 전부 뉴스타파에서 진행하는 데이터저널리즘스쿨을 수강한다고 합니다. 왜 선배만 신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했습니다. "난 내 인성부터 챙길게…."

저는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에서 비폭력 대화(NVC) 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기자가 무슨 비폭력 대화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삶 속에서 대화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제가 긴 시간 편집국장을 맡으면서 말로 다른 직원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기자 생활이라는 게 '까라면 까'는 상명하복 체계일 수밖에 없다는 구시대적 생각으로 저의 나쁜 습관을 방치해 온 것 같아요.

최근에는 '분노'에 대해 배웠는데요. 일단 교재에 나와 있는 첫 문구부터 충격이었습니다. "상대는 내 분노에 책임이 없다." 지금도 가끔씩 이 문구가 머리를 맴돕니다. 제가 화가 많은 사람이라 더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아보니 화가 났을 때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드는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분노 상태일 때는 '상대를 벌주려는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에, 말을 멈추고 화를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화를 잘 내는 게 업무에 도움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가끔 분노에 휩싸여서 글을 쓸 때가 있었거든요. <뉴스앤조이>에서 일하다 보면 뻔뻔하고 몰염치한 인간들을 많이 접하니까요. 어떨 때는 일필휘지로 글이 파바박 나오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화가 나는 사건이니, 그런 분노를 표현한 글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때도 있었죠. 그건 그것대로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혹시나 제가 글을 쓰는 힘이 '상대를 벌주려는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공분해야 할 순간에도 팔짱 낀 채로 '분노의 영' 운운하자는 건 아닙니다. 분노할 때는 분노하되, 좀 더 건설적인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근데 제가 비폭력 대화에서는 초보 중의 초보라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저 자신을 잘 돌아보고, 동료들과 잘 소통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비폭력 대화에서 배운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분노에 휩싸였을 때는 숨을 깊게 쉬어 보는 것입니다. 총 세 번. 처음에는 얼굴, 두 번째는 목과 어깨, 세 번째는 가슴과 배로 숨을 들이쉰다고 생각하고, 날숨에 긴장을 실어 보내라고 합니다. 아래 교계 소식을 읽기 전, 구독자님들도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해 보실까요? 후... 하... 후... 하... 후... 하...

by 권효


불신자가 성경을 읽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독자 여러분은 지금까지 성경을 몇 번이나 읽으셨나요? 아마 이런 질문 교회 다니면서 자주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교회에서는 성경 읽기가 신앙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가르치고, 많이 읽은 사람을 격려하고 앞세우니까요.

지난주에 특별한 분을 인터뷰했는데요. 무려 구약성경을 '왕좌의게임'처럼 재밌게 읽는다는 '불신자'였어요. 교인들도 잘 읽지 않는 성경을, 소설책처럼 재밌게 읽는다는 게 너무 흥미로웠어요. 그냥 '개역개정판'만 아니라, 여러 번역본과 영어 성경까지 읽은 후, 필요하면 히브리어 성경을 찾아 단어 원뜻을 찾아볼 정도로 열심히 읽고 있는 분이었어요.‍

불신자는 모든 텍스트를 의심하고 새롭게 봐요. 아들을 번제로 바치라는 하나님과 그걸 또 시키는 대로 하는 아브라함을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우리에게 '성공 신화'이자 '믿음의 표상'으로 알려진 요셉은 가난한 백성들을 수탈하는 마름으로 묘사하죠. 레위기 규례를 취사선택해 문자주의적으로 지키는 21세기 교인들을 보며 한심해하기도 하고요.

이런 성경 해석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불경'해 보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분은 자신의 연재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그런 느낌을 더 많이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 신앙인이야말로 '꿈속'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by 승현


우리 같은 편 아니었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 산하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는 2018년 7월 "신학교 최초로 입학 시 반동성애 서약을 받는다"고 광고했어요. 예장통합 총회 반동성애 기조가 명확하니, 교단 신학교인 장신대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반동성애'에 동의해야 한다는 거죠. 어디 그것뿐이겠어요? '동성애자거나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다 걸리면 어떤 조치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죠.‍

학교가 특정 학생을 차별하고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는 말도 안 되는 서약을 하게 한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해 5월, 몇몇 학생이 채플이 끝난 후 무지개 깃발을 든 '무지개 퍼포먼스'를 했기 때문이죠. 이 일로 학생들은 교단 안팎에서 공격을 받았는데, 정작 학교나 스승(교수)들은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어요. 

이 사건의 여파가 몇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어요. 급기야 총장 선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당시 학생들을 공격했던 소위 '반동성애 목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동성애를 찬동하는 총장 후보자는 물러나라고 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좀 웃긴 점은 "동성애를 지지한다"고 밝힌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거‼️ 또, 무지개 퍼포먼스 학생들이 공격받았을 때 공개적으로 학생들 편에 선 교수는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침묵으로 일관한 교수들(총장 후보자들)을 때리고 나선 반동성애 목사들의 저의는 뭘까요. 같은 편인 줄 모르고 때리는 건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더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by 은혜


정신들 체리 세요

지난 5월 17일, 부처님오신날이었죠. 타 종교를 향한 개신교인의 배타적·폭력적 소동이 벌어져 또다시 물의를 빚었습니다. 한 무리의 개신교 청년들이 조계사 앞에서 "오직 예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행사 진행을 방해했거든요. "예수님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 "회개하라"고 하면서 아무리 말려도 꿈쩍을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무려 5시간 동안…(행동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이런 뻔뻔하고 몰상식한 태도를 보고 있자니, 불현듯 작년 10월 개신교인이 저지른 남양주 수진사 방화 사건이 떠올랐는데요. 이때도 범인은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사찰에서 성경 구절을 외우거나 "하나님 믿으세요", "할렐루야"라고 외쳤죠.‍(흡사 데자뷰...) 당시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냈는데, 제가 취재 차 통화했던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중진 목사의 답변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교단 전체도 아니고 일개 위원회 차원의 성명에 개신교 연합 기구인 한교총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상대국 외교부장관 요청에 우리 대통령이 답하는 경우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죠…(아연실색)

이번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개신교인 소동 사건에 부쳐 <뉴스앤조이>가 게재한 칼럼을 하나 소개하고 싶어요. 필자 오세요 목사(한백교회)는 이렇게 비상식적인 복음 선포(?) 행위가 왜 자꾸 반복되는 것인지, 개신교인들이 '구령의 열정' 같은 수사를 동원해 옹호하며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마태복음의 '황금률' 말씀을 들어 한번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고 해요.

필자가 칼럼 내부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며 "정신들 '체리' 세요"라는 센스 있는 '체리' 사진을 보내 주셔서, 저도 페이스북에 "이참외 참외하시고요"라고 회심의 과일 드립을 날렸는데요. 댓글에 '진짜'가 나타나 엄청난 호응을 받았습니다(저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 말로 오늘의 '친절한 뉴스B' 한 꼭지를 마무리합니다.

"상태가 메론한 기독교인들 때문에 자두자두 피곤하네 살구 싶으면 좋은 말할 때 사과해라."

by 운송

이번 달 뭐하지?

캠페인 / 참여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 행동 국민 동의 청원] 

[청어람ARMC]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뿌듯한 일상에 주목해 봐요' / 6.4~

토론 / 모임

[희년함께] 2021 월간 독서회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꿈꾸는 책 읽기' / 4.24, 5.29, 6.26

[청어람ARMC] 페미니즘 이슈 북클럽 '문학으로 페미니즘 읽기 : <2020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 6.1~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연속 토론회 시즌2 '외부 시선으로 성찰하는 코로나와 한국교회' / 6.7~

[피스모모] 청소년, 평화를 컴온잉 - '일상'편 / 6.6

강좌 

[기독인문학연구원] 옥성득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 기독교 형성사' / 5.31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독여민회] '여성의 눈으로 본 성서' / 6.1~6.29

[청어람ARMC] 생활문화시설 인문 프로그램 '낭만적 유토피아 소비하기''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 6.1 ~ 

[과학과신학의대화] 27회 과신대 온라인 콜로퀴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 / 6.14 

[피스모모] 2021 모모평화대학 여름 학기 '기후 위기와 평화 커먼즈' / 6.2 ~ 

예배 / 대회 

[선교한국] 선교한국 2021 ON다 대회 '선교적 이슈 강의' 및 '온라인 대회' / 6.16~7.15, 8.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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