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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나님나라 QT>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아브라함부터 요셉까지 이스라엘 조상들 이야기를 쭉 읽어 나가는데,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참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성경을 그렇게 읽나 봅니다. 아… 읽은 지 오래되셨다고요? 괜찮습니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하나님나라 QT> 추천합니다.

아브라함부터 요셉까지, 그들은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들에게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이 이해하는 신은 온 우주를 창조하신 유일신이라기보다 자신들의 가족을 지키는 신이었고 다른 신보다 더 위에 있는 비교 우위의 신이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스케일이 커집니다. 아브라함부터 시작된 신과의 교제는 점점 깊어지더니 조금씩 신의 정체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구약에서 인간이 하나님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는 게 참 즐겁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알아 가는 과정이 그 안에 담겨있으니까요. 

바벨론 포로기에 유대인들이 이해하게 된 하나님은 어떤 신일까요? 욥기에 나오는 하나님을 이해하실 수 있나요? 절망 가운데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불의 앞에서 무력한 하나님, 수많은 의인들의 죽음을 그저 지켜보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이해하는 과정이 구약 전체에 그려집니다.

예수님은 정말 드라마틱하게 등장했고, 영화같이 살다가, 가장 처참한 죽음으로 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보여 줬습니다. 신이 죽어야 했다니. 믿겨지시나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죽음은 명확하고 부활은 희미하다는 것, 죽음은 눈앞에 있고 부활은 그 너머에 있다는 것, 죽음이야말로 존재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 죽은 자에게만 부활이 있다는 것 말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요즘 우리 신앙생활이 너무 아브라함 스케일에 갇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브라함부터 시작해 다윗을 거쳐 이사야·에스겔·요나를 건너 예수님까지 도달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저 아브라함의 하나님에서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브라함의 이해에 그치는 것이겠지요. 하나님은 정말 크신 분입니다. 자유함은 하나님을 아는 것에서 온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계획에 우리 모두 동참하길 바랍니다.

by 도현


반미 한 입에 행복 가득 머금어요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도입부터 너무 거창한가요. ㅎㅎㅎ 저는 함께 사는 이들과 맛있는 식사 한 끼 먹으면서 그날 있었던 일 이야기하고, 속상한 일 있으면 위로도 받고, 즐거운 일 있으면 신나서 떠들고, 울 일이 있으면 눈치 보지 않고 흐느껴 울어도 되는 게 소소한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홀로 지내는 이주 여성과 동행하는 비영리단체 '프래밀리'도 그런 삶을 꿈꾼다고 해요. 프래밀리를 만든 정종원·김성은 부부는 이주 여성과 미등록 아동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 주고 있어요. 이주 여성이 안전하고 건강한 직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이 땅에서 온전한 삶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프래밀리는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제 눈에 먼저 들어온 건 카페였어요. 음료뿐 아니라 베트남 음식도 손수 만들어서 팔거든요! 쌀국수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이건 가게를 확장해야 가능하다고 하네요) 반미 샌드위치만 먹어도 음식 솜씨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했지요. 단짠의 정석이랄까. 솔직히 한 개 더 먹고 싶었는데 겨우 참았습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가게 오픈을 결정했는데, 가게는 나름 착실하게 인지도를 쌓는 중이라고 해요. 동네에서는 그래도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있대요. 가게는 북서울꿈의숲 뒤쪽에 있어요. 혹시 근처 가실 일 있으면 꼭 가 보세요. 작고 아담한 가게이지만 여러분의 소비가 여러 가정에 행복을 선물하는 일이 된답니다.

by 은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매년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질병 부문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1990년 5월 17일을 기념해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이들을 향한 사회적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날이지요. 저희도 '특별 기고' 두 편을 준비해 봤어요.

첫 번째는 '장신대 무지개 퍼포먼스'에 참여한 이창기 님의 글이에요. 창기 님은 2018년 아이다호데이 때 동료 신학생들과 '무지개 색 옷을 맞춰 입고 채플에 참석'했는데요. 학교는 퍼포먼스에 참여한 학생 8명 중 창기 님을 포함한 5명을 교수 지도 불이행, 수업 방해, 불법 집회 개최, 학교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징계합니다. 당시 신대원생이었던 창기 님은 주변인들의 떠보기식 연락과 온라인상에서 당한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압박, 몰상식한 학교·교단의 행보에 환멸을 느끼고 휴학을 결정했는데요. 휴학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법원의 징계 무효판결 이후에도 학교·교단이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괴롭혔는지, 그럼에도 어떤 연대와 희망의 끈을 발견할 수 있었는지 등 지난 3년의 이야기를 담담한 필치로 풀어 냈습니다.

두 번째는 성소수자 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는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선영 님의 글이에요. 지난 몇 년간 한국교회가 보인 성소수자·앨라이(Ally, 지지자) 탄압 행위를 간략히 정리하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앨라이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요. 선영 님은 '나는 앨라이입니다' 캠페인에서 만난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의 가르침 때문에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서명에 동참하기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하는데요. 

교회가 죄책감을 심어 주고 그리스도인들을 시험에 밀어 넣고 있다고 지적하며, 누가복음 10장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들어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이웃은 누구인지' 되묻고 있어요.

by 운송


나 다시 돌아갈래. 대체 언제쯤…? 

여러분 뉴스 보셨어요? 얼마 전 석가탄신일에 서울 조계사 앞에서 큰 소란이 발생했어요. 공양 드리러 온 불자들 앞에 개신교인 무리가 나타나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고 기도회를 열었다고 하지요. 도장 깨기도 아니고 세상에나 마상에나.

이들처럼 일부 개신교인들은 이웃 종교를 대놓고 '우상 숭배'로 여기지요. 불상을 파괴하거나 태워 버리려는 개신교인도 있었고요.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는 이 같은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웃 종교와 화목하게 잘 살아 보자"고 했다가 학교에서 해고당했어요.

부당하다고 생각한 손원영 교수는 법원의 문을 두드립니다. 법원은 서울기독대의 정체성과 손 교수가 추구하는 신학의 방향성이 조금 다를 수는 있어도 해고는 과한 처분이라고 했고요. 1·2심 전부. 

자 이제 법원 판결도 나왔으니 손 교수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죠? 하지만 웬걸. 손 교수를 복직시켜 줘야 할 서울기독대 이강평 총장은 꼼작도 하지 않습니다. 보다 못한 이사회가 나서서 손 교수 복직을 결의했는데요. 일부 이사들이 이 결의가 또 부당하다며 소송을 걸었네요. (대체 소송이 몇 개) 

그리고 얼마 전 손 교수 복직 결의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네, 드디어 복직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습니다. 항소심·상고심이 남아 있거든요. 학교는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니, 손원영 교수는 대체 언제쯤이면 제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by 은혜

이번 달 뭐하지?

예배 / 기도회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등] 강남역 여성 혐오 범죄 5주기 여성주의 연합 예배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 5.25

모임 / 참여

[기독교윤리실천운동・크리스챤아카데미] 대화 모임 '극우 개신교는 어떻게 기독교를 과잉 대표하게 되었는가' / 5.25

[교회개혁실천연대] 2021 기획 포럼 '감염과 폭염 시대에서 길을 묻다' / 5.27

[희년함께] 2021 월간 독서회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꿈꾸는 책 읽기' / 4.24, 5.29, 6.26

[청어람ARMC] 페미니즘 이슈 북클럽 '문학으로 페미니즘 읽기 : <2020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 6.1 ~

[청어람ARMC]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뿌듯한 일상에 주목해 봐요' / 6.4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연속 토론회 시즌2 '외부 시선으로 성찰하는 코로나와 한국교회' / 6.7 ~

강좌 

[가정의힘] 2021 온라인 세미나 '크리스천 가정의 신앙 전승 실태와 대안 모색' / 5.25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독여민회] 여성의 눈으로 본 성서 / 6.1 ~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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