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가요? 편집국 3개월 차 막내 나수진 기자입니다.

지면을 빌려 처음 인사를 드리네요. 기자를 지망하던 학창 시절, 뭇 신입 기자들의 소개 글을 수없이 읽었는데, 어느새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하고 정신이 아찔합니다. 돌아볼 틈도 없이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 어떤 말을 골라 적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네, 저는 항상 고민하는, 고민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뉴스앤조이>에 들어왔습니다. 고민만 늘어놓다가는 영영 방향을 잃을 것만 같았거든요. 직접 들어와 보니, '어떻게' 고민해야 할지 조금은 감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바뀌지 않는 교회 문제를 보며 막막할 때는 없냐"는 제 말에 한 선배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사회는 천천히 변하지만 교회는 더 천천히 변해"라고요. 그리고 그 벽을 혼자 두드리는 게 아니기에 어느 순간 틈이 생기고 그 틈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한다고요. 저는 그 순간 무장해제가 됐어요. 마침내 찾아올 변화를 기대하며, 막막한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는 기자가 돼 보려 합니다. 

<뉴스앤조이>에 들어온 이후로 알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 기사를 읽는 독자 님은 어떤 분인지, 무슨 소식을 더 듣고 싶어 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스스로 쌓아 올린 벽을 허물고 밖으로 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를, 그리고 틈을 내며 변화를 모색하려는 <뉴스앤조이>를 부디 계속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by 수진


'목회도 노동'이라고 인정하면

'근로계약서'는 일할 때 필수로 작성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근로계약서는 부당한 대우로부터 노동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인데요. 목회자들은 대부분 교회에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죠. 목회자들의 노동환경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다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근로계약서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를 것 같아요. 부교역자들은 워낙 환경이 열악하니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싶겠죠. 반면, 담임목사에게는 근로계약서가 족쇄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중대형 교회 담임목사일수록 더욱 그렇겠죠.

작은 교회이지만 '교회 안 노동운동'이라는 의미로 '담임목사 근로계약서'를 쓴 새민족교회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황푸하 목사와 김종원 장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목회도 노동'이라고 인정하는 건 목회자뿐 아니라 교인들에게도 유익을 주는 일 같아요.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by 권효


누구인가?
누가 이렇게 무례한 소리를 내었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교계 반동성애 진영 및 극우 단체들이 일제히 반대 운동에 나섰는데요. 교육청 입장에서는 이들에 대한 비판적 인터뷰에 응하는 게 쉽지 않았겠지요. 오랜 기간 논의 끝에 5월 3일 조희연 교육감을 만날 수 있었어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미리 글로 작성해 오셨더군요. 그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었을 테지요. 하지만 기사를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희연 교육감의 답변 내용은 지극히 상식적이었습니다. 한창 민감한 때를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성적 지향을 이유로 대놓고 배척하거나 혐오 발언을 하지 말자는 건데요. 이건 학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일 아닌가요.

존재를 무례하게 대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아무리 내가 믿는 신앙 양심상 옳은 말이라 생각해도, 그 말을 타인에게 할 때는 듣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차별은 무례함과 우월 의식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어쩌다 '개신교'와 '무례함'이 동의어처럼 돼 버렸는지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by 은혜


진통 끝에 선출된
총신대 법인이사장

총신대학교 이사회가 새 이사장을 선출했습니다. 총신대는 3년 전 김영우 전 총장의 비리로 촉발한 학내 사태 이후 그동안 임시이사 체제를 보냈어요. 그때 학내 사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대학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과 용역 직원들이 충돌해 일반 언론에 보도될 정도였다니까요. 결국 이 일을 계기로 시작된 교육부 감사 결과, 이사회 전원이 해임되고 김 전 총장은 나중에 법정 구속됩니다. 임시이사 체제 이후 올해 새로 구성된 이사회 이사장으로는 김기철 목사(정읍성광교회)가 당선됐습니다.

사실 이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오랜 학내 분규를 거쳐 새로 구성된 법인이사회였지만, 첫날부터 '자리'를 둘러싸고 '누가 차지할 것인지' 분란이 있었거든요. 지난달 열린 1차 회의에서 이사들이 "총회장을 이사장으로 합의 추대하자"는 쪽과 "경선으로 선출하자"는 쪽으로 양분돼 결국 이사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해산했지요.

3일 전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이사들이 결단 있는 모습을 보였어요. '총회장 합의 추대안'을 꺼냈던 소강석 총회장은 이사회 분위기가 뜻대로 되지 않자 회의장을 떠났는데요. 남은 이사들은 흔들리지 않고 절차와 원칙에 맞게 투표로 이사장을 선출했습니다. 1차 회의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지요.

다소 정돈된(?) 이사회 모습에 저는 조금 놀라기도 했는데요. 다른 대학 이사회를 경험한 외부 이사들이 능숙하게 건강한 이사회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직 목사·장로 이사들은 왜 이렇게까지 자리에 목을 매는지 의문을 떨칠 수 없었는데요. 정말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일 수도 있고, '명예' 혹은 '권력욕' 때문일 수도 있겠죠. 이유가 어찌 됐든, 앞으로는 자리에 연연하기보다 '이사로서' 함께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바탕으로 '좋은 전통'을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by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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