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가 셋입니다.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숫자이지요. 아이가 셋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애국했다"고 말씀을 하시는 걸 보면 저와 아내가 사회적으로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한 것 같긴 합니다. 지난해 재난 지원금 받을 때는 조금 억울했습니다. 저희는 다섯 가족인데 가족 수와 비례해서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더군요. 언제는 그렇게 애국했다고 치켜세우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인색한 국가에 배신감(?)을 느꼈습니다.ㅎㅎ 

언젠가 프랑스에서는 아이 셋 낳은 가정에 얼마나 지원하는지 찾아봤습니다. 제 가정 소득을 기준으로 보니 매달 우리 돈으로 80만 원 이상 지원하더군요. 역시 선진국.ㅎㅎㅎ 말로만 애국했다고 칭찬하지 말고 아이 키우는 데 사회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요셉 간사가 가정의 달을 맞아 글을 쓰라고 하길래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우리 함께 좋은 사회를 만들어 봐요. :)

by 도현

독자 님, 안녕하세요. 이번주 뉴스레터는 조금 다르죠? 오늘은 '가정의 달'을 맞아, 무겁고 긴장감 있는 기사를 잠시 뒤로하고 <뉴스앤조이> 구성원들의 일상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를 준비해 봤습니다. (안물안궁은 아니겠죠? ㅜㅜ) 저희가 누리는 평범한 삶의 모습이 독자 님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매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편집국에서

작년 말부터 직감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요. 그 흐름이 뭐냐고요? '결혼'입니다. '이번 생은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좋은 친구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기로 했습니다.

어떤 광고를 보니까 결혼은 문명 대 문명의 충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살아온 배경과 문화가 다르니 충돌이 없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저는 납작 엎드려 존중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아하....) 가정의 달에 이용필 기자가 가정을 꾸린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by 용필


얼마 전 제 아이가 두 돌을 맞았습니다. 감사하게도 가족과 친구들이 선물을 챙겨 줬는데요. 그중 최고는 단연 제 장모님, 그러니까 아이 외할머니가 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찍은 사진 수백 장을 인화해서 앨범에 하나하나 붙여 주셨어요. 장모님은 앨범 필름을 벗기느라 손톱이 다 망가지셨더라고요. 인화된 사진을 보는 것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더군요. (feat. 레트로 갬성~)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가족들 모두 뭉클했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하지 않아서 집마다 그런 앨범이 한두 개씩은 있었죠. 저에게도 어린 시절이 담긴 앨범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게 애물단지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사할 때마다 항상 손이 잘 닿지 않는 책장 한구석에 넣어 놨죠. 그런데 이번에 할머니가 아이에게 주신 선물을 보며, 사진 한 장 한 장 인화해 손수 앨범에 붙일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리고 마음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그 앨범에 사랑이 가득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by 권효


독자 님,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텃밭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요. 4평 남짓한 작은 땅이 저만의 작은 파라다이스입니다. 토요일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차를 몰고 텃밭으로 향해요. 땅을 뚫고 나온 귀여운 새싹들 사이로 삐쭉삐쭉 솟아 있는 잡초들을 열심히 뽑다 보면 "아이고 허리야"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아직 모종은 심지 않았습니다. 제가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텃밭 농부' 님이 아직 모종을 심기에는 이르다고 하셨거든요! 텃밭을 가꾸면서 오묘한 계절의 섭리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습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땅의 기운도 느끼고 있고요. 벌써 2021년이 네 달이나 지나가서 괜스레 마음이 분주해지는 5월인데요, 너무 조바심 내지 않으려고 해요. 묵묵히 제자리에서 '열일' 하는 땅처럼 저도 제가 있어야 할 곳을 지키며 '열일' 하겠습니다.

by 은혜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봄이 왔는데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네요. 저는 요새 야구에 푹 빠져 지내고 있어요. 어렸을 때 꿈이 뭐였냐, 또는 다시 태어나면 뭐가 하고 싶냐고 물으면 지체 없이 '야구선수'라고 답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데요. 올해 날씨가 따뜻해진 이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회인 야구를 하러 다니고 있어요. 아직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야구 좋아하시는 독자분들과 캐치볼이라도 하고 싶네요. ㅎㅎ

by 승현


'가정의 달'이라고 딱히 특별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5월이든 6월이든 12월이든, 서울 사는 청년 1인 가구의 미싱은 잘도 돌고 또 돌아가지요. 유독 5월만 되면 갑자기 '가족의 소중함' 같은 것을 묵상하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어쩐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요.(살짝 반항)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 '남원-전주-서울-양구-서울'로 연고 없는 곳을 옮겨 다니며 벌써 12년째 혼자 살고 있는 제게는 '혈연 가족', '정상 가족' 위주로 설정돼 있는 가정의 달 포맷이 그리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저에게도 '가족'이 있다면 삶의 터전을 옮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곁을 내주게 되는 이들이에요. 원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는 친구들, 친구들보다 더 자주 만나는 직장 동료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어도 마음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일하는 이들이 제 가족입니다. 일을 마치고 자취방에 돌아오면 늘 저를 반겨(?) 주는 책장의 책들 손 닿을 만한 곳에 항상 두고 뚱땅거리는 통기타 '무명無名'이도 빼놓을 수 없지요. 비록 무생물이지만 누구보다 진득하게 제 얘기를 들어 주는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이렇게 저는 오늘도 저만의 가족들과 함께 하루하루 정성껏 살아가고 있답니다.(고양이만 있으면 완벽할 것 같은데, 나만 없어 고영...ㅠㅠㅠㅠ)

by 운송


독자 님 안녕하신가요? <뉴스앤조이>에 입사한 지 막 2달이 된 막내 기자 수진입니다. 지난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자 24절기 중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였대요. 저는 요즘 이 동네 저 동네 취재를 다니며 계절을 만끽하고 있어요(나름 좋은 점). 취재 사안이 복잡하여 심란할 때가 많지만, 오고 가며 마주하는 자연의 모습에 한숨을 돌리며 저 자신을 환기하곤 한답니다. 저와 주거 공간을 나눠 쓰고 있는 고양이도 여름을 맞아 털 뭉치를 한껏 뿜어내네요(털 공 파티 yeah···). 푸르른 5월에는 더 넓고 높은 마음으로 무지갯빛 이야기를 전해 드리도록 노력할게요. 함께 여름으로 가요!

by 수진

사역기획국에서

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일은 많은 부모에게 로망 또는 잊지 못할 추억 아닐까 싶어요. 저에게 8살 딸아이가 있는데요. 이번 어린이날 이 친구에게 자전거가 생겼습니다. 새 자전거를 처음 탄 날 보조 바퀴를 달고 널따란 공원을 늠름하게 달리는 모습을 보자니 어찌나 흐뭇하던지요. 몇 바퀴를 돌고 나서는 보조 바퀴를 떼어 달라고까지 하더라고요. 둘째 날 보조 바퀴를 떼고 집 앞 조그만 공원에 나갔습니다. 균형을 잡아 주던 보조 바퀴가 사라지자 첫날 늠름하던 아이는 온데간데없어졌습니다. 

자전거 안장을 잡아 주며 페달을 밟으라고 하자 멈칫거리면서 다시 보조 바퀴를 달아 달라고 합니다. 살살 어르고 달래서 간신히 출발! 이리저리 뒤뚱하는 아이는 "으아~ 못해~ 못하겠단 말야"를 연발합니다. 그렇게 간신히 공원을 두 바퀴 돌았습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높이가 낮은 자전거를 잡아 주느라 허리가 후덜덜했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이 몰려왔습니다. 그래도 로망 하나 실현했습니다. 5월 한 달은 아이 자전거 가르쳐 주는 재미가 일상의 비타민이 될 것 같네요. 독자 님도 가까운 사람들과 소중한 일상의 평화를 일구어 가시길 바라요.

by 은석


2002년 11월 엄마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얻었어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고 잠귀도 어두운 제가 아이의 작은 움직임에도 바로 눈이 떠지더라고요. 3.4kg의 작은 아이가 30년간 형성된 제 잠버릇을 단번에 바꿨습니다. 부모가 되는 첫 과정이었죠. 18년 남짓 직장맘으로 살아가면서 아이들과 충분히 함께해 주지 못한 미안함이 많습니다. 모든 역할을 잘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 제 부족함에 두루두루 미안한 마음이에요.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중요도에서 2순위로 밀리는 게 가족이라고 하죠. 이해해 줄 거라는 믿음과 시간이 많을 거라는 착각으로 생긴 판단이겠죠. 5월 한 달만이라도 가족을 우선으로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승연


저는 대학생 때 같은 캠퍼스 선교 단체를 했던 세 명의 친구와 한 집에 살고 있어요. 집 별칭은 '하나공동체'인데 '하나'되어 '하나님나라'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 담겨있지요. 외동으로 자라 형제자매 있는 친구들을 많이 부러워하곤 했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나 따뜻함을 누리며 지내고 있어요.

같이 산다는 것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삶의 희노애락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함께 통과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때로는 함께 슬퍼하면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배로 쓰기도 하고,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을 때는 세상에서 제일 형편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사랑하는 이에게 부족한 곁이라도 내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임에 틀림없겠지요.

독자 님의 일상도 소중한 분들과의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지길 기도할게요. 행복한 5월 보내세요!

by 세향


아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밤마다 제 신경을 톡톡 건드리는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얼마 전 교회에서 유아세례 교육을 시작했는데요. 신청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말았습니다. 아이가 크면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제 부모님은 첫돌 되기 전부터 유아세례를 받으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두 돌 지나면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얼마 전 또 연락이 오더군요. "교육 등록했니?"

부모님은 잊으신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심어 준 사람이 부모님이라는 걸요. 저는 입교를 고등학생 때 했는데요. 그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확신이 서지 않아 성인이 되고 나서야 입교했다. 장로 아들인데도 말이다"라고요. 사실 확신은 제게도 없었어요.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저는 예배와 헌금, 기도 등이 기독교인에게 당연한 의무이듯, 입교나 세례도 그렇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이에게만큼은 좀 더 자유롭고 열린 방식으로 신앙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떤 모습일지 아직까지는 잘 떠오르지 않네요.

by 요셉

자, 이제 그럼 독자 님 차례예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나는 요즘 이렇게 지내요."(클릭)

※처치독은 일주일 동안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이슈와 사건들을 쉽게 풀이해 주는 뉴스레터입니다. 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주 금요일 오후 처치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