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경기 용인 기쁨의교회(정의호 목사)를 다니면서 정신적 세뇌와 가족 불화를 겪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문을 두드린 제보자들은 계속해서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내용은 크게 △신사도적 운동 및 각종 불건전한 교리 △세뇌로 인한 일상생활 및 관계 파괴다. 

<뉴스앤조이>는 4월 6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기쁨의교회 MTC센터에서 정의호 목사와 ㅅ 부목사, ㄱ 강도사를 만났다. 만나기 전 정 목사에게 제보자들 증언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질문들을 만들어 보냈다. 이들은 약 1시간 30분간 질문에 답변했다. 

먼저, 정의호 목사는 신사도 운동과 선을 그었다. 자신은 신사도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26년 전 성령 체험을 한 뒤 그때부터 성령 사역을 해 왔으며, '신사도 운동'이라는 말은 그보다 더 늦게 생겼다고 했다. 자신의 사역과 신사도 운동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의혹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로 초청한 신사도 운동가는 신디 제이콥스뿐이었으며, 당시 그의 책이 번역 출간됐고 주변에서 추천해서 딱 한 번 부른 것이라고 했다. 신디 제이콥스가 신사도인지는 몰랐고, 그를 초청한 10년 전에는 아직 한국 교계에 신사도라는 말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라고 했다. 기쁨의교회는 외부 강사를 잘 초청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MTC센터에서 정의호 목사를 비롯한 기쁨의교회 사역자들을 만났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경기도 광주에 있는 MTC센터에서 정의호 목사를 비롯한 기쁨의교회 사역자들을 만났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기쁨의교회는 성령의 은사를 인정하지만 은사 위주 사역을 하는 곳은 아니며, 오히려 말씀과 제자 훈련을 강조한다고 했다. 정 목사는 "내가 보수 신앙을 가지고 있다가 성령 체험을 했다.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여러 은사 집회에 찾아다녔다. 그곳에서 소위 성령 사역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인격에 실망을 많이 했다. 도대체 성령인가 망령인가 싶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은사가 있어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하면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절제를 가르친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 나오는 '산지 정복 중보 기도' 각 영역은 신사도 운동에서 차용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7개 영역은 당시 여러 선교 단체에서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사도 운동에서 차용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정 목사는 "10여 년 전 우리 교회 표어가 갈렙의 헤브론 산지 정복 기도였다. 기독교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하니까 구체적으로 생활 영역을 정리한 정도의 의미였지, 신사도 운동에서 말하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ㅅ 목사는 "신사도 운동에서는 일곱 산을 정복해야 하나님나라가 도래한다는 종말론적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그런 의미로 각 영역이나 산지 정복이라는 말을 쓴 것이 아니다. 만약 일곱 산이 그런 의미인 줄 알았다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해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교인들 중 아무도 우리가 신사도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후 교회는 '효과적인 중보 기도', '산지 정복 중보 기도' 등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뷰 후 교회는 '효과적인 중보 기도', '산지 정복 중보 기도' 등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목회자의 신체 일부를 맡아 중보 기도'한다는 등의 '효과적인 중보 기도' 내용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 목사는 "한때 내 몸이 상당히 안 좋았다. 그때 한시적으로 중보기도팀이 그런 기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로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지 정복 중보 기도나 효과적인 중보 기도 등은 10여 년 전 만든 것이고 지금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내용이 지금도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것은 '단순 부주의'라고 했다. ㅅ 목사는 "우리가 부주의했다. 지금은 하지도 않는데 홈페이지가 오래되다 보니 우리조차 그런 내용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취재 후 기쁨의교회는 홈페이지에서 '산지 정복 중보 기도'와 '효과적인 중보 기도' 메뉴를 삭제했다. 

제보자들은 온라인상에서 기쁨의교회와 신사도 운동의 연관성을 정리한 내용이 퍼져 나가자, 교회가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묻자 ㄱ 강도사는 "우리도 신사도 운동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간 소문이 있어도 대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닌데, 그분들을 초청했다는 이유로 계속 오해를 사고 있으니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사실 예전에 교인들 중 '신사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에게도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내가 거절했다. 결국 그분들은 교회를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은사 중심 집회를 많이 찾아다녀 봤기 때문에 안다. 교인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집회 쫓아다니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기쁨의교회가 작년 12월 홈페이지에 올린 내부 서점 사진(왼쪽).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빨간색 사각형 부분에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야 산다>(오른쪽)가 꽂혀 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기쁨의교회가 작년 12월 홈페이지에 올린 내부 서점 사진(왼쪽).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빨간색 사각형 부분에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야 산다>(오른쪽)가 꽂혀 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조상의 죄를 회개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 회개하는 기도는 교회 차원에서 가르친 적이 없다고 했다. 정의호 목사는 "교회 입장과는 상관이 없다. 나도 신학적으로 그런 건 잘못됐다고 본다. 아마도 중보 기도자들이 그런 책들을 보고 활용한 듯하다.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야 산다>(베다니출판사)를 여전히 교회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정 목사를 비롯한 사역자들은 "잘 모르겠다. 그런 책은 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가계저주론도 교회 입장은 아니라고 했다. ㄱ 강도사는 "목사님이 강단에서 그런 내용으로 설교하셨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중보 기도자들이 중보 기도에 대한 책이 별로 없다 보니 그런 책들도 읽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회 차원에서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우리도 이번에 문제 제기하시는 분들 때문에 교인들이 그런 책을 읽는 것을 알게 됐다. 명확하게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려 한다"고 했다. 

어린이들도 기도 중 천국과 지옥 환상을 보고, 그런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을 교회가 발행하는 잡지에 실은 것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정 목사는 "아마도 수련회 때 그런 것 같은데, 그 환상이 진짜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아이들이 순수해서 그런 환상을 볼 수도 있고, 아이들 수준에서는 다른 아이가 봤다고 하니까 '나도 봤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덕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절제해야 한다. 예전에는 그렇게 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의호 목사가 2005년 추석 주간 설교한 내용.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의호 목사가 2005년 추석 주간 설교한 내용.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일부 리더 문제, 담임목사 영향력 벗어나
가정 중요하게 생각, 알았다면 말렸을 것" 

불건전한 교리나 사상 자체도 문제이지만,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가족 및 지인들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더욱 문제다. 정의호 목사는 제보자들의 피해 내용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며 "그런 건 전혀 나의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50년 전 선교 단체는 '교회 개혁'이 모토였다. 그래서 이단 시비가 많았다. 나는 선교 단체에서 20년간 훈련받다가 성령을 체험했다. 교회는 안 하려고 했다. 교회의 생리가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담임목사가 섬김받는 위치에 있었고, 교단 목사들도 권위 의식에 차 있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교회를 세웠을 때, 나름대로 교회를 새롭게 하려고 했다. 한국교회에 모델이 되는 교회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취지로 일반 교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많이 줬는데, 그러다 보니 일부 리더가 교인들에게 과도한 압박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제보자들이 말하는 피해는 일부 리더의 일탈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정 목사는 "사람은 역시 죄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사가 아니어도, 평신도여도 '리더'라는 자리에 있으니 감투 의식이 생긴 것 같다. 리더 성향에 따라 교회가 가르치는 내용에 그치지 않고 자기주장을 덧붙여서 이렇게 된 듯하다"고 말했다. 

교인들이 너무 교회 생활에만 빠져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가정에 불화가 생긴 것에 대해서도, 정 목사는 "내가 가정 사역 책도 여러 권 썼다. 그만큼 가정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부교역자들도 "만약 제자 훈련이나 이사 문제로 가정에 불화가 생긴다는 것을 우리가 알았다면, 훈련하지 말고 이사 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다시 한번 가슴이 아프다며 그런 일을 겪은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의호 목사는 가정 사역에 대한 책도 썼다며, 기쁨의교회는 가정의 화목을 강조한다고 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정의호 목사는 가정 사역에 대한 책도 썼다며, 기쁨의교회는 가정의 화목을 강조한다고 했다.  기쁨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다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까지 전도하려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교회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의호 목사는 "우리 교회는 용인 지역에서 수평 이동한 신자는 받지 않는다. 이건 철저하게 지킨다. 우리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이건 이단들이 하는 소리다. 말도 안 된다. 나는 '본 교회 위주로 신앙생활을 하라'는 정도로 권면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ㅅ 목사는 "우리 교회에는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보다 새 신자가 많다. 그런 분들은 우리 교회에서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에 기쁨의교회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좀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쁨의교회에 대한 애정을 성숙하게 표현하면 오해의 소지가 없는데, 과도하게 표출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보자들이 경험한 피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은 아주 특수하고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교인 수가 많아지다 보니 피드백이 바로 들어오지 않아서 그렇지, 그런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바로 조치했을 것이라고 했다. 

기쁨의교회 입장은 결국 신사도 운동을 비롯한 각종 불건전한 교리 주입과 과도한 훈련 강요 등이 모두 일부 리더의 일탈이라는 것이다. 어떤 구조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닌지 묻자, 정 목사는 "교회 가르침에 대부분 따라가지만 다는 아니다. 담임목사 영향력을 벗어나는 사람이 몇 명 있다. 이들을 어떻게 해야겠는가"라며 "나도 질문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어떤 대안이나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완전한 교회는 없다. 최대한 노력한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정 목사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다"
제보자들 "누구인지 색출하려는 목적" 

정의호 목사는 인터뷰 중간중간 연신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분들이 누군지를 모르니까 연락할 방법이 없다. 직접 만나 사과도 하고 위로도 해 드리고 싶다. 그분들이 제기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도 듣고, 수용할 부분은 고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보자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기자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제보자들 생각은 달랐다. 한 제보자는 기자에게 "교회 입장은 자신들은 신사도적 운동도 하지 않았고 각종 이상한 교리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건 거짓말이다. 정 목사도 사역자들도 분명히 가계저주론을 이야기했다. 내가 강단에서 나오는 가계저주론을 듣고 기쁨의교회를 떠난 사람이다. 이런 것부터 인정하지 않으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누구인지 색출하려는 목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도 "우리가 단순히 감정적으로 만남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일단 본인이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인정해야 할 것 아닌가. 인정은 안 하고 지금도 일방적으로 자료를 지우고 있다. 대화를 원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일부 리더의 일탈이라고 말하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교회의 목적은 색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 목사의 사과를 받고 싶은 게 아니다. 그간 본인의 행적에 대해 정직하게 해명하라는 것"이라며 "예전에도 사과를 요청한 사람이 있었는데 교회는 거기에 응하지 않았다. 이렇게 공론화가 되려고 하니 우리가 누구인지 찾아내고 싶은 듯하다. 블러핑(게임에서 자신의 패가 좋지 않을 때 상대를 속이기 위해 허풍을 떠는 전략 – 기자 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끝)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