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나수진·최승현 기자]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지정한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가 전국에 단독 건물 예배당 200여 개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앤조이>는 2018년 1월 처음 공개한 하나님의교회 예배당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예배당으로 사용 중인 단독 건물 39개와 상가 건물을 임차해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교육관 31개 등 70개 건물(891억 원어치)을 추가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단독 건물 216개, 상가 53개 등 총 269개이며, 하나님의교회가 20여 년간 부동산 매입에 쓴 액수는 524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업데이트에 추가된 주요 부지는 2019년 부산 해운대구 좌동(63억 원), 용인 처인구 마평동(65억 원), 고양 일산서구 덕이동(57억 원) 등이 있다. 마평동 예배당은 과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용인제일교회가 쓰던 건물이다. 용인제일교회는 인근에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이 건물을 2019년 6월 ㄷ사에 62억 원에 팔았고, ㄷ사는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하나님의교회에 65억 원을 받고 팔았다. 덕이동 예배당은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건물을 매입한 것이다.

예배당 매입 형태를 보면 전체 216개 중 기성 교회 예배당을 사들인 사례가 97개(44.9%), 결혼식장·사우나·관공서 등 일반 건물로 쓰던 곳을 매입한 사례가 99개(45.8%)였다. 예배당 97개 중 71개(73.2%)는 매매로, 26개(26.8%)는 경매로 하나님의교회에 넘어갔다.

신도시 종교 부지를 분양받아 자체 건축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후 하나님의교회가 종교 용지를 분양받아 예배당을 건축한 사례는 총 19건이었다. 이 가운데 2017년 5건, 2018년 3건, 2019년 4건, 2020년 1건 등으로 최근 5년간 사례가 13건(68.4%)으로 나타났다.

신도시에서는 예배당 착공 전까지 종교 용지를 분양받은 곳이 하나님의교회라는 사실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2018년 김포 장기동, 2020년 울산 북구 송정동, 하남시 감일동, 2021년 대전 서구 관저동의 경우 뒤늦게 착공 사실을 파악한 주민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울산과 하남은 건축이 무산된 상태지만, 김포 예배당은 완공됐다. 주민 반대로 잠정 중단됐던 대전 관저동 부지는 4월 초 공사가 시작됐다.

대전 관저동 주민 1만 3000여 명은 3월 22일 대전 서구청에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고 매주 구청 앞에서 건축 허가 취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4월 6일에는 하나님의교회반대를위한주민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를 꾸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고, 이혼·가출 등 가정 파탄을 일삼는다며 이런 종교 시설이 인근에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임지혜 대표는 4월 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주변에 하나님의교회에 다녔다가 피해를 입은 분이 있다. 이혼·가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하나님의교회에서는 '일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그런 사례는 일반 교회에도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만 둘러댄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시위하는 주민은 학부모다. (기독교인이어서가 아니라) 아이를 지키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교회반대를위한주민비상대책위원회 임지혜 대표가 지난 4월 3일 대전 서구청 앞에서 하나님의교회 건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유튜브 갈무리
하나님의교회반대를위한주민비상대책위원회 임지혜 대표가 지난 4월 3일 대전 서구청 앞에서 하나님의교회 건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유튜브 갈무리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시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정보 공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하나님의교회가 이런 방법을 계속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하나님의교회는) 시한부 종말론을 펼치고 교회 건물을 종말 때의 도피처로 내세웠다. 그들이 종말이 온다고 주장했던 2012년이 이미 지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교인들이 급격히 늘지는 않을 거고, 건축 헌금을 내야 할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교회의 예배당 매입·건축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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