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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우리는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교회에 함께 모여 기쁘게 찬양하고 예배할 수 있을까. 교회 부흥을 꿈꾸고 지역사회 전도와 봉사 활동을 힘차게 진행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당분간, 어쩌면 영구히 이전처럼 활기찬 공동체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생활 속 거리 두기로 교회마다 차이는 있지만 예배 출석 인원은 절반으로 줄었고, 헌금도 30% 감소했다. 주일성수 개념, 함께 모여서 예배하는 공예배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 예배 등 새로운 예배와 신앙생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기간 중 한시적 운영을 염두에 둔 시도였지만,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예배는 병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온라인 예배가 현장 예배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마주한 새로운 현실은 기존 생활 방식과 신앙 습관을 벗어나 전혀 다른 차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교회 공동체 존립과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1.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교회 사례

2004년에 영국에서 탄생한 온라인 교회 Church of Fools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배를 송출했다. 인터넷상 새로운 교회를 개척해 복음 전파와 선교를 목표로 했다. Church of Fools는 실험적 예배 방식에 도전했다. 아바타가 현장 예배처럼 가상의 건물 안에 들어가 예배할 수 있는 다소 코믹한 형태로 진행됐다. 예배 시작 후 첫 2주는 8000명이 찾아왔으며, 많을 때는 4만 명까지 출석했다.

교회가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 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39%는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50%가 30대 이하였고 60%가 남성이었다. 젊은 층 가나안 성도가 상당수 참여한다는 의미다.1) Church of Fools는 온라인 교회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만 리더십 부재와 공동체성 형성 실패라는 숙제를 남겼다. 이를 보완하고자 나타난 교회가 바로 2006년에 등장한 St. Pixels이다.

St. Pixels은 리더십을 구성하면서 조직과 체제를 정비했다. 보다 폭넓은 소통 채널을 확보하면서 대화창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방문자의 참여를 독려했다. 개인 블로그와 기도방을 개설하고 호스트 11명을 두어 사이트 관리와 방문자 요구에 대한 응답을 하도록 했다.

필자가 주목하는 교회는 2004년 등장한 I-Church이다. 옥스퍼드 교구는 웹 목회자를 임명하고 '선교형 교회'(Mission-shaped Church)를 지향했다. 교회의 본래 목적이 선교에 있음을 선포하고 온라인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나라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I-Church는 크게 세 부류 대중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역 교회 출석이 어려운 이들, 예배 공동체를 찾지 못한 이들, 여행이나 직장 문제로 교회 출석이 어려운 이들이다. 단순 방문자와 교회 멤버십을 구분하고 구성원과 성례 중심으로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2)

2004년에 웹 목회자로 임명된 앨리슨 레슬리(Alyson Leslie)는 수도원적 영성 공동체를 지향한다. '기도, 연구, 사회적 책무'라는 모토를 가지고 약 7000명의 멤버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공동체는 더 작은 그룹으로 분화하면서 '공동체들의 공동체'라는 콘셉트를 유지한다. 그룹마다 권위 있는 성직자들에 의해 임명된 담당 목회자를 세웠다.

미국에도 온라인 교회가 등장했다. 1996년 프로젝터를 이용해 창고에서 예배하던 LifeChurch.tv는 2009년 13개 온라인 캠퍼스를 두었다가 2016년에는 26개로 성장했다. 오클라호마에서 목회하는 담임 목회자 크레이그 그로쉘(Craig Groeschel)의 메시지가 온라인과 대형 스크린으로 전달된다. 메시지는 교리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각 온라인 캠퍼스는 담당 목회자와 찬양팀을 두고 소그룹과 주일학교 사역을 진행한다. LifeChurch의 성공은 2009년 Internet 캠퍼스에서 Church Online으로 전환해 방문자에게 지속적으로 영상과 블로그 정보를 공급하고 수많은 봉사자가 채팅과 상담을 통해 소그룹을 관리한 결과이다. 

시몬 젠킨스는 인터넷을 '뉴 타운'(a new town)으로 묘사하면서 새로운 영역 등장에 따른 새로운 교회 탄생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했다. 하이디 캠벨은 이를 E-vangelism 운동으로 보았다.3) 인터넷 공간을 선교 현장으로 이해하고 복음 전파를 위해서 온라인 교회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신앙 생활이 성도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2004년 Pew Internet & America Life Project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64%가 영적·종교적 이유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새로운 방식으로 타자와의 연결과 영적 경험을 추구하는 이의 필요를 채워 주고 있다. 또한 장애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 출석이 어려운 이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 지역 교회와 온라인 교회 병행해야

하이디 캠벨은 <When Religion Meets Media>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새로운 미디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는지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는 새로운 매체와 기술이 공동체 가치와 실천에 일방적으로 변화를 가져온다는 '기술결정주의'(technological determinism)에 반박한다. 그는 기술이 공동체 가치와 습관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공동체에 의해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기술과 매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단순한 도구나 지식 습득 창구가 아닌 실제적인 힘과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매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영적·도덕적·신학적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실천할지 고민해야 한다. 캠벨은 기술 사용과 수용에 네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역사와 전통(History and Tradition), 둘째는 핵심 신념과 패턴(Core Beliefs and Patterns), 셋째는 협상 과정(Negotiation Process), 마지막은 공동 프레이밍과 논의(Communal Framing and Discourse)다.

기술이 발전할 때 각 공동체는 전통과 경험을 중심으로 기술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기술은 공동체 신념과 가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변용하여 사용될 것이고, 공동체를 재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온라인 교회는 지역 교회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예배 참석이 어려운 이를 돕고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동시에 유연한 연대를 돕는 도구가 돼야 한다. 

종교가 미디어화할 때 핵심 가치와 종교적 실천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종교가 전통을 고수하고 전파는 수단으로 어떻게 미디어를 활용하는지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캠벨은 인터넷을 선교 영역(Mission Field)으로 접근한다. 대다수 현대인이 종교를 온라인과 미디어를 통해서 경험하기에 온라인은 영적·종교적 공간이 될 수 있고 선교를 위한 장이 될 수 있다.

제3의 교회로서 온라인 교회는 가나안 성도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지역 교회와 성도의 사이 공간으로서 유연성과 관계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앙생활을 영위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유의할 점은 신앙이 사회적 실천과 일상적 삶으로까지 연결되게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역 교회와 연결을 고려해야 한다.

무선 네트워크는 시공간을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연결된다. 하나님나라 특징과 상당히 유사하다. 드와이트 프리센(Dwight Friesen)은 하나님나라의 네트워크 비전이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되는 장이 온라인이라면서 독립된 존재들이 하나의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는 방식에서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네트워크로서 하나님나라'(kingdom as a network)는 우리에게 교회와 다른 공동체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림을 그려 준다. 이는 사랑과 정의, 자비로 나아가게 하는 관계망이다.

'나는 연결돼 있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네트워크 사회의 존재론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 비대면 사회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소속감에 대한 욕구는 이 시대적 가치로 네트워크 사회에서 온라인 예배 공동체의 가능성을 부각시킨다.4)

디지털 신앙 최대 약점인 공공성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선교적 관점이 요청된다.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인터넷 공간의 거룩성과 공동체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익명성을 전제한 개인적 활동보다는 공공선을 위한 가상 공동체 활동이 요청된다. 개인 이익 극대화가 아닌 공동 이익에 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앙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공공성과 공동성을 강화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온라인 교회는 특수 공동체를 묶는 좋은 방식이다. 가령 해외 거주 한인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인종·문화·언어를 중심으로 각기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공동체를 위한 좋은 장이 될 것이다. 불특정 다수와 거대한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소규모 온라인 공동체를 구축하면서 1년에 몇 차례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다면 새로운 교회 모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온라인 교회를 지역 교회로 발전시키는 좋은 개척 모델이 될 것이다.

김승환 / 목사,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

1) Tim Hutchings, Creating Church Online: Ritual, Community and New Media, (London & New York: Routledge, 2017), 68.
2) 위의 책, 92.
3) 위의 책, 171.
4) Heidi A. Campbell and Stephen Garner, networked theology: negotiating faith in digital culture,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16), 55.

참고 자료

1) 테레사 베르거, 안선희 역, <예배, 디지털 세상을 만나다>(서울: CLC, 2020).
2) Heidi A. Campbell, When Religion Meets New Media, (London & New York: Routledge, 2010).
3) Heidi A. Campbell and Stephen Garner, networked theology: negotiating faith in digital culture,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16).
4) Heidi A. Campbell, Who’s Got the Power? Religious Authority and the Internet?,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12 (2007).
5) Lorne L. Dawson and Douglas E. Cowan ed, Religion Online: Finding Faith on the Internet, (Routledge, 2004).
6) Tim Hutchings, Creating Church Online: Ritual, Community and New Media, (London & New York: Routledg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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