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가 11월 23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예배당 신축을 추진하게 된 이유와 진행 과정을 밝혔다. 간담회에는 건축위원회, 기획홍보위원회 위원들과 교역자들이 참석했다. 오정현 목사는 건강을 이유로 불참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가 11월 23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 예배당 건축을 추진하는 이유와 진행 과정을 밝혔다. 2009년 6월 토지 매매 계약을 한 후 6개월 만에 열리는, 건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첫 번째 자리였다. 15일부터 22일까지 두 주일에 걸친 건축 헌금 약정이 끝난 시점이다.

간담회에는 이승렬 장로, 강영배 장로 등 건축위원회 위원과 고직한 선교사, 권영준 장로 등 기획홍보위원회 위원, 김은수 목사(목회행정), 김철우 목사(목양행정), 김학준 목사(청년부)가 참석했다. 오정현 목사는 건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사랑의교회 측은 예배당이 들어서는 부지는 2,278평이고, 부지 매입에 들어간 1,174억 원을 포함해 총 공사비는 약 2,100억 원이라고 했다. 건물은 지상 12층 규모다. 부지 맞은편에 대법원이 있어서 70m 이상의 건물은 지을 수 없다. 예배실은 지금 예배당처럼 지하에 짓는다. 6,000명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크기다. 예배당 명칭은 '사랑 글로벌 미니스트리 센터(Sarang Global Ministry Center)'. 현재 사용 중인 예배당과 땅은 팔지 않는다.

▲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이 들어서는 곳은 서울 서초역과 맞닿아 있다. 맞은편에는 대법원이 있다. 현 예배당에서 직선 거리로 1.8Km 떨어진 곳이다. (사랑의교회 건축 홈페이지 갈무리)
지금 사용하는 예배당은 등록 교인이 800여 명 정도였던 1985년에 건축했다. 24년이 지난 현재는 등록 교인이 8만여 명, 출석 교인은 4만 5,000여 명이다. 주일에는 교인들이 교회 주변 17곳의 건물에 흩어져서 예배를 한다. 김학준 목사는 "주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사이에 2만여 명 정도가 교회 건물 안에서 움직인다. 지금까지 한 건의 사고도 없었던 것은 기적이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주일학교를 비롯해서 젊은 세대를 교육할 공간이 부족하고, 교인들이 몰고 오는 차량 때문에 주변 도로가 마비되며, 북적거리는 인파와 차량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도 많다. 사랑의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큰 예배당 건축을 선택했다.

"분립도 고려했으나 현실적 대안 아니더라"

사랑의교회 측은 분립이라는 대안도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분립이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고직한 선교사는 "사랑의교회 목회 철학에 동의하는 것, 담임목사의 은사와 자질을 검증하는 것 등이 분립의 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그리고 "사랑의교회라는 브랜드 때문에 분립하려는 지역의 다른 교회 교인들이 거부감을 갖는다"고 했다.

▲ 권영준 장로는 새 예배당이 강남에 들어선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가진 자, 기득권층을 변화시켜야 한다. 사랑의교회는 강남을 변화시키는 영적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강남에 예배당을 짓는다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권영준 장로는 "가진 자, 기득권층을 변화시켜야 한다. 강남은 땅끝이고 사마리아다. 사랑의교회는 강남을 변화시키는 영적 공동체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건축과 그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데는 6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건축을 결정하고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은 신속했다. 5월 23일 당회에서 부지 매입을 결정했다. 4일 후인 27일에는 제직회가 이를 승인했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난 6월 1일에 대림산업과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김은수 목사는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 제직회와 당회 중심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교인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는 없었다. 김 목사는 "14,259장의 약정서와 1,300억 원의 약정 헌금은 교인들이 건축에 동의한다는 표시다. 세대별로 약정한 것을 감안하면 95%가 동참했다"고 했다. 이승렬 장로는 "공동의회에 건축 관련 내용을 보고할 수는 있겠지만, 찬반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옥한흠 원로목사, 건축 반대하는 것 아니다"

<디사이플> 11월호에 실린 옥한흠 원로목사의 인터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옥 목사는 예배당 건축을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말을 했다. 옥 목사는 "제자 훈련을 핵심에 두는 사랑의교회가 대형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랑의교회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를 다르게 풀이했다. 김은수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지만,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며 건강함을 위해 노력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15일 건축 헌금 주일에 상영된 옥한흠 목사의 영상 메시지를 근거로 들었다. 옥 목사가 건축에 반대한다면 건축 헌금을 독려하는 영상 메시지를 전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 사랑의교회 건축, 옥한흠 목사의 진짜 생각은?)

흔히들 대형 교회의 문제 중에 하나로 교인의 수평 이동을 꼽는다. 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사랑의교회 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고직한 선교사는 "서초구 지역 내에서 이전하기 때문에 다른 교회에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고 선교사는 "타 교회 교인이 등록한다면 원래의 교회로 돌려보내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고 선교사는 사회적인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를 위해 일하면서 진정성으로 인정받겠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는 대답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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