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한흠 목사는 <디사이플>과의 대담에서 "사랑의교회가 초대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 건축 작업에 돌입했다. 사랑의교회를 개척해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교회로 일군 옥한흠 원로목사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담임 오정현 목사의 생각보다 원로 옥한흠 목사의 입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옥한흠 목사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을 정리하면 "교회를 크게 키운 과거는 후회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더 크게 키워야 한다"는 모순된 결론에 도달한다.

옥한흠 원로목사가 원장으로 있는 국제제자훈련원 발행지인 <디사이플>은 11월 호에 옥한흠 목사 대담 기사를 실었다. 제목은 '나의 교회론과 제자 훈련은 엇박자가 된 것 같다'.

옥한흠 목사의 교회론은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로 서는 것이 교회'라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의 브랜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제자 훈련', '평신도를 깨운다'는 다 여기에서 나온다. 그럼 어느 부분에서 엇박자가 생긴 것일까.

옥한흠 목사는 사랑의교회의 대형화를 막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은퇴 후 저는 제 목회가 자체적으로 자기모순을 갖고 있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합니다. 왜냐면 교회를 너무 키워 버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교회론대로 목회했다면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즉 사랑의교회라는 개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가 성장하도록 좀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목회를 해야 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한 것 같아 하나님 앞에 죄송합니다."

옥 목사는 양적으로 성장한 사랑의교회가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교회 규모가 커지면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담임목사가 조직을 튼튼히 해 자신과 같은 부교역자 수백 명과 함께 사역을 해도, 규모가 너무 커지면 가짜 제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의미에서 옥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초대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큰 교회가 자기의 교회론에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교회 크기를 정해 성장을 억제하는 것도 성경적이지 않다고 했다. 적정 수준의 교회 크기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사랑의교회가 초대형 교회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이유이다.

그렇다고 모순된 교회 크기와 교회론의 틈새를 줄이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옥한흠 목사가 생각했던 것은 교회 분가다.

"좋은 지도자를 세워 독립시켜 사랑의교회 같은 교회론을 가진 제2, 제3의 사랑의교회를 뿌리내리게 했으면 지금과 같이 실패했다는 감정을 갖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건전한 목회를 하는 교회가 양적으로 크게 자라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되지만, 제자 훈련하는 교회가 분수에 지나친 성장의 덫에 걸려, 결과적으로 허약한 교회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것이 과거에 대한 평가라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무엇일까.

옥한흠 목사는 11월 15일 주일예배 설교 후 상영된 동영상에서 "교회가 계속 성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11월 15일은 사랑의교회 건축 헌금 작정 주일이었다. 옥한흠 목사는 영상을 통해 교회 건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5분간 방영된 영상에서 건축의 필요성, 반대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교인들에게 전했다.

▲ 11월 15일 동영상을 통해 옥한흠 목사는 "세계 교회를 움직이려면 교회가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옥 목사는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사랑의교회가 제자 훈련을 통해 세계 교회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는 힘이 없어 세계를 흔들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사랑의교회를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옥 목사는 교인들에게 대형 교회라는 문제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지 말고, 사랑의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주목하라고 요구했다.

교회 건축도 교회가 앞으로 많은 일을 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다. 교회 건축 비용을 선교와 사회봉사에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교회와 사회를 위해 일하려면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옥 목사는 건축 비용을 다른 곳에 사용해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말은 일리가 없다고 했다.

"교회 건축 안 하면 2,000억을 모으느냐. 사람들이 헌금 안 하죠. 교회가 진짜 사회를 위해 하나님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은 인프라를 위해 투자하고, 그 인프라를 바탕으로 축적된 힘을 사회를 위해, 가난한 자를 위해, 선교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에요. 이거 지난 우리 30년 교회 역사를 통해 증명했잖아요."

옥 목사는 교회를 건축해야 하는 다른 이유로 교인들이 예배하기 불편한 것을 들었다. 강남역 근처에 있는 사랑의교회는 2,000명을 기준으로 지어졌다. 현재 출석 교인만 4만 명이 넘는다. 장애인들이 교회에 접근하기 힘들고, 교육관이 좁아 주일학교 학생들이 고생하는데, 좀 더 나은 환경으로 가려 한다고 했다.

경기가 어려우니 건축하지 말자는 의견에는, 하나님께 쓰임 받은 교회는 어려울 때 건축을 했다고 답했다. 건축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의견에는, 교회의 크기와 위치를 생각하면 큰돈이 아니라고 했다.

옥 목사의 영상은 "한마음 되어 성적 건축을 이루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해 주실 것이다. 하나님은 신실하시다. 그분만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말로 끝났다.

다음은 <디사이플> 대담 기사와 11월 15일 주일예배 동영상 메시지를 요약한 것이다.

"나의 교회론과 제자 훈련은 엇박자가 된 것 같다"

- <디사이플> 11월 대담 기사 -

(생략)

목사님께서 지난 30년 가까이 목회를 해 오시면서 붙잡았던 교회론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생략)

전통 목회는 평신도가 동원(動員)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저는 평신도를 하나님의 손에 쓰임 받는 주체, 동역(同役)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평신도를 교회의 실력을 대변하는 숫자나 부흥의 도구로 보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도 좋고 열 사람도 좋았습니다. 한 사람이 바로 설 때 이것이 바로 교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생략)

그러나 은퇴 후 저는 제 목회가 자체적으로 자기모순을 갖고 있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를 너무 키워 버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제 교회론에 부합한 교회는 너무 비대해져 버리면, 그 정신을 살리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 목회가 교회론과 제자 훈련이 엇박자를 이룬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세우는 것은, 양이 많아져 버리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제가 은퇴할 때 사랑의교회가 주일 출석 장년 교인 수 2만 3,000명, 전체 등록 교인 수 5만 명, 벌써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저의 교회론에 일치하는 목회를 위해서 적정 수준의 교회 사이즈를 유지했으면 싶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안 했느냐고 묻는다면, 인위적으로 교인 수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교회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씨를 뿌려서 최대한의 수확을 거두는 것은 영적 농사인 목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교회 사이즈를 획일화해서 성장을 억제하는 것은 성경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인이 2,000명이 넘어가면 제 교회론에 일치하지 않는 목회 즉, 잘못하면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좋은 지도자를 세워 독립시켜 사랑의교회와 같은 교회론을 가진 제2, 제3의 사랑의교회를 뿌리내리도록 했으면, 지금과 같이 실패했다는 감정을 갖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사랑의교회는 어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제자 훈련의 선두 주자로서 교회론으로 볼 때, 그 정신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또 교회론의 본질에서도 위선자적인 입장에 빠질 수 있어 고민이 됩니다.

후임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담임목사 한 사람이 아무리 조직을 튼튼히 해서 자신과 같은 분신 부교역자 수백 명과 함께 사역을 한다고 해도, 규모가 너무 비대해 버리면 한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짜, 쭉정이가 나올 수 있고 본질이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의교회가 초대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주장했던 것과 실제 현실 목회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교회가 저절로 자라 버렸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교회를 잘 지어서 교인들이 편안했다면 모르겠는데, 사랑의교회처럼 시설이 불편한 교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양적으로 너무 비대해져 버렸습니다. 교회론대로 목회했다면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즉, 사랑의교회라는 개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성장하도록 좀 더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목회를 했어야 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하나님 앞에 죄송스럽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지상의 교회가 본질적인 교회의 모습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교회가 초대형화해도 초창기 사랑의교회에 1, 2000명 모였을 때처럼 제자 훈련을 통해 알찬 제자들이 나온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은혜와 능력을 계속해서 사랑의교회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마 방법은 있어도 실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미국 교회의 경우, 출석 인원 2,000명만 넘어도 대형 교회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한국 교회 안에 제자 훈련을 잘하는 교회들은 이미 그 수를 넘어 대형화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자 훈련으로 성장한 교회 가운데, 등록 교인이 5,000명을 넘어가는 교회들만 따져도 10곳이 훨씬 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즉, 제자 훈련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교회 중에는 괄목할 만큼 성장하는 교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한국교회를 위해서 의미 있는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평신도를 그리스도의 몸 된 주체로 잘 세워, 작아 보여도 큰 강국을 이루는 역동적인 제자를 만들면, 적당히 억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기적적으로 자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듯이, 건전한 목회를 하는 교회가 양적으로 크게 자라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자 훈련하는 교회가 분수에 지나친 성장의 덫에 걸려서, 결과적으로 허약한 교회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고민은 제가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후배들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생략)


11월 15일 주일예배 동영상 메시지

(생략)

교회가 자꾸 커 가면서 저 자신이 마음의 고통이 자꾸 심해졌어요. 돈이 없이 교회를 짓다가 보니깐, 장애인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이 접근하기 너무 어려운 구조로 지어졌어요. 그리고 주일학교 학생들이 너무 희생을 당했어요. 어른 위주로 교회를 짓다 보니깐, 교육관이 부족해서 주일학교 학생들이 너무 영적으로 많은 피해를 당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생략)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때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가 너무 어렵고 세계가 불황으로 허덕이는데, 꼭 이때에 건축해야 하느냐 하는 말들도 많이 있습니다. 옳은 이야기에요. 생활도 어렵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는 판국에 거액을 들여서 건축한다는 것은 사실 모험이죠.

그런데 한 가지, 여러분 알아 두십시오. 지금까지 한국교회 역사를 통해서, 6·25 이후에 하나님 앞에 크게 쓰임 받은 교회의 역사를 보면, 언제 교회 건축을 했느냐. 가장 어려울 때 했습니다. (생략) 그러니깐 경기가 좋다고 건축하는 것 아닙니다. 경기가 나빠도 하나님의 뜻이면 하는 거에요. 그러니깐 우리가 그런 것을 가지고 너무 건축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제가 봅니다.

그리고 사랑의교회 건물을 놓고 너무 거액을 건물에다가 투자한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가진 분이 계십니다. 충분한 이유가 있는 반론이고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돈을 가지고 선교하고, 그 돈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그 돈을 가지고 한국 사회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일을 실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저도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알아봐야 합니다. 그렇게 거액이 들어가는 이유는 우리 교회 사이즈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만한 투자를 안 하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지을 수가 없어요. 서초동 일대에서 그래요. (생략) 우리 사이즈가 크고 위치가 워낙 비싼 데 있기 때문에 어떨 수 없는 투자에요.

그런데 보통 생각할 때 그 돈을 가지고 다른 데 쓰면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마는, 실제성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에요. 교회 건축 안 하면 사람들이 2,000억을 모으느냐, 안 하죠. 사람들이 헌금하느냐, 안 하죠.

교회가 진짜 사회를 위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인프라를 위해서 교회가 투자하고, 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서 거기서 축적된 힘을 발휘해서 사회를 위해서, 가난한 자를 위해서, 선교를 위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에요. 이거 지난 우리 30년 교회 역사를 통해서 증명했잖아요.

(생략)

저는 목회를 해 오면서 늘 한 가지 의문점을 갖고 있었어요. 왜 하나님이 사랑의교회를 계속 성장을 시키느냐. (생략) 제가 깨달은 것은요, 오늘의 시대는 국제화 시대입니다. 나라마다 제자 훈련에 관심을 가진 목회자들이 많아요. 그리고 우리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원은 이미 국제화가 되어 있습니다. 열 몇 나라와 이미 교류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세계 교회를 움직이고 깨우려고 하면, 제자 훈련을 하는 교회가 어느 정도 몸집이 있어야 합니다. 작은 교회로는 힘이 없어요. 조금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어야 결집을 하면 세계를 흔들 수 있어요. 하나님이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사랑의교회를 자꾸 성장시키시고 제자 훈련을 하는 교회를 성장시키지 않나, 저는 그런 깨달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께서 대형 교회라는 문제에 대해서 너무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지 마시고, 사랑의교회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주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성전 건축에 한마음이 되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이루시면, 앞으로 30년, 50년 후까지 엄청난 역사가 이 교회를 통해서 일어날 줄을 믿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하나하나에 대해서 하나님이 과거 30년 동안 우리 성도들을 축복해 주신 것처럼, 여러분을 축복해 주실 줄 분명히 믿습니다. 우리 하나님 신실하십니다. 그분만이 영광을 받으십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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