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10월 22일 용산 참사 현장에서 31번째 예배 개최

설교하던 김영철 목사(새민족교회)가 말했다. 10월 22일 7시 30분에 용산 참사 현장에서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이 주최하고 새민족교회가 주관한 31번째 촛불 예배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김영철 목사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루 전인 10월 21일 용산 철거민 등 9명에 대한 결심공판이 있었다. 검찰은 철거민 사망자 이상림 씨 아들이자 용산대책위원장인 이충연 씨에게 징역 8년 등 피고인 9명에게 8년에서 5년까지 징역형을 구형했다. 용산 재개발 구역에서 농성 중 화염병 등을 투척하여 경찰 특공대원 1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였다.
검찰은 5명의 희생자를 낸 경찰에게는 책임을 물지 않았다. 검사는 결심공판에서 "농성자들은 무리한 보상을 받으려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장기 망루 농성에 돌입했다"며, "조기 종결을 위해 경찰이 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경찰 책임론을 일축했다.
이충연 씨의 어머니인 전재숙 씨는 예배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철거민은 무거운 형을 받았는데 검찰이 경찰과 용역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선고 공판에서 판사가 정의의 재판장이 되어 공정하게 재판해 주길 바랄 뿐이다. "정의의 하나님이 철거민 편에 서 주실 것이다"라고 전 씨는 여러 번 되뇌었다.
재판 다음날 새벽 5시,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11일째 단식 농성 중이던 문규현 신부가 의식을 잃었다.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했지만, 아직 의식불명인 상태다.
철거민들에게는 함께 남일당에 머물며 농성을 해 온 문규현 신부의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 촛불 예배 중 발언에서 전재숙 씨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것 같다. 어느 자리에 서야 할지 캄캄하다"고 했다. 그러나 전재숙 씨는 "하나님이 더 큰 일에 쓰시려고 문규현 신부에게 복을 내리신 것 같다. 또 우리를 위해 많은 분이 함께하고, 기도하고, 우려하고 있다. 하나님도 없는 자들의 편에 서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고, 모인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새민족교회 교인 김태영 씨는 "숨기려 해도 진실이 밝혀지고 하나님의 정의가 역사할 것을 믿는다. 더 추워지기 전에 용산 문제가 해결되고, 찢겨 나간 민주주의와 자유가 용산에서 다시 꽃피워 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김영철 목사는 설교에서 "국가 전복 수괴 죄로 기소된 예수에게 죄를 찾을 수 없었지만 빌라도는 여러 사람의 비위를 건드리기 싫어 십자가형을 구형했다"며, "하나님은 이런 불의한 재판장을 불러 질책하실 것이다. 불의한 재판장을 끈질기게 찾아간 과부처럼 서명 받고 법적 투쟁하며 끊임없이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예배 후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떡과 차를 나누며 주최 측이 준비한 국민 참여 재판 영상을 봤다. 영상 안의 국민 참여 재판에서는 철거민들은 무죄, 경찰은 유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