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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테러'당한 목사, 지역 공장과 마찰 때문?
환경 파괴로 수십 번 민원 제기…기업 측 "우리는 모르는 일"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8.29 17:43
복면을 쓴 남성 두 명(빨간 원) 김경호 목사 부부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경호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충남 서산시 해미면 웅소성리에서 목회하는 김경호 목사(참된교회·58)는 최근 두 차례나 괴한에게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교회 근처에 숨어 있다가 밤 예배를 마치고 나온 김 목사를 마구잡이로 폭행하고 사라졌다.

첫 번째 사건은 6월 30일 밤 9시 30분경 일어났다. 김 목사는 주일 밤 예배를 마치고 예배당에서 나와 사택으로 이동했다. 사택은 6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동하던 중 모자를 쓴 한 남성과 마주쳤다. 가로등도 없어 식별이 되지 않았다. 놀란 김 목사가 누구냐고 묻자 "등산객"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동시에 '휙'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의문의 남성이 쇠몽둥이로 김 목사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김 목사는 최대한 팔로 방어를 해 가며 틈을 노렸다. 자신보다 체구가 작은 남성을 겨우 쓰러뜨린 다음 "사람 살려"라고 외쳤다. 의문의 남성은 '모자'를 남겨 둔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 목사는 왼쪽 팔과 다리에 부상을 입어 전치 3주 판정을 받았다.

좋지 않은 예감이 계속 들었다. 김 목사는 사택 주위에 CCTV를 설치했다. 상처가 아물 때쯤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 8월 4일 주일 밤 예배를 마친 김 목사 부부가 사택에 들어서려 할 때 복면을 쓴 남성 두 명이 나타났다. 한 남성은 쇠몽둥이를 휘두르고, 다른 남성은 화학물질이 담긴 물총을 쏘아 댔다. 김 목사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화분을 던지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남성 두 명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김 목사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구 부상이 심각했지만, 다행히 회복할 수 있었다. 연이은 테러를 당한 김 목사는 배후 세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사건이 발생 후 이틀 만인 8월 6일, 경찰에게서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손 아무개 씨는 6월 30일 밤 폭행 용의자로 체포됐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모자가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경찰은 DNA 검사를 통해 손 씨를 검거했다.

김경호 목사는 2013년 서산시 웅소성리에 참된교회를 개척했다. 2014년 마을에 들어선 G기업과 환경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붙잡힌 손 씨는 경찰 조사에서 황당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호 목사가 지역 G기업 실소유주 허 아무개 씨와 사이가 좋지 않다면서 둘 사이 관계를 회복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8월 9일 경찰서에서 손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테러를 사주했다고 생각했다.

경찰이 추궁해도 손 씨는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손 씨가 허 씨의 초·중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손 씨는 8월 25일 김 목사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어리석고 우매한 제가 중간에서 서로 잘되게 중매하려다가 이렇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 아직도 G산업과 교회 문제는 한편으론 제가 중간에서 이해시켜야 응어리를 품고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 같은 게 저의 마음이다"며 용서를 구했다.

서산경찰서는 손 씨가 8월 4일 폭행에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전방위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8월 29일 기자와 만나 "G기업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도 했고, 핸드폰 사용 기록도 정밀 조사하고 있다. 단순 특수 폭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 테러 배후로 G기업 의심
G기업 "목사가 여기저기 민원 넣어"

G기업 측은 김경호 목사의 테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중간중간 언급되는 G기업은 시멘트 원료로 벽돌, 수로관 등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한다. 2014년 10월 사업 승인을 받고 웅소성리 태성산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초창기만 해도 G기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마을 지도부가 찬성하면서 흐지부지 넘어갔다. 이후로 소음, 분진, 초미세먼지 발생 등 각종 문제가 일었지만 주민들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외지에서 살다 온 김경호 목사가 팔을 걷고 나섰다. 2016년 6월, G기업 공장 가동 중지를 위한 주민 서명을 받았다. 주민 100여 명 중 77명이 동의했다. 8월 29일 참된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G기업은 생산품을 야적할 때 비 가림 시설이나, 비닐 덮개 등을 설치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시멘트 침출수가 인근 하천이나 농경지 등에 들어가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먼지 등을 문제 삼아 서산시와 충청남도에 민원을 수십 번 넣었다. G기업은 소송으로 대응했다. 김 목사가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김 목사는 "태어나 처음으로 천식에 걸렸다.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당뇨에 걸린 주민도 있고, 병치레를 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원인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호 목사는 테러 배후 세력이 G기업이라고 의심한다. 마을 주민은 가만히 있는데, 김 목사가 나서 문제를 계속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서산시와 충청남도에 초미세먼지, 시멘트 먼지 개선 및 환경문제 등을 개선해 달라고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민원이 계속 들어가니까 G기업은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G기업 조 아무개 대표는 폭행 사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대표는 기자와 만나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우리는 모른다"고 말했다. 오히려 김 목사를 비난했다. 그는 "이름만 목사지 목사가 아니다. 여기저기에다가 민원을 넣는다. 조치를 취하면 또 민원을 넣는다"고 말했다. 실소유주 허 아무개 씨는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양반 안 보인 지 꽤 됐다.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허 씨는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주 G기업 압수수색을 했는데 (허 씨는) 그 다음 날 병원에 입원했다. 필요하면 수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경호 목사는 "테러로 위축되긴 했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요즘 세상에 아직도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존재하는 게 씁쓸하다. 진실을 밝히고, 원래 계획했던 영어·중국어를 통한 다문화 목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호 목사는 6월 30일, 8월 4일 일요일 밤 테러를 당했다. 8월 4일 사택 앞에서 복면을 쓴 두 명의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6월 30일 폭행 직후 찍은 사진. 김 목사는 팔, 다리, 발 등에 부상을 입었다. 사진 제공 김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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